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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재천 열린우리당 의원(자료사진).
ⓒ 오마이뉴스 이종호
최재천 열린우리당 의원이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노사모)'에 사과했다. '노 대통령을 바라보는 노사모 회원들의 생각'을 정리한 보고서 때문이다. 이 보고서는 지난 5일 <조선일보>에 보도된 "노사모 상당수 '노 대통령에 배신감 느껴'"라는 기사의 소재가 됐다.

이 기사는 "노 대통령이 관료들에 포위돼 있고, 정책은 용두사미가 아니라 이무기 수준" "부산 올인정권, 부산향우회 정권일 뿐" 등의 말을 인용해 "노사모 회원들조차도 노 대통령에게 강한 실망과 불만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당시 <조선>은 "열린우리당의 한 의원이 지난 7월 노사모 핵심 인사에게 노 대통령을 바라보는 노사모 회원들의 생각을 조사해 줄 것을 부탁했다"며 "이 인사는 7~8월 전국을 돌며 노사모 지역조직에서 활동해 온 회원 100여명을 직접 만났고, 그 결과를 정리해 이 의원에게 제출했다"고 익명 보도했다. 그러나 논란이 커지자, 최 의원은 실명을 밝히며 공개 사과했다.

최재천 "오히려 <조선>이어서 덜 아프게 전달됐을 것"

최 의원은 지난 6일 밤 노사모 게시판(www.nosamo.org)에 '노사모 여러분께 사과 드립니다'라는 제하의 글을 올리고, 보고서를 준비하게 된 배경과 유출 경위 등을 설명했다.

평소 "핵심지지층의 이탈과 당과 정부의 분리된 무능"을 여권의 위기 원인으로 진단해온 최 의원은 지방선거 참패 이후 "열린우리당의 핵심지지층이었을지 모르는 노사모 구성원의 의견을 들어보고자 했다"며 "노사모 회원들의 솔직한 심경을 들어보기로 했고, 그 결과가 이번 보고서였다"고 설명했다.

최 의원은 이 보고서는 3가지 '위기'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며 ▲핵심지지층인 지상군의 고립무원의 형편에서 말라가고 있다 ▲우리당과 정부의 지지자가 다르다 ▲정부에 대한 애정어린 비판을 했던 몇몇 회원들은 '인사문제'를 거론하고 있다는 점 등을 꼽았다.

노사모 회원들에게 가장 분노를 사고 있는 '유출 경위'에 대해서는 "<조선> 기자가 보좌관에게 수차례 보고서를 보여달라 요청했고 두 차례 보고서를 보였다고 한다"며 "보고서가 유출되지는 않았고 당시의 메모와 기억에 의해 필사되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최 의원은 <조선>의 보도 내용에 대해 "큰 왜곡이 없다"고 전제한 뒤 "왜 하필 <조선>인가 하는 문제는 그리 크지 않다"며 "오히려 <조선>이기 때문에 정치적 의미가 반감되고 <조선>이 업무에 충실했기 때문에 아픈 문제가 서로에게 덜 아프게 전달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 의원은 노사모 집행부에 "깊은 유감"을 표시했다. 자신의 요청으로 보고서를 작성한 '노사모 핵심인사'에 대한 제명, 또한 "실상은 모두가 알고 있는 문제의식을 단지 <조선>에 났다는 이유만으로 사실을 엎으려는 태도가 그렇다"고 말했다.

끝으로 최 의원은 '노사모와 열린우리당 그리고 참여정부'라는 주제로 공개토론을 벌이는게 어떻냐고 지도부에 제안했다.

'노사모와 열린우리당, 참여정부' 공개토론 제안했지만...

▲ 노사모 홈페이지 게시판. 최재천 의원과 <조선일보>에 대한 의견이 올라와있다.
ⓒ 노사모 홈페이지
하지만 노사모 회원들의 반응은 더욱 격앙되었다.

"일부의(그것도 개인적 친분에 의한 극히 편향적인) 의견을 마치 전체 노사모의 생각인양 보고 있다는 관점이 더 문제이다."(평상심)

"조사자나 조사에 응한 사람들의 발언 이전에 이미 조사의 방향이 부정적 여론의 수집으로 맞춰진 것으로 보입니다. 이것은 대통령을 때려서 정치적 반사이익을 얻으려는 행위로 의심받아 마땅한 일입니다.(비토세력)

"보고서 조사 자체도 문제지만 그것을 우리의 적 <×선일보> 기자에게 보였주었다는 것에 대해 분노하는 것입니다. 아직도 그런 인식이 없나요? <×선>에 보여주면 좋은 기사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디케)

노혜경 대표 역시 게시판에 글을 올려 "너무 적은 자료, 그것도 대표성을 획득한다고 보기엔 표본에 대한 어떤 정보도 없는 조사를 가지고 저런 결론('3가지 위기의 단면')을 이끌어내기엔 좀 과하다"며 "그 보고서를 외부로, 그것도 <조선>으로 유출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질책하고 재작성시키거나 파괴해야 마땅한 것이 아니었을까요"라고 반문했다.

노 대표는 또한 "언론에 대한 인식, 노사모에 대한 인식도 실망스럽다"며 "의원 중심 정치, 엘리트 중심 정치를 한 차원 넘어선 곳에 노사모적 정치가 있다"고 덧붙였다.

노사모는 상임운영위원회를 통해 이번 사태에 대한 입장을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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