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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전 11시, 공동투쟁단은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중증장애인 등에 대한 폭력연행, 인권침해 자행한 종로경찰서 인권위 진정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4일 오전 11시, 공동투쟁단은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중증장애인 등에 대한 폭력연행, 인권침해 자행한 종로경찰서 인권위 진정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 윤보라
4일 오전 11시, 공동투쟁단은 국가인권위원회 정문 앞에서 '중증장애인 등에 대한 폭력연행, 인권침해 자행한 종로경찰서 국가인권위원회 진정 기자회견'을 열고, 소속회원 59명의 진정서를 제출했다.

공동투쟁단은 지난달 30일, 정부중앙청사 정문 앞에서 '기만적인 활동보조인서비스 제도화 획책하는 보건복지부 규탄 및 활동보조인서비스 생활시간 쟁취를 위한 대정부 투쟁 선포 결의대회'를 개최한 뒤, 노숙농성을 진행하기 위한 천막을 치던 중 경찰에 의해 소속회원 92명이 전원 연행된 바 있다.

공동투쟁단은 경찰이 연행과정에서 중증장애인들을 휠체어에서 강제로 끌어내리는 등 폭력적으로 연행했고 편의시설도 없는 유치장에 활동보조인도 배치되지 않은 상태에서 중증장애인을 무리하게 감금하는 등 반인권적인 폭력연행을 자행했다며 인권위에 진정서를 제출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장애인들 휠체어에서 분리된 상태로 장시간 방치"

이날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준) 조성남 사무처장은 "지난 30일 결의대회 이후 농성을 진행하기 위해 천막을 치자, 경찰이 4시 20분경부터 천막을 강제로 철거하고 모든 집회 참여자들에 대한 무차별적 폭력연행을 시작했다"며 "경찰은 중증장애인들을 휠체어에서 분리시켜 15개의 경찰서로 연행했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조성남 사무처장, 홍승하 최고위원, 박영희 공동집행위원장
왼쪽부터 조성남 사무처장, 홍승하 최고위원, 박영희 공동집행위원장 ⓒ 윤보라
이날 조 사무처장이 밝힌 인권위 진정의 주요 내용은 ▲전동휠체어로부터 중증장애인을 강제적으로 이탈시켜 폭력적으로 연행 ▲장애인들이 휠체어와 분리된 상태로 장시간 방치 및 조사 이후 새벽까지 불법 감금 사태 발생 ▲편의시설이 없는 유치장에 활동보조인을 배치하지 않은 상태에서 중증장애인 무리하게 감금 ▲언론사, 영상 취재팀 무차별적 연행 등이다.

실제로 지난 30일 연행과정에서 경찰은 장애인을 휠체어로부터 강제로 끌어내려 전경차에 태워 연행했으며, 전동휠체어와 스쿠터는 소유자를 확인하지 않은 채 별도의 트럭에 실어간 바 있다.

이로 인해 15개의 경찰서로 분산 연행된 중증장애인들은 조사를 마친 이후에도 제대로 휠체어를 전달받지 못했고, 새벽 3시경에 휠체어가 전달되는 등 대중교통이 끊긴 뒤 귀가조치가 이루어져 실제로 귀가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또한 경찰은 언론사 기자들에게 취재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으며, RTV(시민의 방송)의 다큐 프로그램 '나는 장애인이다' 제작을 위해 취재 중이던 원모씨, 조모씨와 독립미디어활동가 최모씨, 장모씨 등 영상취재 중이던 취재진들을 연행하기도 했다.

경찰, 장애여성에게 이동변기 사용하라고 해

이날 기자회견에서 민주노동당 홍승하 최고위원은 "이제야 장애인들이 자신들의 권리를 위해 목소리를 내겠다고 하는데 우리 정부는 장애인들의 권리를 보장해주지는 못할망정 이렇게 반인권적으로 장애인들을 연행한다"며 "이제는 전경차도 저상버스로 바뀌어야 하고, 경찰서와 구치소에도 활동보조인이 의무적으로 배치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공동투쟁단 소속회원 59명은 인권위에 집단 진정서를 제출했다.
이날 공동투쟁단 소속회원 59명은 인권위에 집단 진정서를 제출했다. ⓒ 윤보라
이어진 발언으로 공동투쟁단 박영희 공동집행위원장은 "연행과정에서 나는 누군가의 손에 의해서 옮겨졌다. 장애인들은 자신의 신체의 일부나 다름없는 휠체어에서 분리되는 순간 무력하다고 느낀다"며 "여경들의 손에 의해서 몸은 오른쪽으로 다리는 왼쪽으로 따로따로 움직여졌고, 바닥에 떨어질 뻔 하는 등 그 과정은 정말 끔찍한 순간이었다"고 토로했다.

또 박 공동집행위원장은 "경찰은 유치장에서는 장애인화장실에 갈 수 없다며 이동변기를 쓰라고 했다. 장애여성이 수치심을 느끼면서 이동변기를 써야하냐"며 "기본적인 생리현상도 참아야 하는 것은 분명한 인권침해다. 더 이상은 이러한 상황에서 장애인들이 연행되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기자회견 이후, 중증장애인 48명을 포함한 총 59명의 공동투쟁단 소속회원들은 국가인권위원회에 지난 30일에 있었던 종로경찰서의 연행과정에서 무리하고 비상식적이며 반인권적인 폭력 연행이 자행되었다며 진정서를 제출했다.

공동투쟁단,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무기한 노숙농성 강행

한편, 지난 30일 정부중앙청사 앞에서 천막농성을 벌이려다 연행된 공동투쟁단은 경찰조사를 받고 풀려난 일부 소속회원들을 중심으로 세종로 소공원에서 '활동보조인서비스 생활시간 쟁취를 위한 농성'을 진행해왔다.

공동투쟁단은 활동보조인서비스 생활시간 쟁취를 위해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무기한 노숙농성을 강행하겠다고 밝혔다.
공동투쟁단은 활동보조인서비스 생활시간 쟁취를 위해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무기한 노숙농성을 강행하겠다고 밝혔다. ⓒ 윤보라
공동투쟁단은 농성 6일째인 4일 오전 국가인권위원회 종로경찰서의 반인권적 폭력연행에 대한 집단 진정서를 제출한 뒤, 이날 오후 2시부터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활동보조인서비스 제도화 및 생활시간 쟁취를 위한 결의대회'를 개최했으며, 농성장을 세종로 소공원에서 세종문화회관 앞으로 이전했다.

공동투쟁단은 "활동보조인서비스는 필요한 사람에게 필요한 만큼 제공되어야 하는 생존을 위한 권리"라며 "중증장애인의 실질적인 활동보조인서비스와 생존권 쟁취를 위해 무기한 노숙농성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 윤보라

덧붙이는 글 | 윤보라 기자는 장애인인터넷신문 위드뉴스(www.withnews.com)기자이며, 이 기사는 위드뉴스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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