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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시청앞에서 한기총, 향군, 사수본이 주최한 비상구국기도회와 국민대회가 열렸다
2일 시청앞에서 한기총, 향군, 사수본이 주최한 비상구국기도회와 국민대회가 열렸다 ⓒ 박지훈
한기총, 향군, 사수본 관계자들의 단상 위 모습
한기총, 향군, 사수본 관계자들의 단상 위 모습 ⓒ 박지훈
2일 서울 시청 광장은 북한 정권 타도와 정부를 규탄하는 목소리로 가득 찼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 재향군인회 회원 5만여명(경찰추산)은 '대한민국을 위한 비상구국기도회·국민대회'에 참석, 사학법재개정과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논의 중단을 외쳤다.

한기총 관계자는 "이번 행사는 정치적 의도 없이 단순히 나라를 위해 기도할 것"이라 말했지만 당일 행사는 전면에 반공주의를 내세우는 등 정치색이 짙었다.

이날 한기총과 재향군인회, 사학수호국민운동본부 등은 기도회를 통해 ▲전작권 환수 논의 중단하고 한미동맹 강화하라 ▲사학악법 개정해 종교자유 보장하라 ▲민주주의 지켜내고 시장경제 살려내자고 외쳤다.

이날 행사는 1부 구국기도회와 2부 국민대회로 진행됐으며 국가를 위한 기도, 노무현·부시 대통령에게 보내는 메시지, 시국선언문 발표가 이어졌다.

세 단체는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내는 메시지에서 "개악된 사학법으로 한국교회와 교육당국이 일촉즉발의 긴장감에 쌓여있다"며 "독소조항으로 가득 찬 개정사학법을 철회하고 사립학교 운영은 사학재단에, 국·공립학교 운영은 교육부와 교육청에 맡기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천문학적 액수의 국방비 증액을 불러와 경제회복에 큰 부담을 초래할 전시작통권 환수를 즉각 중단하라"고 덧붙였다.

부시대통령에게 보내는 메시지에서는 "세계평화안전을 위해 헌신하고 계시는 부시 대통령님, 한국군이 대북 독자 방위능력을 갖출 때까지 전시작통권을 현 체제대로 유지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란 내용이 담겨있다.

또, 이들은 시국선언문을 통해 "대한민국 위기는 우리 책임임을 통감해 자성하며 회개한다"며 "노무현 대통령은 국민을 우롱치 말고 사학법 재개정 약속을 이행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전시작통권 논의 중단하고 북 도발에 대응하며 국가 보위에 총력을 다 하라"며 "노무현 정권은 분열된 국론을 통합하고 경제회생의 길을 찾아라"고 말했다.

박종순 목사는 구국기도회 개회선언사에서 "정부는 오만과 파행으로 치닫고 있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한국교회 목소리를 들려주는 게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는 개정사학법을 통해 선교를 짓밟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며 "정부와 한국교회는 양날의 칼을 서로에게 들이대는 현실이 계속돼선 안 되며 서로 양보해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회 참석자들이 행사에 앞서 인공기를 태우고 있다.
대회 참석자들이 행사에 앞서 인공기를 태우고 있다. ⓒ 박지훈
경찰이 인공기에 소화기를 뿌리자 한 첨석자가 다시 불을 붙이고 있다.
경찰이 인공기에 소화기를 뿌리자 한 첨석자가 다시 불을 붙이고 있다. ⓒ 박지훈
2부 국민대회는 사립학교법 재개정, 전작권 논의 중단을 주제로 조용기 한국사학법인연합회 회장과 장준익 중장(향군 자문위원)이 강연을 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대구재향군인회 이필주(55·남)씨는 "현재 한반도는 전쟁을 쉬고 있는 상태"라며 "든든한 미군이 우리곁에 머무는 건 당연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익명을 요구한 대구향군 박아무개(56·남)는 개정사학법을 빈대 한 마리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꼴이라고 표현했다. 소수 비리 사학 적발을 위해 전체 사학 모두 일망타진하려는 행위란 설명이다.

곽용균(51·남) 마산시 재향군인회 회장은 "전시작통권 환수로 자주권 운운하는 것은 자멸하는 길"이라며 "우리는 한반도를 지킬 능력이 없으며 (전작권)환수는 차후 논의할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독교인이라는 이하영(28·여)씨는 "개정사학법은 학교 운영을 제한하고 국가에서 통제하려는 시책"이라며 "이런 정책은 공산주의 사회에서나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보수단체 회원들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매달아 북을 위한 길은 김정일 제거 방법 밖에 없다고 외치고 있다.
보수단체 회원들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매달아 북을 위한 길은 김정일 제거 방법 밖에 없다고 외치고 있다. ⓒ 박지훈
그는 전작권 문제에 대해선 "국민들이 불안해하는데 왜 정부에서 난리를 쳐가며 환수를 추진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며 "정부의 크나큰 실책"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한편 행사 전부터 인공기를 태우며 경찰과 대치하는 과격한 행동도 잇따랐다. 향군 관계자들은 "타도하자, 김정일. 북 수괴만 제거되면 세상에 평화는 온다"는 발언을 하며 경찰들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인공기를 불태웠다. 이에 경찰들은 소화기로 진화에 나섰으나 이들은 언성을 높이며 경찰과 맞섰다.

이날 행사는 오후 2시께 시작해 5시 30께 종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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