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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성 글·사진
김인성 글·사진 ⓒ 황금사과
여름 방학이 끝나고 대부분의 학교가 새 학기를 맞았다. 그동안 방학을 하면 부모나 아이들은 어디로 갈까 망설이다 바다나 계곡으로 향했다. 박물관이나 문화탐방, 혹은 역사 유적지를 찾아가는 사람도 있지만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막상 가볼만한 데를 찾아보면 보이지 않는다. 유명 유적지를 돌아보는 것도 한두 번이다. 특히 요즘처럼 체험학습을 강조하는 때에 마땅한 학습 장소가 없어 애를 먹는 경우가 있다. 이에 따라 부모들은 방학이나 주말에 어떤 체험학습현장을 찾아야 할지 막막해하곤 한다.

암사동 선사 유적지부터 백제의 몽촌토성까지...

그런데 이러한 고민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책이 나왔다. 한국문화유산연구소 연구원으로 있으며, 전국의 문화유산을 답사하며 글을 쓰고 있는 김인성의 <초등학교 졸업 전에 꼭 가봐야 할 역사체험 여행지 35>다.

이 책은 서울 도심 곳곳에 있는 서른다섯 곳의 역사 현장과 문화공간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안내하고 있다. 그리고 그 역사현장의 의미와 문화공간이 주는 의미를 생각할 수 있게 책을 꾸밈으로써 앉아서 체험을 하고 상상하는 즐거움을 누리게 한다.

여행은 먼 과거로부터 시작된다. 암사동 선사 유적지를 둘러보며 우리의 농경문화와 당시 사람들의 생활을 상상해보는 걸로 시작하여, 백제인의 숨결이 서려있는 백제의 몽촌토성과 한성백제의 왕궁이었던 풍납토성을 돌아보며 백제의 흔적을 찾아보는 즐거움을 느끼게 한다.

또 평소에 옆에서 살면서도 무심히 보고 지나쳤던 것들인 청계천의 이야기, 수표교, 살곶이 다리, 삼전도비와 익선동의 한옥촌과 삼청각, 가회박물관 등을 여행하면서 그 유래와 우리가 꼭 알아두고 공부해야 할 것들을 안내자가 설명하듯 전해주고 있다. 거기에 역사체험과 문화체험이라는 따분함을 덜어주기 위해 관련 현장들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를 함께 엮어 놓고 있다.

여기에 조선 왕조 500년의 비밀이라 할 수 있는 경복궁과 창덕궁, 조선왕조의 안녕과 번영을 기원하기 위해 지은 종묘에 대한 이야기와 종묘제례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여러 왕릉과 왕릉에 얽힌 이야기 등이 실제 현장을 답사하는 것처럼 현실감을 주고 있는 것도 이 책의 장점이다.

서울 중심으로 만들어져 아쉬워...

"이 책의 장점은 오랫동안 직접 답사기행을 기획하고 진행하고 있는 지은이의 책답게 실제로 답사하러 나설 때 유익한 정보를 무척 많이 담고 있다는 것이다. 주변에 함께 둘러볼 수 있는 유적이나 문화 공간 소개, 맛집 정보에 심지어 어느 계절에 가보면 좋다는 도움말까지 잊지 않는다.

그리고 부모님과 함께할 수 있는 토론거리와 역사체험 놀이를 곳곳에 제공하여 재미없고 따분한 공부를 위한 답사가 아닌 온 가족이 즐겁게 여행하면서 자연스럽게 역사를 배우고 체험할 수 있도록 배려하였다."


서울역사박물관장인 김우림 선생의 말처럼 이 책엔 부모와 토론도 하고 놀이도 하며, 퀴즈 놀이도 함께 할 수 있는 꺼리들이 많다. 한 예로, '서울에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돌다리는 무엇일까?', '삼전도비는 왜 세 나라의 말(만주 글자, 몽골 글자, 한자)로 쓰여 졌나?', '수표는 왜 수표교에 없는가?' 등을 서로 묻고 답하다 보면 어렵게 생각되던 것들도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책을 통한 이론적인 역사적 지식은 살아있는 게 아니다. 과거의 역사적 공간을 찾아서 직접 눈으로 보고, 발로 걸어보고, 손으로 만져보는 살아있는 경험을 하다보면 과거 수천 년, 수백 년 전의 상황들을 상상해보는 즐거움과 슬픔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초등학교 졸업 전에 꼭 가봐야 할 역사체험 여행지 35>는 눈으로 보는 책이 아니다. 직접 책을 들고 친구끼리, 또는 부모와 함께, 선생님과 함께 찾아가며 놀이하듯 우리 역사와 문화를 배우는 책이다.

그러나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이 책이 서울을 중심으로 한 역사적 공간만을 다루었다는 점이다. 제 2권에서 백제의 문화와 향기를 듬뿍 느낄 수 있는 '공주·부여' 편이 나올 예정이라고 하지만 서울이 아닌 지방에 살고 있는 학생들에겐 아쉬움을 줄 수밖에 없다.

많은 부모와 학생들이 과거로의 여행을 떠나게 하고 역사 체험의 길잡이 노릇을 할 수 있는 이 책을 읽고 자기 고장의 역사적 유물과 문화 공간을 찾아 나름대로 '역사문화 답사집' 같은 것을 만들어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우리가 살고 있는 주변을 둘러보면 수많은 역사적 유물과 문화적 공간이 있을 테니까.

역사체험 여행지 35, 서울 - 초등학교 졸업 전에 꼭 가봐야 할, 흥미진진 역사체험 놀이터 시리즈 Vol.1

김인성 글.사진, 황금사과(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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