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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부천만화스토리공모전 대상을 수상한 김동우 씨
제2회 부천만화스토리공모전 대상을 수상한 김동우 씨 ⓒ 홍지연
"당연히 기쁘죠. 그런데 사실 특별한 소감보다도 스토리뿐인 반쪽짜리 작품을 하루빨리 완성하고픈 생각뿐입니다."

'부천만화축제'가 끝나고 23일 만난 예비만화가 김동우씨가 활짝 웃었다. 지난 18일 올해로 두 번째를 맞는 부천만화스토리공모전에서 <닥터스>로 당당히 대상을 차지한 것. 오로지 만화를 배우기 위해 무작정 상경했던 10년 세월의 첫 수확물이기도 하다.

<닥터스>는 세 명의 인턴이 종합병원에서 겪게 되는 에피소드를 다룬 작품. 일반외과, 응급실, 내과, 소아과 등 각 과를 돌며 의료지식을 습득하는 과정, 환자들과 희로애락을 같이하는 주인공들의 일상이 그려진 작품이다.

여기에 종교적인 이유로 수혈을 거부하는 환자, 아이를 낳기 위해 죽어가는 조폭의 아내, 애인을 두고 죽음을 맞는 노교수 등 다양한 인간 군상들이 녹아들어 인간에 대한 따뜻한 이해를 담았다.

"내 입으로 말하긴 민망스럽지만, 결국은 '인간에 대한 이해'를 담고자 했어요. 자신과 다르다는 이유로 타인을 욕하기 쉬운 요즘의 풍토에 대한 불만이 녹아 있죠. 삶과 죽음이 일상화된 병원이란 공간과 극단적인 모습을 보이는 다양한 캐릭터들을 통해 그러한 풍토를 그려내고 싶었습니다."

치밀하고 생생하게 묘사된 생명을 다루는 수련의들의 일상, 인물들의 돋보이는 관계설정, 무엇보다 작품 전반에 흐르고 있는 인간애 등이 수상의 이유였다.

일단 스토리는 흔쾌히 낙점. 하지만 아직 최종 목표가 남아 있다. 그의 손으로 직접 이 이야기를 만화로 완성해내는 것. 쉽진 않다. 시작해 보니 캐릭터도, 그림도 도무지 마음에 차지 않아 벌써 수십 페이지를 없애기도 했다.

"각종 의료지식을 습득하고 묘사하기보다는, 첨단 의료장비들을 칸 만화로 표현하는 데 더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어요. 인공호흡기, 신장투석기 같은 전문의료장비들의 자세한 사진자료들을 구하는 게 쉽지 않고, 임상병리실 같은 병원 내 공간묘사가 특히 어렵습니다."

고등학교를 막 졸업했던 10년 전 김씨는 만화를 배우고자 하는 생각에 무작정 상경했다. 운 좋게 이두호, 장태산 작가를 스승으로 모시기도 했고, 입대 전까지는 대본소 만화 판에서 그림만 그리며 살았었다.

10년 가까운 시간, 많은 사람을 만나 만화를 보는 참으로 다양한 시선을 접하고 배울 수 있었다. 그 사이 최규석, 석정현 등 절친한 만화가 선후배들도 생겼다. 결코 아깝지 않은, 고마운 시간이다.

"장태산 선생님은 저의 미숙한 원고를 항상 귀찮은 기색도 없이 꼼꼼히 훑어봐주시고 많은 조언을 해주셨죠. 술도 많이 사주셨고요." (웃음)

만화가란 꿈을 향해 이제 한 걸음 더 다가간 것일까. 설레는 마음을 다잡는 그다. "일단 만화가 데뷔를 하는 게 눈앞의 가장 큰 목표예요. 학교를 핑계삼아 너무 오랫동안 놀기만 한 것 같아요. (웃음) 더 열심히 해야죠."

오로지 만화가라는 꿈 하나를 좇아 달려온 시간. 또 하나의 근성 넘치는 신예 만화가가 탄생할 날도 멀지 않았다.

덧붙이는 글 |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CT News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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