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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후 6시경 삼광사 현장위원회와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조합원들이 천태종 삼광사 앞에서 규탄집회를 열고 있다.
16일 오후 6시경 삼광사 현장위원회와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조합원들이 천태종 삼광사 앞에서 규탄집회를 열고 있다. ⓒ 김보성

"종교단체라고 치외법권 지역은 아니다...기본권 지켜야"

'절에 노조가 왜 필요하냐'며 노동조합 인정을 거부하고 있는 부산 연지동 소재 천태종 삼광사에서 16일 오후 5시경 삼광사 노조현장위원회 조합원들과 민주노총 조합원 약 60여명이 규탄집회를 개최했다.

이미 4시부터 삼광사 신도모임 측에서 '우리 절 우리가 지킨다'는 어깨띠를 메고 들어오는 차량들을 하나하나 확인하는 등 마찰이 우려되기도 했으나 진입을 막지는 않아 서로 충돌하는 불상사는 없었다.

비록 마찰은 없었지만 신도모임 측은 트럭을 이용해 조합원들의 대웅전 접근을 봉쇄했다.
비록 마찰은 없었지만 신도모임 측은 트럭을 이용해 조합원들의 대웅전 접근을 봉쇄했다. ⓒ 김보성

조합원측은 확성기를 단 차량을 입구에 세운 채 규탄집회를 시작했으나 삼광사 측은 지난 7월 27일과는 달리 제지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대웅전으로 향하는 길목을 트럭으로 가로막아 참가자들의 비난을 샀다.

집회에 참가한 조합원들은 "일반 사기업에서도 보기 힘든 노동탄압이 자행되고 있다는 사실에 분노한다"며 "종교단체라고 기본권을 거부하는 치외법권 지역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최용국 본부장은 "부산에서 내로라하는 사찰에서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정당한 노조결성을 제압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부끄러운 줄 알아야한다"고 말했다.

삼광사 "노조귀신 물러가라"... 고춧가루와 소금까지 뿌려

삼광사에서 해고된 조합원 김영기씨는 집회를 하든 안 하든 법당에만 들어서면 고춧가루와 소금까지 뿌리며 "노조귀신 물러가라"고 외친다며 몸서리를 쳤다.

삼광사 노조 현장위원회는 "부당해고를 막고 인사 및 처우개선을 위해선 노조결성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나, 삼광사측은 "신성한 종교단체에 노동조합은 있을 수 없다"고 맞서고 있는 실정이다.

여론을 의식한 신도모임측은 이날 마찰을 최소화하고 기도에 매진했다. 대웅전에서 기도를 드리던 한 신도는 "데모하러 온다고 해서 기도 드린다"고 말했다.
여론을 의식한 신도모임측은 이날 마찰을 최소화하고 기도에 매진했다. 대웅전에서 기도를 드리던 한 신도는 "데모하러 온다고 해서 기도 드린다"고 말했다. ⓒ 김보성

이날 삼광사 신도모임은 여론을 의식해서인지 집회 시작 1시간 전부터 대웅전에 모여 기도에 집중하는 등 불필요한 마찰을 최소화했다.

"우리가 인정하면 천태종단 모두가 인정해야"

집회를 지켜보던 한 신도는 "우리가 노조를 인정하면 천태종단 모두가 인정해야 한다"며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노조결성 반대입장에 못을 박았다.

한편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는 삼광사 문제에 적극 개입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으로 지속적인 집회 및 규탄시위을 열고, 부산시와 노동청을 압박하는 활동을 벌이겠다는 것.

삼광사에서 노조를 결성한 조합원들에게 발송한 고소장에 대한 내용증명서.
삼광사에서 노조를 결성한 조합원들에게 발송한 고소장에 대한 내용증명서. ⓒ 김보성

한편 삼광사 측은 지난 7월 2천여명의 신도가 모여 "우리 절은 우리가 지킨다" "종교단체에 노동조합 웬말이냐"라며 법회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삼광사 측은 남아있는 조합원들 모두를 폭력혐의로 고소했고, 근무지 이탈을 묻는 내용증명을 발급했다.

신도모임이 노조를 부인하고 있는 가운데 삼광사 측은 법적인 자문을 받은 뒤 교섭권을 변호사에게 위임해 대리교섭을 진행하고 있어 앞으로도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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