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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도가 넘는 폭염 속에서도 봉사자들이 흙먼지를 먹으며 비닐수거 작업을 하고 있다.
ⓒ 김준회
모든 삶의 터전을 잃은 수재민들이 우리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고 있는 걸까?

폭염이 계속되며 막바지 휴가가 한창인 요즘, 고속도로는 휴가행렬과 귀경차량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지만 수해지역은 봉사자들의 발길이 뜸해진 지 오래다.

수해가 가장 극심했던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호명리. 농작물이 땅 속에서 썩어가고 있지만, 복구의 손길도 뚝 끊긴 채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수해는 점차 국민들의 관심속에서 멀어져 주민만의 고통으로 남고 있다.

12일 현재 5% 가량의 복구만이 이뤄진 이 곳에는 수마의 상처가 고스란히 남아 있다. 복구구마저 지연되고 있어 수재민들의 가슴을 더욱 아프게 하고 있다.

▲ 복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호명리의 하천. 봉사자를 태운 차량이 응급복구된 도로로 지나고 있다.
ⓒ 김준회
▲ 모든 도로가 사라진 이곳에 옛도로의 모습이 일부 남아 있어 이곳이 도로였음을 보여주고 있다.
ⓒ 김준회
기자가 수해복구를 위해 경기도 파주시의 G&g봉사단(단장 김태호)과 이곳을 찾은 12일. 수마가 휩쓸고 간 계곡과 하천은 손도 대지 못한 채 당시의 상흔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주민들은 응급복구한 비포장도로를 이용해 밭을 오가며 조금의 농작물이라도 건지려 안간힘을 쏟고 있었다.

수해 당시 반짝하며 찾아주던 봉사자들은 이제 잘 보이지 않는다. 진부면 전 지역을 통틀어 하루 200~400명이 찾는 게 고작이다.

평창군에서 가장 피해가 극심했던 진부면, 그 중에서도 호명리는 가장 많은 것을 잃은 지역이다. 50만평 가량되는 농지 중 30만평이 피해를 봤고, 그 중 15만평은 토사에 묻혔다. 주민들이 피땀 흘려 가꾼 모든 농작물이 사라진 것이다. 가옥도 70가구 중 절반 가량이 토사에 묻혀 일부 마을이 없어지기도 했다.

수확을 눈앞에 둔 감자는 비닐도 벗기지 못한 채 땅 속에서 썩어가고 있고 당귀 등 다른 농작물도 제대로 성장을 하지 못하며 작황마저도 좋지 못하다. 사람을 구해 농작물을 수확하고 싶지만 감자의 경우 싹이 수해로 죽어 캔다고 해도 인건비조차 안 나온다.

▲ 장독대만 남아 있는 집터. 수마가 휩쓸고간 집터는 이제 평지로 남아 있다.
ⓒ 김준회
▲ 감자가 싹이 모두 죽은 채 땅속에서 썩어가고 있지만 수확을 못하고 있다.
ⓒ 김준회
전흥섭(55) 이장은 "감자싹이 모두 말라죽어 수확이 현저히 줄어들었다, 감자가 땅 속에서 썩어가고 있어도 어쩔 수 없다, 사람을 구해 수확해봐야 인건비도 건지지 못한다"고 하소연했다.

전 이장은 "하천정리와 제방쌓기, 농작물 수확 등은 사람들의 손이 많이 가야하지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봉사자들의 도움을 호소했다.

이날 파주지역 중고교생들과 적십자 등 봉사단체로 구성된 G&g봉사단과 김영선 파주시종합자원봉사센터 소장, 직원 등 40여 명은 이날 이곳을 찾아 30도가 넘는 폭염 속에서도 감자밭 비닐수거 작업을 도우며 수재민들에게 작은 용기를 심어주고 돌아왔다.

복구봉사 활동에 참여했던 김성곤(금능중 2)군은 "피해가 너무 심해 맘이 아프다"며 "작지만 주민들에게 도움이 돼 하루빨리 원래대로의 모습으로 돌아가 주민들이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영선 파주시종합자원봉사센터 소장은 "봉사자들의 발길이 뜸해져 너무 안타깝다"며 "어려움에 처해 있는 수재민들이 빠른 재기를 할 수 있도록 국민들의 관심과 도움의 손길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 봉사자들이 비닐을 걷어내고 있다.
ⓒ 김준회
▲ 비닐 걷어내기를 하고 있는 봉사자.
ⓒ 김준회
▲ 봉사자가 비닐을 걷어내고 있다.
ⓒ 김준회
▲ 폭염과 쏟아지는 땀도 아랑곳 않고 비닐을 걷어내고 있는 봉사자.
ⓒ 김준회
▲ 봉사자들이 걷어낸 비닐들을 한곳으로 모으고 있다.
ⓒ 김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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