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어깨까지 더부룩하게 내려오던 긴 머리도 잘랐습니다. 미용실 언니의 익숙한 솜씨에 노랗게 물들였던 머리칼이 힘없이 잘려나가고 단 10분 만에 '노랑머리 날라리'는 짧은 머리의 예비 군인 모습이 되었습니다.
밤새 잠은 잤을까요? 다음날 아침 일찍 아들을 데리고 진주에 있는 공군교육사령부로 향했습니다. 38도가 넘는 무더위에도 입영대상자들의 가족, 연인, 친구들은 쉽게 사랑하는 사람들의 손을 놓지 못합니다.
"잘 가."
"건강해야해."
"잘 해야해."
"사랑해."
짧은 머리 입영대상자들 속에 섞여 사라지는 아들의 뒷모습을 오래 지켜보다가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돌려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아들에게 편지를 씁니다.
"사랑하는 아들아. 내 아가야.
돌아선 너의 뒷모습이 너무나 슬퍼 엄마도 많이 울었단다.
하지만 엄마는 아들을 믿는다. 언제나 그랬듯 넌 아무일 없었던 듯 그렇게 웃으며 엄마 앞에 나타날 거야.
아들아. 네가 늘 말한 것처럼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공군이 되려므나. 멋진 군복을 입은 너의 모습을 볼 날 손꼽아 기다리고 있을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