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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의 노고단 전경
7월의 노고단 전경 ⓒ 박종섭
원추리꽃
원추리꽃 ⓒ 박종섭
하루만에 생을 마감하는 원추리꽃
하루만에 생을 마감하는 원추리꽃 ⓒ 박종섭
짙은 녹음과 함께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는 7월. 해발 1507m의 노고단 정상부 돌탑을 배경으로 이 일대에는 티끌 한 점 없이 맑은 다양한 모양의 구름이 떠있습니다.

여기에다 더위를 잊게 해주는 시원한 바람 사이로 언제부턴지 어디서 왔는지 모를 수많은 잠자리 떼들이 어우러져 노고단의 여름 경치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짙은 녹색의 아고산 지대에 노랑색의 야생화들도 여기저기서 얼굴을 내밀기 시작하면서 노고단은 구름 위의 꽃밭을 이루며 장관을 이루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노고단의 상징! 원추리 꽃이 얼굴을 내밀기 시작한 거죠.

원추리 꽃은 그 모양새가 백합과 비슷해 쉽게 백합과 식물이라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원추리꽃이 피기 전 꽃 봉우리를 보면 그 생김새가 바나나 모양 같기도 하고 어린아이의 고추 모양 같기도 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옛날에는 아낙네들이 아들을 낳길 기원하며 원추리 꽃 봉우리를 따서 몸에 간직하고 다녔다고 합니다. 그래서 원추리를 득남초라고도 했다네요.

또한 원추리 꽃을 말려 담배 대용으로 피워 근심과 시름을 잊게 해줬다고 해서 망우초(忘憂草)라고도 불렀다고 합니다.

가난한 옛 시절에는 어린 순으로 나물을 하거나 국거리로도 사용했다고 하니 원추리가 우리에게 얼마나 유용하게 쓰였고 유익한 식물이었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원추리 꽃은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는 한 가지 비밀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바로 그 노랗고 아름다운 꽃이 단 하루피고 진다는 것입니다. 저 또한 며칠을 직접 관찰을 해 보고 나서야 비로소 원추리 꽃의 아름다움이 하루밖에 가지 않는 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줄기 끝에 여러 개의 꽃봉오리를 달고 있으면서 하나가 지면 다른 하나가 피어나면서 우리들이 쉽게 그 사실을 알지 못하는 것입니다.

오늘 꽃을 피워 내일 지는 원추리 꽃, 그래서 더욱 아름다운 건 아닐까요! 지금 지리산 노고단에는 원추리 꽃이 1년 중 가장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며 아름답고도 아름다운 노란 꽃을 피워 내며 자신을 뽐내고 있습니다.

올 여름 지리산 노고단 아고산 지대의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노란 원추리 꽃에 취해 보는 것도 좋은 여름나기 방법은 아닐는지.

매년 수많은 탐방객들이 노란 원추리 꽃을 보기 위해 노고단 일대를 찾는다고 합니다. 탐방객들이 원추리를 가까이서 보기 위해 전문 사진작가들이 근접촬영을 하기 위해 노고단 원추리 군락지에 접근하면서 발길과 카메라 삼각대에 의해 또는 인위적으로 원추리 꽃밭을 훼손하면서 국립공원 직원들의 근심이 하나 더 늘어났다고 하네요.

원추리 꽃의 아름다움을 감상하실 때는 먼발치에서 눈으로 마음으로 감상하시길 바랍니다.

"원추리 꽃이 노고단의 상징이 되기까지는 수 많은 세월이 필요로 했습니다. 자연이 그렇듯, 원추리 꽃도 자연 속에서 스스로 그렇게 피고 질 수 있도록 해 줍시다"라는 노고단 자연환경안내원의 말이 되새겨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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