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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먼타임스
[함영이 편집국장 직무대리/채혜원 기자/사진:노민규 기자]서울 중구 태평로에 위치한 프레스센터. 한국언론회관으로 불리는 이곳에는 한국언론재단, 언론중재위원회, 한국교열기자회, 신문발전위원회, 지역신문발전위원회 등 언론과 관련된 각종 기관과 단체들이 입주해 있다.

언론인들의 상호 협력과 친목 도모, 국제회의의 장으로 사용하기 위해 설립한 이곳에 40년 역사를 지닌 '한국여기자협회(이하 협회)'는 아직 입주하지 못하고 있다.

협회가 2004년 사단법인으로 등록되기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한국언론재단 측에 사무실 입주를 요구했으나, 건물이 포화 상태라 공간을 새로 마련할 수 없다는 답변만 있었다. 그러나 그 사이, 신문법에 의해 정부 예산을 지원받는 신문발전위원회 등의 단체들은 연이어 프레스센터에 입주했다.

이에 대해 신연숙 협회 회장은 "여기자의 낮은 위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처사"라고 꼬집었다. 언론사 경영난으로 인한 정리해고 1순위가 여기자란 사실은 지난해 일간스포츠 여기자 전원 해고 사태 등을 통해 익히 알려져 있다.

젊은 여기자들의 수가 증가하고 있기는 하지만 남자 기자에 비해 여전히 턱없이 부족하며 승진과 대우 면에서 여성이란 이유로 차별이 존재하는 것도 언론계의 현실이다. 신연숙 회장은 여기자협회의 새로운 과제로 '지속 가능한 경력개발'을 제시했다.

친목 도모를 위한 모임으로 시작해 사단법인으로 등록한 지 2년째. 협회가 지금까지는 주로 여기자들의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여기자들의 활동을 간접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고안해왔다면, 이제는 여기자들이 '기사만 쓰는 기자'에서 벗어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게 신 회장의 입장이다.

그는 첫째로 '신문사 내에서의 영역 타파'를 강조했다. 남기자들은 기자 영역에서 벗어나 출판국, 사업국, 광고국으로 진출하고 이를 토대로 이사, 사장으로 승진하는 반면 여기자들은 대부분 취재 영역에 머물고 있다. 신 회장은 여기자들의 영역 확대를 위해 여기자 리더십 교육을 강화할 계획이다.

현재 협회는 10년차 여기자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문제에 대처하는 방법, 문제를 해결하는 선배들의 노하우 등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여성 리더들의 역할에 대해 논의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그가 두 번째로 강조한 것은 '신문사 외부로 향할 때의 가능성 개발'이다. 지금 시대는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를 원하기 때문에 기자직 외에 다양한 직종으로 진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놓고 능력을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학계, 행정, 홍보직 등 기자의 경험을 토대로 펼쳐나갈 수 있는 영역은 다양하기 때문. 기자로 활동할 때 각자의 커리어 신장을 위해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자기개발에 소홀하지 말 것도 덧붙였다.

"여기자협회는 여기자들의 네트워크 형성과 간접 지원 수준을 넘어 리더십 교육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해 실질적인 여기자 권익 신장에 총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시종일관 차분하게 새로운 포부를 말하는 신연숙 회장의 얼굴에는 그가 설정한 새로운 과제 '지속 가능한 경력개발'에 대한 굳은 의지가 묻어났다.

신 회장은 1979년 서울신문에 입사해 과학정보부 차장, 문화부장, 편집위원을 거쳐 2002년에 논설위원으로 승진했고, 2005년부터 지금까지 논설실장을 맡고 있다. 이외에도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위원, 21세기여성포럼 공동대표, 생명의숲 이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여기자협회는

중앙일간지 여기자들이 모여 1961년 4월 발족한 한국여기자클럽은 2004년 4월 한국여기자협회로 개칭하면서 사단법인으로 등록했다.

전국 언론매체에 종사하는 여기자들의 권익을 옹호하고 언론 미디어를 통해 양성평등사회를 앞당기는데 도움이 되기 위한 사업을 대폭 확대해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데에 목적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 2001년 올해의 여기자상 제정, 중견 여기자를 위한 리더십 증진 프로그램을 실시, 해마다 기자 지망생들을 위한 무료공개 워크숍인 '기자가 되는 길'을 개최하는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또한 협회 회장단이 주기적으로 언론사를 방문해 여기자들이 일하면서 겪는 고충이나 직무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회원사 순방도 이어가고 있다. 여기자들의 네트워크 연결 역할도 톡톡히 한다. 선배와 함께 차 한 잔, 새내기 좌충우돌 취재기, 현장에서 등 여기자들의 생생한 일터와 삶의 이야기가 묻어나는 여기자클럽회지인 '여기자'도 꾸준히 발행하고 있다.

협회 홈페이지를 통해 고교 이하 각급 학교 담당학생들을 대상으로 언론에 관한 전문적 도움을 주는 교육프로그램도 실시하는 등 한국여기자협회는 40년이 넘는 역사를 이어가며 여기자 발굴과 능력 향상, 재개발을 위한 노력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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