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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충북도당 '술자리 옷벗기 강요' 파문

한나라당 충북도당 여성 당직자가 술자리에서 여성위원회 위원들에게 옷을 벗도록 강요했다는 주장과 관련, 함께 참석했던 한 여성위원이 거듭 "사실"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날 워크숍과 논란이 되고 있는 뒤풀이에 참여한 A씨는 20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당일 밤 숙소에서 가진 뒤풀이에서 B씨가 먼저 소주와 맥주를 섞어만든 폭탄주를 돌린 후, 먼저 속옷만을 남기고 옷을 벗었고 다른 참석자들에게도 '니네도 벗으라'며 옷벗기를 강요했다"고 말했다.

A씨는 이어 "B씨가 이 과정에서 젖가슴을 내보이고 손으로 남자 성기 모양을 만들어 보이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A씨 "강제로 상의 벗기려 해 성적 수치심"

A씨는 "B씨 등의 강요로 여러 명이 브래지어와 팬티만을 남기고 옷을 모두 벗었다"며 "내가 옷벗기를 거부하자 강제로 상의를 걷어올리며 벗기려고 해 성적 수치심과 모멸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또한 A씨는 "사실이 이런데도 도당 여성위원회는 '난방조절이 안돼 더워서 벗은 것'이라고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사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사과하면 될 일을 거짓을 강요하고 이를 외부에 알린 사람을 색출하려 하는 등으로 문제를 키우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같은 사실을 뒤늦게 밝히게 된 이유에 대해 그는 "이날 일이 이미 공공연하게 여성단체 등에 널리 퍼져 있었지만 창피해 '그런 일이 없었다'고 답해왔다"며 "그런데도 도당 여성위원회 측이 최근 논란이 일자 나를 고발자로 지목하고 공격해 부득이 해명 차원에서 얘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당에서 여성들에게 비례대표 등을 주는 이유는 남성후보들보다 도덕적이고 청렴하라는 의미로 알고 있다"며 "여성들만 있었던 자리이지만 남성들의 좋지 않은 술자리 문화를 따라한다면 여성이 굳이 정치계에 나갈 이유가 뭐냐"고 반문했다.

A씨는 "공식 워크숍 일정 과정에서 일어난 일인 만큼 공인으로서의 잘못을 인정하고 일신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다른 참석자는 "옷벗기 강요 없었다"

하지만 충북도당 측과 또다른 참석자 C씨는 A씨의 주장을 모두 부인했다.

C씨는 "전체 소주 2병 정도만을 마셨고 폭탄주는 만들지도 마시지도 않았다"며 "여성위원장이 실내온도가 너무 덥다며 격식을 차리지 말고 옷을 벗자고 제의해 벗은 사람들이 있지만 강제로 옷벗기를 강요하거나 강제한 일이 없다"고 말했다.

도당 여성위원회는 이날 오전 사실 확인을 위해 비공식 일정으로 긴급 모임을 가졌으나 여성위원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회의 결과에 대해서는 공개할 수 없다며 함구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는 10여명의 여성 위원들이 참석했다.

하지만 또다른 몇몇 여성위원들은 "지금은 진위 여부를 말하기 곤란하다"며 언급을 꺼렸다.

▲ 한나라당충북도당 여성위원회 회의를 앞둔 4층 회의실 전경
ⓒ 오마이뉴스 심규상
한나라당 충북도당 관계자는 "일찍부터 이런 얘기가 있었지만 지방선거 때까지는 잠복하다 선거가 끝난 이후 다시 불거져 나왔다"며 "자체 파악 결과 사실 관계가 다소 왜곡되거나 과장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도당위원장 "진위여부 떠나 사죄.. 도덕적 규범 다소 미흡"

하지만 송광호 충북도당 위원장은 이날 여성위원회 회의 참석 직후 보도자료를 내고 "사실의 진위 여부를 떠나 도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 말씀드린다"고 사과했다.

송 위원장은 이어 "정당의 당직자는 일반인보다 높은 수준의 도덕적인 규범을 준수해야 함에도 다소 미흡했던 점에 대해 거듭 유감을 표한다"며 "충북도당과 당직자들은 이번 사건을 자기 성찰과 반성의 기회로 삼아 향후 공적·사적 언행에 보다 높은 도덕적 규범과 가치 기준을 엄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나라당 일부 여성 당원들은 이날 올 1월 충주에서 열린 한나라당 여성 당직자 워크숍에 참석했던 도당 모 여성 당직자가 행사가 끝난 뒤 숙소에 모두 모인 자리에서 여성위원들에게 겉옷을 벗고 다른 참석자들에게도 옷을 벗도록 강요해 수치심을 느꼈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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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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