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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시우
지난 2002년 지방선거에서 뽑힌 부산광역시 시의원 44명 가운데 한나라당 후보는 무려 42명이었다. 그나마 싹쓸이를 피할 수 있었던 건 당시 처음 시도된 지지정당투표 비례대표 선출방식 때문이었다. 그 두 명의 비례대표는 민주당 이승렬 시의원과 민주노동당 박주미 시의원이다.

박 의원은 이번 5·31 지방선거에서 지역구 후보로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이 의원은 불출마했다. 민주당은 부산에서 시의원 비례대표 후보 한 명과 구의원 지역구 후보 한 명을 내세우고 있지만 당선 가능권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의회를 떠나는 민주당 이승렬 시의원이 부산광역시의회에 바라는 점을 털어놓았다.

"부산시의회 소수당은 '왕따'"

- 시의원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한나라당 의원 일색인 의회에서 이른바 '왕따'를 당했다. 처음에는 시의원 모임에 전혀 낄 수가 없었다. 한 예로 의정연구회라는 모임이 있는데 박주미 의원과 나는 소수정당 비례대표라며 처음부터 제외해 둔 상태였다. 예산결산심의위원회처럼 소수정당의 감시가 필요한 곳은 참여를 방해했다.

지난해 말에는 한나라당 시의원들만 모여 '기초의원 선거구 획정안'을 자기 당에 유리하게 수정해 기습처리한 일도 있다. 당시 한나라당 시의원들은 부산시당의 '거수기'로 전락해 철저한 시나리오대로 수정안 처리를 진행했다."

- 후보자들에게 바라는 '시의원'역할은?
"시의원의 주된 일은 부산 행정의 집행과 감시다. 부산시장의 공약이행 확인도 시의원 몫이다. 시민들은 일단 선거가 끝나고 나면 공약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 일일이 신경쓰기 힘들다. 시민의 대표로 참석한 시의원이 시장 임기과정동안 끝까지 물고늘어져야 한다.

시의원 중에는 지역구 문제에만 혈안이 된 사람들이 많다. 지역구 대표로 나왔지만 부산시 모든 지역을 균형있게 발전시킬 생각을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이런 문제 때문에 '전국구'인 비례대표를 30% 이상 늘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부산광역시의회
부산광역시의회 ⓒ 김수원
"공천에만 급급 후보자 경쟁은 없어"

- 이번 지방선거에 바라는 점은?
"특정 정당이 오랫동안 의석 대부분을 차지하다 보면 부산 발전도 그만큼 힘들어진다. 시의원들도 의정활동을 통해 다른 정당들과 경쟁하고 평가받아야 하는데 다음 선거 공천받기에만 급급하다. 공천만 받으면 되니까 경쟁을 하지 않는 것이다.

유권자 의식도 문제다. 한나라당 공천비리 잡음이 끊이지 않는데도 여론조사에서는 여전히 1위다. 정신 차리지 않으면 더 살기 힘들어진다. 시청을 견제하는 의회는 다양한 정당이 들어와야 부산 전체 발전을 꾀할 수 있다. 젊은 유권자들이 이번 선거에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바란다."

2006년 지방선거, 부산의 변화는?

▲ 한나라당의 아성인 부산. 그러나 다른 당의 약진으로 한나라당 득표율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자료출처:중앙선거관리위원회)

2006년 지방선거가 다가오는 가운데 한나라당 텃밭인 부산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주목된다. 2002년 지방선거에 이어 지난 2004년 총선까지 부산에서의 한나라당 득표율은 점차 떨어지고 있는 추세다. 특히 유권자들의 지지정당을 나타내는 각 비례대표 득표율에서 2002년 71.7%까지 올라갔던 한나라당 표가 2004년 49.4%까지 내려갔다. 당시 한나라당은 '탄핵역풍'으로 부산지역 국회의원 의석수 총 18석 중 1석을 열린우리당에 빼앗기기도 했다.

시의원의 경우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 모두 교섭단체인 5석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지지기반인 젊은 유권자의 적극적 참여가 없으면 전망은 불투명하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또 시의원 선거는 구의원과 달리 선거구마다 1인을 선출하는 소선거구제를 그대로 실시하고 있어 후보자들의 도전도 주춤한 편이다.

현재 42개의 부산지역 시의원 선거구 중에서 열린우리당은 26명, 민주노동당은 14명의 후보자만을 냈으며 5명을 뽑은 비례대표에 열린우리당, 민주노동당이 각각 2명을 공천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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