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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어느 별에서 왔니>는 김래원과 정려원이라는 두 남녀 배우들의 매력을 확인한 드라마였다.
<너 어느 별에서 왔니>는 김래원과 정려원이라는 두 남녀 배우들의 매력을 확인한 드라마였다. ⓒ MBC
배우들의 발랄한 매력, 표민수 PD의 개성 사라진 점은 아쉬워

TV 드라마계에서 자신만의 독특한 연출세계로 인정받았던 표민수 PD가 MBC로 무대를 옮겨 만든 첫 작품이라는 점에서 <어느별>은 제작단계에서부터 많은 기대를 모았던 바 있다.

그러나 정작 <어느별>은 출생의 비밀, 신데렐라 스토리, 첫사랑을 닮은 여인 등 트렌디 드라마에서 이미 여러 번 보았음직한 진부한 소재와 구성을 재탕했다. 이런 점에서 표민수 PD의 전작들을 기억하는 팬들에게는 다소 실망스러웠던 게 사실이다.

소소한 일상에서 벌어지는 인물들간의 미묘한 감정변화와 삶의 낙관주의를 예찬하던 표 PD 의 초기작들에 비해 큰 인기를 누렸던 <풀하우스>에서도 그랬듯, <어느 별>에서도 젊은 스타 배우들의 매력을 띄워주는 데만 치중하느라 오히려 표 PD 특유의 개성적인 연출이 점점 희석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아쉬움도 따랐다.

역시 이 작품은 배우들을 위한 드라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느별>은 온전히 남녀주인공인 김래원과 정려원의 매력에 기대고 있는 작품이다.

바로 순수하고 풋풋한 '소년성'과 활달하면서도 부드러운 '남성미'의 공존에 있다.

때로는 철없고 장난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다가도 중요한 순간에는 낭만적인 로맨티스트의 분위기를 보여주는 영화감독 최승희 역할은 정극과 코미디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김래원의 연기 스펙트럼이 넓다는 것을 보여주는 역할이었다. 물론 자신의 전작들과 뚜렷한 차별화를 보여주었는가 하는 의문은 남지만, 적어도 대중들이 사랑하는 김래원의 매력이 무엇이었던가를 다시 확인시켜주었다는 점에서 성과를 거두었다고 할만하다.

그러나 이 작품으로 가장 큰 빛을 본 것은 역시 정려원이다. 지난해 <내 이름은 김삼순>을 통해 연기자로 성공적인 변신을 이룬 정려원이었지만, 첫 주연작이었던 <가을소나기>의 참패는 가수 출신으로서 그녀의 연기력을 다시 도마에 오르게 만들기 충분했다. 당초 캐스팅이 유력하던 <늑대>의 출연을 고사하고, <어느별>을 통해 4개월만에 안방극장에 귀환한 그녀의 선택은 결과적으로 옳았다.

방영 초기만 하더라도 안티팬들이 워낙 많았던 데다가 도회적인 세련미로 어필하던 전작들에 비하여 순수한 시골소녀 복실로의 연기 변신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비판이 주류를 이뤘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김래원과의 앙상블이 자리를 잡아가면서 이런 논란을 불식시켜 갔다.

언니 혜수와 동생 복실을 오가는 1인 2역을 연기하며, 감정의 진폭이 큰 캐릭터를 무난히 소화해냈다는 점에서 약간 어두운 이미지였던 <김삼순>이나 <가을소나기>같은 전작들에 비해 좀더 밝고 친근한 이미지로 대중 앞에 다가갈 수 있었다. 이제 후속작에 대한 부담과 가수출신이라는 편견을 딛고 어엿한 주연급 연기자로 인정받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어느별>은 낭만적인 사랑이야기에 기초하고 있지만, 젊은 배우들의 건강하고 발랄한 매력을 재발견했다는 점, 그리고 정극과 코미디의 무게를 오가는 적절한 균형으로 진부한 소재의 한계에 매몰되지 않고 드라마의 활력을 유지시켰던 것이 성공 요인이라고 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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