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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4월 초순, 광양 매화마을 봄나물 파는 아낙네들
2006년 4월 초순, 광양 매화마을 봄나물 파는 아낙네들 ⓒ 나천수
봄 바구니

글/나천수

봄은 제 몸 팔려고
스스로 봄바람 난다.

봄을 사고파는 것도 한 철,
잘 팔려야 하고
잘 사야 하는데,

지난겨울 흙 속에 숨어
제 모습 보호색으로 감추고
잠자는 초목에 은폐하여
죽은 체 하고 있던 봄이

어린 보리 잎에
쑥이며 달래, 냉이 순으로
옷을 갈아입고
봄나물 바구니에 담겨 나와
제 알몸 팔려 하는데
봄을 사러온 상춘객들
힐끗 흙 묻은 봄을 보고
사지도 않는다.

꽃뱀처럼 속살 보여주는
봄 매화꽃에 눈이 팔려
바구니에 담긴 숫처녀 봄을
몰라보다니,

봄도 먹어야 맛인데,
힐끗 눈으로 보는 봄의 잔상이
얼마나 남아 있을지,

바구니에 담긴 봄이
팔리지 않아 시들어만 가고 있으니...

덧붙이는 글 | 오마이 독자를 위한 남도 꽃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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