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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즈의 마법사>의 양철 나무꾼
<오즈의 마법사>의 양철 나무꾼 ⓒ 김재노
2층, 3층으로 나뉜 건물은 나무로 장식되어 외관은 깔끔하고 아름다웠습니다. 2층에서 표를 끊고 입장했습니다. 입장료 5000원. 대학생이라고 3000원을 할인해 주었습니다. '신이 빚은 로봇. 아담과 이브'라는 문구가 너무나 인상적이었습니다.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자 눈에 익은 로봇들이 하나 둘씩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 눈에 띈 것은 바로 <오즈의 마법사>에 등장하는 양철 나무꾼이었습니다.

깔때기를 뒤집어 놓은 듯한 머리와 대충 용접해 놓은 양철 나무꾼은 이미 원하던 마음을 얻은 듯 싱긋 웃고 있었습니다.

조금 더 안쪽에는 <어린왕자>와 조그마한 로봇들이 고즈넉이 진열되어 있었습니다. 소설의 분위기를 잘 살린 인테리어가 인상적이었습니다. 1층은 태초부터 현대까지 로봇을 차례차례 보여주었습니다. 피노키오와 아톰 등 유명한 로봇들이 하나 둘씩 나타났습니다.

어린왕자
어린왕자 ⓒ 김재노
고라이온
고라이온 ⓒ 김재노

<스타워즈>의 알투디투
<스타워즈>의 알투디투 ⓒ 김재노
2층에 이르자 드디어 눈이 번쩍 뜨였습니다. 바로 입구 옆에 어린 시절 정말 열광했던 고라이언이 진열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사자의 형상을 한 각각의 로봇이 합체해 적을 물리치는 장면은 성인이 된 지금도 잊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그 아래에는 영화 <스타워즈>의 명물 알투디투가 있었습니다. 스타워즈 에피소드 1에서 우주선에 달라붙어 우주선을 수리하던 알투디투가 바로 그곳에 있었습니다.

2층은 정말 추억의 공간이었습니다. 어린 시절 한번은 열광했을 법한 로봇들로 가득했기 때문입니다. '마징가 제트', '건담', '철인 28호', '메칸더 브이'뿐만 아니라 '게타로보', '울트라맨', '그랜다이져'까지 너무나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그렇지만 뭐니뭐니 해도 가장 장엄한 위용을 보인 로봇은 로보트 태권브이였습니다. 일본색으로 가득한 곳에 당당히 서있는 로보트 태권브이가 반갑기 그지 없었습니다.

왼쪽부터 '게타로보', '메칸더브이', '그랜다이져'
왼쪽부터 '게타로보', '메칸더브이', '그랜다이져' ⓒ 김재노
태권브이
태권브이 ⓒ 김재노
이렇게 로봇 박물관은 가기 전 이름만으로 상상했던 첨단의 박물관이 아니었습니다. 또한 현대적인 피규어로 가득한 곳도 아닙니다. 오히려 과거를 즐겁게 추억할 수 있는 공간이었습니다. 시간의 흐름과 함께 현대의 피규어들이 계속적으로 추가되고 부족한 컬렉션이 조금씩 보충된다면 매우 이색적인 박물관으로 성장할 것이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나오면서 관리하시는 분과 몇 마디 나눈 대화는 아쉽기 그지 없었습니다. 입장료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수익구조와 대학로라는 위치에 따른 주차공간 부족은 박물관의 발전을 저해하고 있었습니다. 국가의 지원도 전무하며 단체나 후원회도 없습니다.

그렇기에 컬렉션을 유지하는 데에 급급할 뿐 새로운 컬렉션을 전시하는 일은 힘들어 보입니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꿋꿋이 박물관을 유지해 나가는 관리자 여러분께 오랜만에 추억에 젖은 한 청년이 박수를 보냅니다.

덧붙이는 글 | 제 블로그에도 함께 올리겠습니다.
http://blog.ohmynews.com/delaro/home.asp
http://blog.naver.com/dela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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