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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미옥
이와 같은 질문에 대해 열린우리당 이재용 후보 (22.7%), 한나라당 예비후보 김범일 (9.9%), 한나라당 예비후보 서상기(10.6%), 한나라당 신주식 (10.3%), 잘 모르겠다 (40.3%) 등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만 본다면 ‘대구경제회복에 가장 적합한 후보 = 열린우리당 이재용 후보’가 된다. 하지만 조사결과를 좀 더 꼼꼼하게 살펴보면 한나라당 표가 예비후보 3인에게 분산된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예비후보 3인이 한 후보로 통합되었을 경우, 표심이 몰린다고 볼 수는 없지만, 이 결과를 ‘열린우리당 후보 - 1위’라고 해석하는 데는 무리가 있다는 점이다.

<영남일보>경제회복 적합 후보 = 우리당 이재용 1위?

영남일보 4월 6일
영남일보 4월 6일 ⓒ 영남일보
이와 관련 <영남일보>는 4월 6일 1면에 ‘열린 우리 이재용 1위’라고 제목을 뽑아두었다. 조사결과에 대해 다양한 해석을 내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특히나 이 설문문항의 경우 ‘잘 모르겠다’는 응답이 40.3%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영남일보>는 그렇게 편집해 버렸다.

‘무응답’ 또는 ‘잘모르겠다’고 응답한 사람들 흔히 ‘부동층’이라 불리는 이들의 표심이 어디로 향햐느냐에 따라 조사결과는 판이하게 달라진다. 96년 총선, 2000년 총선에서 선거여론조사와 관련 오보의 연속 속에 여론조사 예측 실패 원인을 분석하는 다양한 세미나가 열렸다.

이와 관련 <관훈저널>2002년 여름호에 ‘여론조사 보도의 현실진단 및 개선방안’을 통해 전북대 권혁남 교수는 “선거 결과 예측의 부정확성 문제는 무응답층(전화 조사 : 잘모르겠다)이 너무 높기 때문”이라며 “지지 후보 물음에 40~50% 무응답율(잘 모르겠다)이 나오면 정확한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결국 ‘경제회복에 적합한 후보 = 우리당 이재용’이라고 판단한 <영남일보>의 결정은 대구시민의 여론을 제대로 파악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뜻이다.

요약하면, 처음부터 한나라당 예비후보 3인과 공천 확정자를 하나의 질문항목에 묶어서 조사한 것 자체가 문제가 있고, 그 결과에 대해 <영남일보>는 너무 과도하게 해석하고 있다.

<매일신문>후보 캠프 조사 결과 기사화?

매일신문 4월 10일 1면
매일신문 4월 10일 1면 ⓒ 매일신문
지난 4월10일 <매일신문>1면에는 다소 황당한 내용의 기사가 게재되었다. ‘한나라당 예비후보 3인이 경선 사흘을 앞둔 상황에서 자체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는 것이고, 그 결과를 지면에 기사화시켰다.

선거 시기 언론사가 기획, 여론조사를 진행하는 이유는 객관적이고 공정한 조사설계와 표집을 통해 시민들의 여론의 향배를 진단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각 후보진영에서 조사하는 조사는 객관성과 공정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것은 언론학자나 여론조사 관계자들도 동의하는 부분이다.

즉, 후보 진영자체에서 조사할 때는 조사 설계나 샘플링 과정에서 일정정도 왜곡과 함께, 조사 문항도 자신에게 유리하게 구성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각 후보군에서 제공한 조사결과를 보더라도 이런 우려를 증명해준다.

후보 지지도 조사에 대해 김범일 예비 후보 캠프에서는 김범일 부호가 1위, 서상기 예비 후보 진영에서는 역시 본인이 1위로 나타났다. 다만 신주식 예비 후보 진영에서는 호감도를 묻는 질문에 1위 김범일, 2위 신주식, 3위 서상기로 나타났다.

<매일신문>은 결점과 허점투성이 자료를 1면과 3면에 대대적으로 편집했다.

여론조사, 후보에게 목매기보다
지역사회 개혁 의제, 시민여론 모아야


언론은 연일 지방선거 공천뉴스 등을 지면에 게재하고 있지만, 정작 유권자는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런 현상은 <영남일보>와 < TBC >의 조사결과에서도 읽을 수 있다. ‘후보의 이름만 제시’하고 선호도를 묻는 질문에 82%가 무응답 즉 잘 모르겠다고 답한 것이다.

그 원인은 다양하겠지만, ‘희망여론’모니터팀은 언론사 지면 어느 공간에도 유권자인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곳이 없다고 평가했다.

언론은 이 점에 주목해야 한다.

한나라당에서 진행하고 있는 공천 과정 아니면 이미 공천이 확정된 후보들이 어디어디 다녔다는 단순 스케치 기사가 유권자의 관심을 유도하는데 그리 큰 효과가 없었다는 점이 이번 조사결과를 통해 드러난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지난 4년간 대구시정 평가, 대구의 가장 큰 현안문제 진단, 이 문제 해결을 위한 유권자의 목소리를 청취하고 해당 문제에 대해 각 정당 후보들은 어떤 공약과 정책 등을 제시하는지를 꼼꼼하게 체크하고 그 내용을 지면에 반영해야 한다.

이런 기획과 내용 없이 지역 언론이 선거 바로 전날 ‘유권자의 현명한 판단을 요구한다’는 강제성 멘트를 날리고, 선거 다음날인 6월1일 투표율이 낮다며 유권자의 책임론을 부각시키게 된다면, 그런 행위 자체가 지역민으로부터 외면 받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흔히들 선거보도에서 가장 많이 지적되는 내용은 ▲후보만 따라다니는 ‘쫄쫄이 보도’ ▲누가 몇 퍼센트 앞서는 등 판세분석 에만 매달리는 ‘경마저널리즘’ ▲여론조사에서 ‘여론왜곡’ 등으로 정리될 수 있다.

올해 지방선거에서 언론은 이 3가지 지적 중 최소한 하나라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덧붙이는 글 | 5.31 '희망여론'프로젝트 모니터팀

※ 이 자료는 지난 4월 8일(토) 모니터팀 논의 결과를 정리한 것입니다.

5.31 '희망여론'프로젝트는 대구경북기자협회, 대구경북언론노조협의회, 참언론대구시민연대가 공동으로 구성한 지방선거 보도감시 연대기구입니다. 

'희망여론'프로젝트는 3월 20일 발족기자회견을 갖고, 오는 6월 5일까지 활동하는 한시적 기구입니다. 선거시기 '언론보도'를 통해 선거 및 정치문화를 변화를 모색하고, 이를 통해 대구 사회의 비전을 찾고자 언론현업단체와 언론운동단체가 함께 고민합니다.

'희망여론' 프로젝트는 △ 언론모니터팀 △ 시민기자단의 활동과 , △ 정치부 기자 간담회, △ 선거 보도 평가토론회, △좋은 기사ㆍ나쁜 기사를 선정 발표합니다. 
(자세한 문의 : 053-423-4315/ www.chammal.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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