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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전 의원은 9일 오전 11시 염창동 한나라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 출마를 선언했다.
오세훈 전 의원은 9일 오전 11시 염창동 한나라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 출마를 선언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오세훈 전 의원이 9일 오전 11시 강서구 염창동 한나라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 출마를 선언했다.

그의 첫 일성은 강금실 열린우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를 향했다. '보랏빛 감성보다 '서울의 경쟁력'을…'이라는 기자회견문의 제목 자체가 보라색을 상징색으로 정한 강금실 예비후보를 겨냥한 것이다.

오 전 의원은 "또다시 화려한 포장을 통해 국민의 아픔을 애써 무시하는 정치가 계속될 수도 있게 된 현실이 두렵다"며 "국민의 가슴을 멍들게 하고 눈물을 흘리게 만들었던 사람들이 단 한번의 선거로 면죄부를 받게 될까 두렵다"고 밝혔다.

"그 동안 국가경쟁력 고민... 준비는 돼 있다"

그러면서 서울시장이 된다면 자신의 제일 큰 관심은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방안이 될 것이라고 오 전 의원은 말했다.

그는 "정책준비도 안 된 상태에서 정치적인 상황변화로 급작스럽게 출마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다음과 같이 답변했다.

"정책적인 면에서는 충분한 준비가 돼 있었다는 점을 말씀 드린다. 국회의원 떠난 지 2년 4개월 동안 국가경쟁력강화가 제 고민의 핵심이었는데, 이 문제에 대해 제가 대표집필한 것이 국가경쟁력 강화방안을 담은 <우리는 실패에서 희망을 본다>이었다."

오 전 의원은 "이런 작업을 통해 지방정부가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 상당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알게 됐다"면서 "결과적으로 이런 활동들이 출마준비가 됐지만, 이런 준비가 안 돼 있었다면 주변의 권유가 있었어도 출마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출마배경에 대해 맹형규·홍준표·박진 의원 등 기존 예비후보에 대해서는 "경륜이나 모든 면에서 저보다 앞선 분들"이라고 전제한 뒤 "다만 경선이 일찍 시작돼 조기 과열되면서 국민들의 관심에서 멀어진 면이 있기 때문에, 저의 출마가 국민들의 관심을 되돌릴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권유가 있었고 저도 그런 심정에서 나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또 한나라당의 당원으로서 언제까지나 뒤로 물러서 있을 수만은 없다는 책임감 때문"이라고 자신의 출마를 설명하며 "저에게 보내주신 관심과 성원은 참으로 분에 넘치는 것이었다, 제가 분골쇄신해 갚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강금실 예비후보에 대한 평가를 요구하는 질문에는 "매우 훌륭하신 분으로 알고 있다"고만 답했다.

또한 오 전 의원은 중앙당 공천심사위원장인 허태열 사무총장에게 경선연기 요청을 했다고 밝혔다. 서울시장 후보 경선날짜는 이달 23일이다.

오 전 의원은 "어제 허태열 사무총장에게 연기요청을 했다"면서 "허 총장께서는 '내일(10일) 오후 공천심사위원회에서 논의를 하겠으나 기대하지는 말라'고 했다"고 전했다.

다음은 오 전 의원과 기자들의 일문일답.

"경선 연기 요청했지만, 기대 말라더라"

ⓒ 오마이뉴스 이종호
- 초선의원들과 교감이 됐나.
"많은 의원들이 전화도 주셨고, 저도 상의를 구했다."

- 경선 일정이 촉박한데.
"사실상 촉박하다. 선거운동 기간이 2주 정도뿐인데 실무적으로 애로가 많다. 홍보물을 만들어서 보내야 하는데, 준비된 것이 없기 때문에 상당한 준비기간이 부족하다는 참모진의 얘기가 있었다.

그래서 허태열 사무총장에게 경선 연기 요청을 했다. 내일 오후 공천심사위원회 때 논의해보겠다, 그러나 경선 연기는 기대하지 말라는 말이 있었다."

- 당에서 누가 도울 것으로 보나.
"의원시절 제 보좌진들이 도와줄 것이고 그 외에 분들은 지금 말하기 어렵다."

- 17대 총선에는 불출마했고 지금은 출마를 하는데, 상황적 차이가 있다면.
"불출마 때 역시 정치에 대한 책임감 때문이었고 지금 나서게 된 것도 그렇다. 많은 분들이 기억하시겠지만, 제가 불출마할 당시는 17대 총선을 앞두고 '차떼기당' 오명을 쓰고 있는 한나라당의 쇄신이 필요한 때였다. 그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여러 몸부림을 쳤고 저도 그 와중에서 선배들에게 용퇴를 요구한 적이 있었다. 그 때 당신은 무슨 자격으로 용퇴하라고 하느냐는 반론이 있어서 나부터 나갈테니 같이 나가자고 한 것이었다."

- 현재 한나라당의 경선후보들이 어떤 점이 부족하기 때문에 본인이 나선 것인가.
"경륜 등 여러 면에서 저보다 훨씬 앞선 분들이다. 다만 경선이 일찍 시작돼 조기 과열되면서 국민들의 관심에서 멀어진 면이 있다. 저의 출마가 국민들의 관심을 되돌릴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권유가 있었다. 그런 심정에서 나선 것이다."

- 승패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것인가.
"그렇다. 지난 주부터 언론조명 받게 되면서 본능적으로 승패에 신경을 썼지만 그 뒤부터 그런 마음을 접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 강금실 전 장관에 대한 평가를 해달라.
"매우 훌륭하신 분으로 알고 있다."

- 만약 경선에서 실패한다면, 보통의 변호사로 되돌아가는 것인가.
"제가 아니고 다른 분이 후보가 된다면 그의 당선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백의종군이라도 하겠다."

"승패에 연연하지 않는다, 백의종군도 할 것"

- 서울시를 어떻게 이끌겠다는 준비 없이 나온 것 아닌가.
"출마준비를 하지 않던 상황에서 이렇게 나오게 된 것에 대해 서울시민들은 그 점을 궁금해 할 것이다.

하지만 정책적인 면에서는 충분한 준비가 돼 있었다는 점을 말씀드린다. 국회의원 떠난 지 2년 4개월 동안 국가경쟁력 강화가 제 고민의 핵심이었고 이에 대해 제가 대표 집필한 것이 국가경쟁력 강화방안을 담은 <우리는 실패로부터 희망을 얻는다>이었다.

또 서울시장 출마결심을 접었던 지난 11월까지 여론조사에서 수위를 달리면서, 서울시정에 대한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와중에서 지방정부가 국가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방법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지방정부 역할에 따라 국민소득 3만달러, 4만달러 시대를 여는 데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았다. 이런 과정에서 서울시정에 대한 철학과 비전을 갖게 됐다.

결과적으로 출마준비가 됐는데 이런 과정이 없었다면, 아무리 주변의 권유가 있었다 해도 결심하지 못했을 것이다.

제가 우선 내놓을 정책은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방정부의 역할에 대한 것이고 그 다음은 서울시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방안이 될 것이다. 아시다시피 저는 사회생활을 환경운동과 함께 시작했다. 환경운동연합 법률담당 등을 맡았다. 정치를 시작한 것도 환경문제를 풀어보고자 한 것이었고, 상임위도 환경노동위에서 했다.

의원직 마감 때도 각종 시민단체로부터 상당히 우수한 의정활동을 했다고 평가받았다. 서울시장이 된다면 시정에 자연스럽게 반영될 것이다."

기자들의 질문을 받던 오세훈 전의원이 웃고 있다.
기자들의 질문을 받던 오세훈 전의원이 웃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 추대 목소리가 나올 때까지 기다린 게 아니냐는 말이 있는데.
"(웃으며) 따로 답변을 안 드려도 될 것이다. 그 동안 과정을 여러분이 다 아시니까."

- 당 지도부에게는 연락을 했나.
"원내대표(이재오), 정책위의장(이방호), 사무총장(허태열), 대변인(이계진)과는 전화를 드려서 통화를 했는데, 모두 환영한다는 말씀이었다. 박근혜 대표는 연결이 안 됐다. 내일 출근하면 인사를 드리겠다."

오 전 의원의 출마를 이끌어낸 박형준 의원 등 소장파 의원들은 8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진행되고 있는 경기도 용인의 초선의원 워크숍에 참여하고 있어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못했다. 그동안 계속 영입을 주장해왔던 심재철(재선) 의원은 "오 전 의원을 격려하기 위해 왔다"며 기자회견을 지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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