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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태 신임 한국은행 총재가 취임한 3일 오전 서울 소공동 한국은행 본점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이성태 신임 한국은행 총재가 취임한 3일 오전 서울 소공동 한국은행 본점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마음)속에 이야기를 그대로 하면 뭐랄까, 글쎄, 너무 건방지다고 할까요…. 그대로 말하긴 곤란하고…."

이성태 신임 한국은행 총재는 입가에 미소를 띠었다. 그리곤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기자실. '총재의 색깔을 두고 시장에서 여러 말들이 많은데, 본인 스스로 어떻다고 보는가'라는 기자의 질문이 이어졌다.

앞서 '시장에선 총재를 두고 매파, 강성이라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나'라는 질문을 받았던 그였다. 이 신임 총재는 "상황의 변화에 따라 그에 맞는 태도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며 피해갔다.

하지만 다시 '신임 총재의 통화정책에 대한 색깔론'이 거론되자 그는 "속에 있는 이야기를 그대로 말하긴 곤란하다"면서 애써 언급을 자제했다. 이어 자신이 통화주의자라고 언급되는 것에 대해 "물가를 비롯해 부동산, 주식시장 등을 통해 시중에 돈이 많은지 적은지를 판단하고 이에 따른 통화정책을 세우는 것이 기본"이라며 "전통적인 의미의 통화주의자와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최근 강남 재건축을 중심으로 한 아파트 값 상승에 대해서도 "주의깊게 관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부동산이 통화정책당국의 상당한 관심사"라면서 "작년말부터 다시 일어나고 있는 부동산 불안 움직임에 대해 한국은행도 상당한 우려를 가지고 관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중앙은행은 물가에 관심을 가지고 통화정책을 하는 것이지만, 개인적으로 물가가 통화정책의 전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물가 이외에 부동산 문제 등에 대해서도 향후 한은이 적극적인 개입의사를 보이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물가가 통화정책의 전부는 아니다"

올 하반기 경기전망에 대해 이 총재는 "대체로 2005년 상반기쯤에서 우리나라 경제가 전반적으로 오름세를 타고 있다"면서 "작년 하반기에 경기 확장세가 상당히 빨랐다가 올해 초에 약간 (경기 확장의) 속도가 조절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근본적으로 지난 몇달동안 한은의 경제 판단은 별 차이가 없다"면서 낙관적인 경기전망을 유지했다.

한편 이 총재는 이날 한은 본점 대강당에서 취임식을 갖고 4년 임기를 공식적으로 시작했다. 그는 이날 취임사를 통해 중앙은행의 정책 일관성과 함께 조사연구 기능 강화, 과감한 통화정책 결정 등을 강조했다.

이 총재는 "중앙은행은 때에 따라서는 불확실성의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과감한 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현 경제상황에 대해 그는 "경제성장과 투자간의 연관관계 약화와 고령화 및 저출산 등으로 성장잠재력이 저하되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면서 "개방화의 진전으로 산업부문간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 가운데 성장의 고용흡수력도 전반적으로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같은 어려움은 우리 경제가 성숙단계로 이행하면서 나타나는 구조적 요인에 개방화, 지식정보화, 저임금 경제권 부상 등 세계경제 환경의 급속한 변화가 더해진 데에 비롯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따라서 "규제와 보호를 근간으로 하는 경제운용이나 기업경영 방식은 더이상 통용될 수 없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성태 신임 한국은행 총재가 취임식에 참석하기 위해 임직원들의 박수를 받으며 3일 오전 서울 소공동 한국은행 본점 대강당에 들어서고 있다.
이성태 신임 한국은행 총재가 취임식에 참석하기 위해 임직원들의 박수를 받으며 3일 오전 서울 소공동 한국은행 본점 대강당에 들어서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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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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