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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선 가옥 안채
고재선 가옥 안채 ⓒ 고병하

고재선 가옥의 안채와 사랑채 사이에 있는 중문
고재선 가옥의 안채와 사랑채 사이에 있는 중문 ⓒ 고병하
먼저 고재선 가옥을 둘러봤다. 이 가옥은 전라남도 민속자료 제5호로 지정되어 있고, 주소는 전남 담양군 창평면 삼천리 165번지이다. 대문채와 사랑채, 안채, 문간채등 전통적인 상류층의 주택 모습을 잘 간직한 것으로 1915년경에 원래 가옥이 있던 자리에 다시 지었다.

대문은 3칸으로 중앙 칸이 평대문으로 되어있고 좌우에 방이 1칸씩 구성된 맞배지붕(측면이 八자 모양인 지붕)이다. 가운데 칸의 대문을 들어서면 각종 나무들과 집의 동북쪽에서 수로를 끌어들여 만든 연못으로 구성된 사랑마당이 있다.

사랑채는 일자형(一字形)으로 우측 끝에 2칸의 넓은 마루를 두어 이 지방의 전통적인 평면구성 수법을 따르고 있다. 사랑채와 안채 사이는 담으로 막혀있고 중문(中門)이 마련되어 있으며, 안채 역시 일자형의 평면이다. 이 가옥은 전통적인 남부지방 전통주거 양식을 잘 간직하고 있는 집이다.

고재선 가옥 사랑채
고재선 가옥 사랑채 ⓒ 고병하

고재선 가옥 곡간
고재선 가옥 곡간 ⓒ 고병하
하지만 오랫동안 비어있는 집이라 관리가 허술하고, 마당에는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아 땅이 푸석거리고, 마루에는 먼지가 쌓여있었다. 사람이나 집이나 사랑이 부족하면 기력을 잃는가 보다.


고재환 가옥 대문
고재환 가옥 대문 ⓒ 고병하

고재환 가옥 안채
고재환 가옥 안채 ⓒ 고병하
몇 군데를 더 둘러보고 고재환 가옥으로 향했다. 이 가옥은 전라남도 민속자료 제 37호이고, 주소는 전라남도 담양군 창평면 삼천리 155-1번지이다. 1925년에 건립된 남부지방의 전형적인 대농가옥이다. 전통 양반 가옥이 갖추어야 할 다양한 채의 조합형식을 두루 유지하고 있다. 흔히 사랑채와 곡간, 문간은 있으나 별도의 사랑채와 삼간채, 욕실, 화장실 등이 있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든데 고재환 가옥의 경우 이 모두를 갖추고 있다.

가옥의 전체 구조는 안채 앞으로 화단과 담장으로 구별하여 사랑채를 배치하고 그 사이에 삼칸채를 배치하였다. 고재환 가옥은 남부지방의 여느 양반집에 비하여 손색이 없을 정도로 잘 지어지고 보존 상태 역시 우수하다. 뼈대가 굵고 치목이 잘 되어 있으며 짜임이 건실하여 전통목조 건축을 이해하는데 귀중한 자료다.

여러 집을 둘러본 집중에서 고재환 가옥은 특히 보존이 잘 되어있고 관리인이 있어서 주변이 깨끗하고 금방이라도 방에 들어가면 생활이 가능한 집이었다. 집 평수만도 3천평이 넘는 집이었다.


고재환 가옥의 안채와 사랑채를 연결하는 중문
고재환 가옥의 안채와 사랑채를 연결하는 중문 ⓒ 고병하

고재환 가옥 사랑채
고재환 가옥 사랑채 ⓒ 고병하
하지만 둘러본 몇 군데는 방치되어서 집이 많이 헐고 문풍지가 바람에 펄럭이고 있었다. '더 늦기 전에 한옥들을 수리 보존해야 할텐데'하는 생각이 간절했다.

창평지방은 천석꾼 만석꾼이 많았고 나라가 위급할 때 주저없이 돈을 내놓았던 지주들이 많았다. 임진왜란 때는 고경명 3부자가 목숨을 바쳐서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본보기가 됐고, 일제 강점기 때는 녹천 고광순 선생이 일본군과 장렬히 싸우다 구례 연곡사에서 숨을 거두었다.

또 월봉산의 정기가 가득 어린 곳으로 나라의 존망이 위급했던 을사보호조약 이후 민족의 활로를 찾기 위해 신문학에 대한 열의가 불꽃처럼 타오르던 향리의 피끓는 젊은이들을 위해 규장각 직각 춘강 고정주 선생은 병오년 4월(1906년 4월 1일) 이 곳에 창평초등학교의 전신인 '창흥의숙'을 처음으로 건립했다. 지금 창평 곳곳에는 4월 1일 창평초등학교 개교 100주년 행사를 알리는 플래카드가 펄럭이고 있다.

그리고 담양 누정문화의 선두로 창평의 상월정이 있고, 넓은 들판에서 나오는 질좋은 쌀로 만든 창평엿이 유명하다. 먹고 살기도 힘들었던 세상에 엿을 해먹을 정도로 여유가 있었고, 생금밭이라 불리우는 대밭이 많아서 더욱 윤택한 삶을 살았다고 한다.

옛부터 양반 고을이었던 창평의 한옥 마을을 제대로 유지보존하는 방법은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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