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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향(梅香)

글/나천수

그대가 꽃인가
꽃이라면
색동치마는 아니더라도
다홍치마 하나정도는 있어야 하지 않나

차마 부끄러워 색깔 없는 소복일망정
분내 짙은 향내를 뿜는다면
하룻밤쯤 품어 잘만한
여인이 아닌가.

그대가 꽃이 아니라 하여도
올 곧은 선비들이
그대를 꽃 중에 꽃이라 하고
없는 듯하면서도 있는 듯 느껴지는
그대 향기를 매향이라 부르며
꽃 중에 최고의 향내를
시로 그림으로 그려내고 있으니

그대는 그냥 길섶에 피는 꽃이 아니라
품격이 있는 꽃인 것을,
그대는 아는가 모르는가.

그대 모습은
산골 시골 동네의 아낙네처럼
숨어 수절하는 과부처럼
색깔 없는 소복차림으로 피어있어

멀리서 보면
가는 봄을 아쉬워하는 잔설 같기도 하고
꽃샘추위에 잠시 핀 눈꽃처럼 보이는구나.

아무리 좋은 꽃이라도
꽃이 색깔만 있고
품격이 없다면
사군자의 매화만큼 하겠는가.

추운 겨울을 지내야
비로소 은은한 향을 지니고
그대의 향은 없는 듯 있고
있는 듯 없어 보이지만
그대의 향과 모습에서 사람들은
비로소 인격을 논하니

그대는 봄에만 피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묵향의 화선지에서
지조와 절개의 표상으로
춘하추동 향기를 뿜어내니
그대는 과연 꽃 중에 꽃이라.........

덧붙이는 글 | 오마이 독자를 위한 남도 꽃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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