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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햇볕이 참 좋은 날입니다. 바닷바람이 뺨을 스쳐도 왠지 차갑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동해안에도 어느새 봄이 성큼 다가온 걸까요. 풀을 뜯는 염소 떼는 한 폭의 풍경화를 보는 착각에 빠지게 합니다. 일찍 꽃망울을 터트린 진달래꽃을 본 것은 행운이 아닐까 합니다. 오늘과 같은 봄볕은 미역 말리기에 딱 좋다 합니다.
경주 ‘문무왕릉’에서 포항 구룡포 방향으로 가는 해안에는 미역 말리는 광경을 볼 수 있습니다. 지금부터 다음 달까지 미역을 수확하는 때입니다. 볕이 좋으면 이틀만에 생미역이 마른미역으로 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말을 건네기가 미안할 정도로 미역말리는 손놀림이 바삐 움직입니다.
잠시 후 휴식이 있고 새참으로 떡을 내놓습니다. 구경하는 사람에게도 떡 하나를 나눠주는 인정을 보입니다. 예년에 비해 올해는 미역 수확량이 적을 것 같다는 말도 합니다. 올해 초에 동해안에 형성된 낮은 수온이 그 원인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러나 생미역 가격은 아직까지는 높은 편이라 무척 다행이랍니다.
갯바위에 올라 낚시하는 두 사람의 모습이 무척 인상적입니다. 요즘 이곳에는 감성돔도 잡힌다고 합니다. 한 낚시인은 “어제는 씨알이 제법 좋은 돔 세 마리를 낚았다”는 자랑을 합니다. 낚시인들과 멀지 않은 곳에서 무언가를 잡는 해녀의 반복 동작이 눈길을 끕니다. 누렁소도 따스한 봄볕을 즐기는 듯합니다. 화창한 봄날의 동해안 풍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