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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 성폭력 근절을 위한 여성주의자 연대' 소속 대학생 10여명은 8일 신촌에서 성폭력 가해 교수의 재임용 반대 등을 외치는 거리 피켓시위를 열었다.
'교수 성폭력 근절을 위한 여성주의자 연대' 소속 대학생 10여명은 8일 신촌에서 성폭력 가해 교수의 재임용 반대 등을 외치는 거리 피켓시위를 열었다. ⓒ 오마이뉴스 이민정

"여학생들은 시집가면 '땡'이다. 열심히 가르쳐봐야 소용없다."
"요즘 여대생들이 돈을 벌기 위해 난자를 파는데 학벌이 좋고 얼굴이 예쁠수록 난자 가격이 비싸다."


92년 '우 조교'나 겪었을 법한 교내 성폭력이 2000년대에도 계속 되고 있다. 나중에 '신 교수 성추행 사건'으로 정정됐던 '우 조교 사건'이란 당시 서울대 화학과 교수가 조교의 재임용권을 이용, 뒤에서 껴안는 등 조교를 성추행한 것을 말한다. 6년간의 법정공방 끝에 대법원은 성추행 교수에게 5000만원 손해배상 판결을 내렸다.

'교수 성폭력 근절을 위한 여성주의자 연대' 소속 대학생 10여명은 여성의 날을 맞아 8일 오후 교수 성폭력의 심각성을 알리는 거리시위를 열었다. 이들은 서울 마포구 서강대학교를 출발해 신촌로터리를 거쳐 이화여자대학교까지 행진했다.

이날 시위를 연 여성주의자 연대는 관악여성모임연대, 성균관대학교·숭실대학교·연세대학교·이화여대 총여학생회 소속 학생들이었다.

이들은 거리시위를 벌이며 ▲성폭력 가해 교수 재임용 반대 ▲반(反)성폭력 학칙에 교수성폭력에 대한 특별조항 신설 ▲교수를 대상으로 한 성폭력 예방교육 실시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교수에 의한 성폭력은 '교수 권력' 때문에 쉽게 일어나기도 하고, 은폐되기 때문에 여성들은 학교에서 학습권을 보장받지 못한다"며 "특히 교수 밑에서 일하는 연구생들의 경우 성폭력에 대해 항의하는 것은 곧 일자리를 포기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대학당국, 피해여성 보호는커녕 가해 교수 두둔"

하나(성균관대 4년)씨는 "교내에서 교수나 강사 등으로 인한 성폭력 사실을 공론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나(성균관대 4년)씨는 "교내에서 교수나 강사 등으로 인한 성폭력 사실을 공론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오마이뉴스 이민정
이어 "하지만 교수사회와 대학당국은 피해여성을 보호하기는커녕 가해교수를 두둔하고, 학교의 명예 때문에 성폭력을 은폐하는데 더욱 힘을 쏟고 있다"면서 "교육부 역시 대학의 교수성폭력을 예방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날 시위에 참석한 하나(성균관대 4년)씨는 "학생들이 교수 성폭력을 문제로 생각하고 있지만 학생들이 겪을 고통과 심적 부담 때문에 공론화하지 못한다"며 "문제의 심각성과 공론화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시위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시위대 앞에서 홍보엽서를 배포한 들레(연세대 4년)씨는 "교수들의 교내 성폭력의 심각성이 덜해졌다고 하지만 남학생 위주의 발표수업, 여학생에 대한 언어 성폭력 등은 여전하다"며 "지역으로 갈수록 성폭력의 정도가 심하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대학생들이 많은 신촌 거리를 행진하면서 "성폭력 가해 교수에게 휴가가 아닌 징계를", "강의중 언어 성폭력 거부한다"는 등의 구호를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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