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이 열린 27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의원들의 김기현 한나라당 의원이 질문을 하고 있다.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이 열린 27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의원들의 김기현 한나라당 의원이 질문을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한국은행과 조폐공사가 새 5000원권의 결함을 사전에 알고도 지폐발행을 강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조폐업무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사람을 사장으로 내려보낸 '낙하산 인사'가 사상 초유의 화폐 리콜 사태를 초래한 만큼 관련자들에 대한 엄격한 책임을 물어야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기현 한나라당 의원이 27일 경제분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공개한 조폐공사의 '5000원권 홀로그램 사전 심사결과'에 따르면 최종 납품업체로 결정된 일본 C사의 홀로그램에 심각한 결함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C업체의 심사결과를 보면 아세톤, 가성소다 등을 이용한 '내용제성' 검사에서 0점, 끓는 물과 세제를 이용한 내수성 검사에서 각각 2점과 0점을 받았다. 이 심사에서 4점은 무변화, 3점은 미세변화, 2점은 상당한 변화(50% 이하) 1점은 중대한 변화, 0점은 요소사라짐을 의미한다.

따라서 C사의 제품은 20℃의 아세톤 및 가성소다나 95℃의 물에 세제를 첨가한 물에 30분간 담근 뒤에는 형체가 완전히 사라졌고 끓는 물에 30분간 담근 뒤에는 원형의 50%정도가 훼손됐다고 볼 수 있다.

김 의원은 "이번 대정부 질문을 준비하면서 새 5000원권을 풀로 붙였다 뗐더니 종이에 잉크가 묻어나는가 하면 물에 끓였을 때도 마찬가지였다"고 소개했다.

김 의원은 이어 "사전 심사에서 홀로그램에 대한 검사에서 이런 심각한 결함이 발견됐음에도 조폐공사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무리하게 새 5000원권 제작을 강행했다"며 "사상 초유의 신권 리콜 사태는 이미 예견된 것이나 다름없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또 "면밀한 검토 없이 화폐발행이 성급히 추진되면서 오히려 국가 경제의 공신력과 신뢰도를 떨어뜨렸다"며 "이러한 사태는 조폐업무에 전혀 관련이 없는 사람을 낙하산 인사를 통해 사장으로 임명해 생긴 일"이라며 책임론을 주장했다.

조폐공사 이해성 사장은 2003년 2월부터 청와대 비서실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일하다 17대 총선에 출마했다 낙선한 바 있다.

김 의원은 "이해성 사장은 이 엄중한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즉각 사퇴해야 한다"면서 "박승 한국은행 총재도 우리 국민의 자부심을 먹칠한 점에 대해 공개 사과를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덕수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홀로그램 입찰에서 선진국 화폐 기준을 모두 충족시킨 업체의 제품을 선정했고 모든 입찰과정은 합법적으로 이루어졌다"며 "조폐 공사가 사전에 결함을 인지했는지 여부는 파악해 보겠다"고 답변했다.

또 "현재 재경부가 조폐공사에 대해 감사를 실시하고 있고 한국은행도 자체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결과에 따라서 이해성 사장을 비롯한 관련자들이 책임질 일이 있다면 책임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