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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읍∼군산간 국토순례에 나선 아이들과 어머니들은 도전정신을 배우며 모자간의 정도 돈독히 했다.
정읍∼군산간 국토순례에 나선 아이들과 어머니들은 도전정신을 배우며 모자간의 정도 돈독히 했다. ⓒ 정종인
'도전은 아름답다'

초등학교 1학년 때 같은 반이었던 친구들이 의기투합해 국토순례에 나서 화제가 되고 있다. 전주교대 군산부설초등학교 박정현양 등 7명의 친구들이 어머니들과 동행해 지난 23일 내장산을 출발, 목적지인 군산에 무사히 도착했다.

이번 국토순례에는 정현양의 어머니인 장희숙씨(39·군산시 서흥남동)와 김현양씨(42), 권현아씨(38), 이정희씨(35)등도 동행하며 모자의 정을 돈독히 나눴다. 이번 국토순례에 참여한 장희숙씨는 "부모 자식간의 관계 재정립은 물론 참가한 어머니들에게도 인생의 전환점을 마련하는 계기가 됐다"고 미소지었다.

힘든 여정이었다. 국립공원 내장산을 출발해 '미항' 군산까지 2박3일 동안 닥쳐오는 시련을 극복하며 목적지에 도착한 국토순례단은 파김치가 되어 있었지만 인생에 있어서 가장 소중한 '훈장'을 가슴에 새길 수 있었다. '하늘보다 높고 바다보다 깊은 사랑'을 주는 어머니와 함께 한 국토순례이었기에 험난한 여정에 참가한 어린아이들에게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경험이었다.

어머니와 함께 한 국토순례

이번 전북도내 국토순례에는 인솔자인 4명의 어머니들과 7명의 아이들이 참가했다. 국토순례 1일째였던 지난 23일 오전 11시30분께 이들은 내장산을 출발해 정읍시 연지동 잔다리목 부근을 행군하고 있었다.

이날 이른 아침에 국립공원 내장산 입구에서 출발해 20km를 걸어온 아이들이었지만 지친 기색 없이 발랄함이 묻어날 정도로 생기가 넘쳤다. 이번 전북도내 국토순례에 참가한 이들은 전주교대 군산부설초등학교 1학년 시절 같은 반 친구로 우정을 나눠온 '꿈나무'들이었다.

만능재주꾼인 임소연양(군산남중2년)과 재균(12·군산초등 5년)·소정양(11·4년) 3남매와 '백설공주' 김서희양(11·4년)·형도군(8·1년) 남매, 강승훈군(11·4년), 박정현양(11·4년)등이 자신과의 싸움에 도전장을 내민 주인공들이다.

이번 국토순례에는 이들 아이들과 김현양씨(42), 장희숙씨(39), 권현아씨(38), 이정희씨(35)등 어머니 4명이 함께 빈틈없이 뒷바라지해 성공의 1등 공신이 됐다.

국토순례 2일째인 24일 아침 전화통화를 통해 이들의 근황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날 코스는 정읍시 신태인을 출발해 김제 만경읍에 도착하는 여정이었다.

피곤에 지친 아이들로 인해 출발이 다소 늦어졌다는 장희숙씨는 "당초 예상보다 아이들이 육체적인 고통을 잘 참아주고 있다"며 "집에서 연약하게만 느껴졌던 아이들의 투혼에 놀랄 정도다"고 소식을 전했다.

전날 행군 중에 넘어진 강승훈군이 찰과상을 입기는 했지만 서로를 격려하며 일정을 소화했다. 발바닥과 운동화 바닥에 비누를 바른 것이 효과가 있어서 인지 장기간 도보에서 나타나는 물집도 잡히지 않아 다행이었다.

국토순례에 나선 아이들은 당초 우려와 달리 전 코스를 무사히 소화했다
국토순례에 나선 아이들은 당초 우려와 달리 전 코스를 무사히 소화했다 ⓒ 정종인
아이들을 위한 최고의 선물

이번 국토순례 프로젝트는 어려움 없이 온실 속에서 자라는 성장여건과 나약함을 극복하기 위해 몇 년 전부터 우정을 나누고 있는 어머니들의 주도로 이뤄졌다.

"아이들에게 도전정신과 모험정신을 심어주고 싶었던 평소 소망이 있어 쉽게 결정했어요" 이번 행사의 추진위원장 자격으로 동분서주한 장희숙씨의 제안에 모두들 흔쾌히 동의했다. 이후 코스답사와 숙식문제 등을 점검한 부모들은 아이들이 학기말 방학 기간인 23일을 D데이로 삼아 실행에 옮겼다.

이들 부모들이 직접 기획과 행사를 주도한 것은 그동안 논란이 됐던 국토순례 대행업체의 부작용이 크게 작용했다. 맏언니인 김현양씨는 "저희들이 투정(?) 부릴 수 없을 만큼 아이들이 주도적으로 행사를 이끌고 있다"며 "이번 국토순례를 통해 아이들은 고난을 이기는 지혜를 배우고 저희들도 인생의 전환점에서 자신을 되돌아보는 너무 좋은 기회가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방학이용 구간별 국토종단 도전

이번 도내 국토순례를 성공리에 마친 이들은 해마다 방학을 이용해 전남 해남군 땅끝마을 부터 임진각에 이르는 국토종단코스를 구간별로 정해 부모와 함께 완주한다는 야심찬 계획도 마련했다.

이들을 후원한 장희숙씨의 남편인 박헌규씨(군산 고려카센타 대표)는 24일 전화통화에서 "안전사고에 대한 걱정도 있었지만 아이들이 국토순례를 통해 진취적 기상을 배우는 것이 너무 대견스럽다"며 "군산에 도착한 25일 저녁에는 놀랄만한 환영 이벤트도 진행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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