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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2일 <오마이뉴스>는 창간 6돌을 맞이합니다. 창간 당시 내걸었던 '모든 시민은 기자'라는 다소 생경한 모토는 이제 인터넷 미디어의 표준이 되었습니다. 시민기자들의 힘으로 일궈낸 성과입니다. 그러나 <오마이뉴스>는 과거에 안주하지 않고, 미래를 위해 현재에 더욱 충실하겠습니다. 창간 6돌을 맞아 주례사식 축하 글 대신 릴레이로 '쓴소리'를 듣는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오마이뉴스>에 대한 비판은 물론 발전 방향에 대한 제언의 기회는 시민기자와 누리꾼 여러분께도 열려 있습니다. 많은 분들의 참여를 기대합니다. '쓴소리 릴레이' 네번째 주자는 강인규 시민기자입니다. <편집자주>
창간 6주년
기념이벤트
  오마이뉴스 6대 뉴스, 6가지 퍼즐
창간 6주년 기념일인 2월 22일 아침, 서울 종로구 내수동 오마이뉴스 편집국에 있는 뉴스게릴라본부 전경.
창간 6주년 기념일인 2월 22일 아침, 서울 종로구 내수동 오마이뉴스 편집국에 있는 뉴스게릴라본부 전경. ⓒ 오마이뉴스 권우성
22일로 <오마이뉴스>가 창간 6주년을 맞는다. 그 시간 동안 한국사회가 목격한 크고 작은 변화를 생각할 때, 그 시기는 결코 짧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필자는 그 변화의 주역 가운데 하나인 <오마이뉴스>와 더불어 그 시간을 보낼 수 있었음을 큰 기쁨으로 생각한다.

생일을 맞은 이에게는 비판보다는 덕담이 더 어울리는 법이다. 그러나 더 큰 애정의 표현으로, 그리고 <오마이뉴스>가 있기까지 필자가 거든 몫에 대한 책임을 지기 위해서라도 쓴소리로 축하인사를 대신하고자 한다.

1. 오마이뉴스는 여전히 '대안매체'인가

<오마이뉴스>는 '시민저널리즘'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일구었다. <오마이뉴스>는 뉴스의 '소비자'에 불과했던 시민들을 뉴스의 적극적인 생산자로 바꾸어 놓은 것이다. 이는 뉴스생산의 독과점 체제를 파괴함으로써 한국사회의 왜곡된 여론형성구조를 바로잡는 데 기여했다. '시민저널리즘'은 한국과 세계 언론사에 기여한 업적인 동시에 <오마이뉴스>를 다른 매체들과 구분 짓는 가장 큰 '차별점'이기도 했다.

그러나 <오마이뉴스>의 성과, 즉 시민저널리즘의 보편화는 역으로 <오마이뉴스>의 정체성에 위기를 가져왔다. 한마디로 말해 <오마이뉴스>가 운영되는 방식은 이제 다른 인터넷 매체에 비해 더 이상 새롭지도, 다르지도 않다는 것이다. <오마이뉴스>가 차별화하지 못하는 부분은 운영방식만이 아니다. 이제 <오마이뉴스>는 내용 측면에서도 다른 매체들과의 차별성을 잃기 시작했다.

이는 다른 신문들이 <오마이뉴스>의 특성을 받아들인 결과만은 아니다. <오마이뉴스> 역시 스스로 기존 매체들, 특히 보수일간지의 요소들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 가지 예로 <오마이뉴스>는 스스로 완전한 형태로 '종합일간지'화 했다. <오마이뉴스>는 사회, 정치, 문화, 연예, 스포츠 등 가능한 모든 분야를 다룰 뿐 아니라, 다른 일간지들을 대체할 수 있는 형태로 보편화된 뉴스를 다루기 시작했다.

하루 사이에도 적잖은 <연합뉴스> 기사들이 <오마이뉴스>의 화면을 채웠다 사라진다. 이는 궁극적으로 '시민저널리즘'으로서 <오마이뉴스>가 갖는 특성을 희석시키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이 시점에서 <오마이뉴스>는 자신에게 한 가지 질문을 던져볼 필요가 있다. <오마이뉴스>는 다른 신문들을 대체할 것인가, 아니면 다른 신문들을 보완하는 데 만족할 것인가?

2. '보완'할 것인가, '대체'할 것인가

의도한 것이든 그렇지 않든 간에 <오마이뉴스>는 지난 6년간 다른 신문이 다루지 않는 내용을 다루는 '보완재'에서 다른 신문을 대신하는 형식의 '대체재'로 변화해 왔다. 어느 신문이든 '종합일간지'라면 다루어야 할 보편적인 뉴스가 있다. 다른 신문에 실리는 '주요기사'는 <오마이뉴스>도 빠짐없이 다루어야 한다는 압박은 통신사 기사의 의존도를 높이는 결과를 낳았다. 그러나 '종합일간지'로서의 정체성이 <오마이뉴스>에게 가장 적합한지는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아야 한다. 이는 또 다른 <한겨레신문>을 만드는 결과를 낳을 것이기 때문이다.

<오마이뉴스>는 다른 대형언론사와 경쟁할 수 없는 기본적인 한계가 있다. 그것은 바로 인력과 재원의 부족이다. 소수의 상근기자들과 시민기자들이 한국사회에서 일어나는 모든 주요 소식들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취재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4만명에 달하는 시민기자들이 있지만, 그들 가운데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사람들은 소수며, 무엇보다 사건이 일어나는 시각에 시민기자 대부분은 가정과 직장, 그리고 학교에서 바쁜 시간을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통신사 기사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 것은 '종합일간지'로서의 변화가 낳은 당연한 결과이며, 이것이 '시민저널리즘'의 특성을 약화시킨다는 점은 앞에서도 지적한 바 있다. 독자들의 입장에서 '통신사 기사'와 '오마이뉴스 기사'는 잘 구분되지 않을 뿐 아니라, 한정된 지면을 특정 입장이 반영된 타사의 기사로 채우는 것 자체가 이미 상당한 기회비용을 의미한다. 게다가 <연합뉴스> 등의 통신사 뉴스가 '중립적'이라는 통념이 얼마나 그릇된 것인지는 황우석 사건이 잘 보여주었다.

<오마이뉴스>가 '종합일간지'로 바뀌어 온 이유는 독자 수의 증가와도 관련이 있다. 많은 사람을 만족시켜야 한다는 것은 다양한 소식의 요구뿐 아니라 '형식적 중립성'에 대한 요구를 충족시켜야 함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오마이뉴스>는 본래의 정치적 입장을 견지한 채 '대안매체'로 남을 것인가, 아니면 고유의 시각을 희석시키며 '외연'을 넓힐 것인가? <오마이뉴스>는 다른 언론의 빈자리를 채우는 대안언론으로 남을 것인가, 아니면 그들을 자리를 대신하는 '종합일간지'로 갈 것인가? 아쉽게도 이 두 대안 사이의 '절충'의 폭은 그리 넓지 않다.

3. '제시'할 것인가, '나열'할 것인가

지난 6년간 한국의 언론환경은 급격히 변화해 왔다. 보수 종이신문들의 언론독점이 약화되었고, 인터넷 신문의 영향력이 확대되었으며, 포털 사이트의 기사제공으로 이제는 뉴스소비가 '언론'의 영역 밖으로 확대되었다. 특정 언론의 지면이나 화면으로 옮겨가지 않고도 상업사이트에서 원하는 기사를 '골라' 볼 수 있는 이 뉴스소비 양식은 독자들의 편의라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심각한 문제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그것은 맥락과 논평이 제거된 혼란스러운 뉴스의 양산과 소비다. 이전에는 뉴스를 보기 위해서 특정 언론사의 지면이나 화면을 방문해야 했다. 지면이든 컴퓨터 화면이든 신문에는 각 언론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순서로 분류 편집된 소식이 논평과 함께 수록되어 있다. 독자들은 이곳에서 사안의 '중요성'에 따라 다르게 뉴스를 소비하고 이에 대한 논평을 동시에 얻는 것은 물론, 그 이외의 다른 소식들도 종합적으로 접할 수 있다.

그러나 포털 사이트의 '수평적' 혹은 '상업적 위계'에 따른 뉴스게시는 이런 판단을 어렵게 한다. 독자들은 자신의 견해를 지지하거나 흥미를 끄는 뉴스를 선별적으로 소비하게 되고, 이는 보도와 더불어 언론의 가장 중요한 기능인 '논평의 기능'을 무력화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따라서 언론사가 논평의 기능을 강화하는 것은 미래 사회통합에 있어 필수불가결한 일이 될 것이다.

최근 황우석 사건과 스크린 쿼터 축소 등 중요 사안에 있어 <오마이뉴스>는 대단히 혼란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일정한 견해를 견지한 상태에서 다른 견해를 수용하는 것과 자신의 견해를 정하지 못한 채 상반된 견해를 기계적으로 나열하는 것은 명백히 다르다. 독자들은 한 언론사에게 '인격체'의 의미를 부여하는 경향이 있다. 그것은 독자들이 사회의 특정 사안에 대해 언론의 특정한 견해를 기대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논평이 '우리가 쓰면 여론이 된다'는 식의 고압적이고 인위적인 여론형성이나 조작이 되어서는 안 되지만, 언론사의 입장 부재는 혼란스러운 독자들을 더욱 혼란스럽게 한다. 특정 사회이슈에 보인 <오마이뉴스>의 불분명한 태도는 조직 내부의 민주적 특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그 조직 내의 소통구조가 효율적으로 작동하고 있지 못하다는 사실을 반영하기도 한다.

이 문제의 해결방안을 고민하는 것은 혼란스러운 '포털저널리즘'의 환경에서 <오마이뉴스>가 해결해 가야 할 과업 가운데 하나다. 시민기자 편집위원제도의 강화 및 효율적 활용이 이 문제에 대한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4만명이나 되는 시민기자들과의 효율적인 의사소통의 장을 마련하는 것 역시 <오마이뉴스>가 풀어가야 할 중요한 숙제다.

4. 극복해야 할 <오마이뉴스>의 '자문화중심주의'

<오마이뉴스>는 세계 저널리즘 역사의 한 획을 그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오마이뉴스>의 시민저널리즘이나 국가간의 경계를 허문 <오마이뉴스 인터내셔널>의 '세계저널리즘'은 세계 여러 나라에 새로운 언론모델을 제시해 주었다. 그러나 세계 속에서 보기에 <오마이뉴스>는 극복해야 할 많은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자문화 중심주의'다.

지난해 6월 '오마이뉴스 세계시민기자 포럼'에 참석했다가 소스라치게 놀라는 경험을 한 일이 있다. 전 세계 시민기자와 초대손님들의 식사시간에 쇠고기 스테이크가 단일 메뉴로 '통일'되어 나온 것이다. 그 자리에 참석한 무슬림, 힌두교도, 유태인 등 종교적 식사습관을 가진 사람들은 물론, 그 흔한 채식주의자들에 대한 배려가 아쉬운 순간이었다. 웹 사이트를 운영하는 것도 예외가 아니다. 각 나라는 다른 문화적ㆍ기술적 특수성을 가지고 있기에, 하나의 웹 사이트를 세계에 개방하는 것은 단순히 내용을 외국어로 번역하는 것 이상의 배려를 요구한다.

<오마이뉴스>의 팬이기도 한 미국 저널리스트 댄 길모어는 자신의 웹 사이트에 <오마이뉴스>를 소개하는 글을 올린 적이 있다. 그 글 밑에는 길모어의 소개를 따라 <오마이뉴스> 국제판을 찾았던 '조지'라는 방문객이 다음과 같은 답 글을 달아 놓았다.

"<오마이뉴스>가 구독할 만한 신문인지 확인해 볼 목적으로 한 번 사이트를 방문한 적이 있다. 하지만 그들이 인터넷의 기본규칙을 위배하고 있다는 사실에 적잖이 실망했다. 몇 번 거절했는데도 액티브 엑스 콘트롤(Active X control)을 설치하라는 팝업 창이 계속해서 뜨는 것이다. 계속 '거절' 버튼을 눌러도 10초 간격으로 계속해서 지시문이 떴다."

엄격한 보안설정을 해 놓은 컴퓨터로 <오마이뉴스> 사이트에 처음 접속할 때 뜨는 '액티브엑스 콘트롤' 관련 보안 경고문. 액티브 엑스 콘트롤은 웹사이트의 다양한 기능을 활용할 수 있게 해 주지만, 보안상의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도 있어 설치하기를 꺼리는 사람들도 많다. 한 번 '거절' 버튼을 누르면 두 번 다시는 지시문이 뜨지 않게 하거나, 플래시 등 보안문제가 따르지 않는 도구를 대신 사용할 필요가 있다.
엄격한 보안설정을 해 놓은 컴퓨터로 <오마이뉴스> 사이트에 처음 접속할 때 뜨는 '액티브엑스 콘트롤' 관련 보안 경고문. 액티브 엑스 콘트롤은 웹사이트의 다양한 기능을 활용할 수 있게 해 주지만, 보안상의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도 있어 설치하기를 꺼리는 사람들도 많다. 한 번 '거절' 버튼을 누르면 두 번 다시는 지시문이 뜨지 않게 하거나, 플래시 등 보안문제가 따르지 않는 도구를 대신 사용할 필요가 있다. ⓒ 강인규
결국 그 글은 '그곳에는 갈 생각을 하지 말라'는 결론으로 글을 맺고 있다. 지나치게 가혹한 결론이지만, 그의 글에는 <오마이뉴스>가 곱씹어볼 교훈이 담겨있다. '액티브 엑스'는 윈도우 환경에서 웹 사이트의 여러 기능, 특히 그래픽과 비디오 기능을 구현해주는 소프트웨어다. 특정 웹 사이트를 방문하면 '이 사이트를 제대로 보기 위해 액티브 엑스를 내려받겠느냐'는 지시문이 뜨는 것을 많은 독자들이 경험했을 것이다. 이것은 웹사이트 상에 다양한 효과를 구현할 수 있도록 해 주지만, 컴퓨터 보안에 문제를 일으키기도 하기 때문에 적지 않은 사람들, 특히 영미권 사용자들은 설치하기를 꺼린다.

한국의 사용자들은 액티브 엑스를 비롯해 인터넷 보안문제에 비교적 관대하지만, 외국의 사용자들은 이 문제에 까다로운 태도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외국의 교육기관에서 설정한 보안환경에서 컴퓨터로 <오마이뉴스>에 접속할 때 필요한 기능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는 외국에 거주하는 한국독자들과 외국독자들을 위해서 해결되어야 할 문제로, 그래픽 구현 시 보안상의 문제가 없는 플래시(Flash)를 대신 사용하는 등의 대안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또 다른 문제는 한국의 고속인터넷에 맞추어 놓은 높은 수준의 그래픽, 동영상, 그리고 광고 등이다. 적지 않은 외국의 독자들이 여전히 전화접속 등으로 <오마이뉴스>에 접속하고 있다는 점도 고려의 대상이 되어야 할 것이다(이는 검색엔진 구글이 여전히 그래픽 사용을 최대한 배제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5. <오마이뉴스 인터내셔널>의 정체성은?

그밖에도 앞으로 고민해야 할 중요한 문제는 <오마이뉴스 인터내셔널>의 정체성이다. <오마이뉴스> 국내판이 새로운 환경에 걸맞은 새로운 정체성을 고민해야 하는 상태인 반면, <오마이뉴스 인터내셔널>은 아직 구체적인 정체성을 확립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전 세계의 모든 이들의 공통적인 화제와 관심사를 찾기 어렵다는 점에서, 모든 독자들에게 혜택을 돌리는 '국제판'을 만드는 것은 쉽지 않은 작업이다.

이스라엘 시민기자언론 <스쿠프> 웹사이트.
이스라엘 시민기자언론 <스쿠프> 웹사이트.
<오마이뉴스 인터내셔널>의 정체성 문제는 처음의 의도와는 다른 방식으로 진화하는 과정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애초에는 한국발 외신보도를 독점하던 보수언론에 맞서 다른 시각을 외국으로 전하기 위한 '오마이뉴스 영문판'으로 시작되었으나, 다수의 외국 시민기자들이 참여하면서 본래의 목적과는 다른 방향으로 발전해 가고 있다. 하지만 합리적 시각이 담긴 한국의 소식을 밖으로 전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기에, '세계뉴스의 중심'이라는 추상적인 구호 속에서 구체적인 목적의식을 잃어버려서는 곤란하다.

'국제판'이라고는 하나 오직 영어로 운영되는 이 사이트는 일방적 정보 흐름과 '정보 독점'의 기본적인 한계를 벗어나기 어렵다. 영어 사용자만이 쓰고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각 나라의 현지인들이나 한국의 독자들보다는 '제3자,' 즉 영미권 독자 및 정부를 수혜자로 만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영어가 '국제어'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기는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영어를 쓰고 읽을 수 있는 인구는 여전히 소수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일본의 <잔잔>이나 이스라엘의 <스쿠프>처럼 현지 언어로 발간되는 완전한 현지화를 유도함으로써 <오마이뉴스> 국내판처럼 현지인들에게 혜택을 돌리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오마이뉴스>는 이 현지화 된 대안매체들과 제휴함으로써 지속적으로 기사를 교환하고 공유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최근 들어 한글로 번역된 <오마이뉴스> 국제판 기사가 늘어가고 있는데, 이것은 여러모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6. '아마추어리즘'과 '전문성'의 양극화 체제 필요

창간 이후 <오마이뉴스>의 영향력은 계속해서 증가해 왔고, 이와 더불어 책임감도 커졌다. 이의 당연한 귀결로 나타난 것이 '정확성'과 '객관성'에 대한 강조다. 그리고 이를 위해 편집부의 역할도 강화되었다. 마땅히 필요한 절차임에 틀림없지만, 편집부의 개입이 시민기자 개인의 고유성과 스타일을 훼손하거나, 더 나아가 민감한 문제를 다루기 어렵게 만드는 '기계적 중립성'으로 이어져서는 곤란하다.

'형식적 중립성'은 독자수가 많은 대중적 언론에서 흔히 나타나는 문제점이다. 이는 다양한 요구를 지닌 다수의 사람들을 만족시키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광고주들을 자극하기를 꺼려하는 상업주의와도 연관되어 있다. 이 상업미디어로서의 한계는 앞으로 계속 <오마이뉴스>를 괴롭히는 문제가 될 것이다. <오마이뉴스>의 광고 의존도와 상업적 정보제공(영화소개 뒤의 '영화예매' 링크 등)이 강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형식적 중립성'은 <오마이뉴스>가 가장 경계해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오마이뉴스>는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 '양극화 체제'를 대안으로 제시하고 싶다. 그것은 칼럼이나 해외리포트 등의 논평과 분석은 더욱 전문화하되, 시민저널리즘 특유의 거칠고 생생한 시각은 더욱 강화하는 것이다. 두 가지는 한국의 기존 언론이 가지지 못한 측면이며, 앞으로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 두 지점은 <오마이뉴스>의 주된 차별화의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아마추어리즘'을 기본 정신으로 삼아야 하지만, '전문성' 역시 <오마이뉴스>가 개선해야 할 중요한 부분이다. 그것은 분석과 논평뿐 아니라, 운영의 측면까지를 포함한다. 잦은 일은 아니지만, 간혹 국내판과 국제판 모두에서 출처를 분명히 밝히지 않은 채 다른 언론을 '인용'한 기사나, 여러 매체의 보도내용을 단순히 요약 정리한 기사를 볼 수 있다.

강인규 시민기자
강인규 시민기자
이는 단순히 '저작권'이나 '표절' 등의 법적ㆍ윤리적 문제를 떠나서 <오마이뉴스>의 장점과 차별성을 무너뜨리는 결과를 가져온다. <오마이뉴스>의 지속적인 교육과 홍보가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이 문제는 시민기자 개개인의 인식과 참여 없이는 해결할 수 없다.

이것은 필자가 이 글에서 말한 모든 사항에 공통으로 해당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시민기자들의 '집합체'가 <오마이뉴스>가 아니라, 시민기자 한 명 한 명이 모두 <오마이뉴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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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학 교수로, 미국 펜실베니아주립대(베런드칼리지)에서 뉴미디어 기술과 문화를 강의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몰락사>, <망가뜨린 것 모른 척한 것 바꿔야 할 것>, <나는 스타벅스에서 불온한 상상을 한다>를 썼고, <미디어기호학>과 <소셜네트워크 어떻게 바라볼까?>를 한국어로 옮겼습니다. 여행자의 낯선 눈으로 일상을 바라보려고 노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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