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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런타인데이를 앞두고 서울 중구 명동의 한 매장에 초콜릿을 구입하러 나온 학생들이 다양한 종류의 초콜릿을 고르고 있다.    문화일보DB
밸런타인데이를 앞두고 서울 중구 명동의 한 매장에 초콜릿을 구입하러 나온 학생들이 다양한 종류의 초콜릿을 고르고 있다. 문화일보DB ⓒ 우먼타임스
(권미선 기자) 1월 14일 '다이어리데이', 1월 19일 찜질방 가는 '핫데이', 2월 22일 치약 칫솔 선물하는 '투스데이', 3월 5일 패스트푸드 안 먹는 '슬로 푸드데이' 등등. 대한민국의 별별 '데이'들이 넘쳐나고 있다.

이들 데이는 파악된 것만 해도 30여개로 한 달에 2번 이상 기념일이 지정되어 있다는 것. 커플 이벤트 전문회사인 '온리유' 이벤트 담당자는 "회사 달력이 각종 데이들로 인해 새까맣게 표시될 정도"라며 "이벤트 회사는 더 없이 좋지만, 커플들에게는 부담스러울 정도로 데이들이 많다"고 말한다.

이 데이들은 날짜(숫자)에서 의미하는 뜻을 풀어 기업에서 적절하게 기념일로 사용하거나, 정부 혹은 단체에서 사회적으로 경각심을 갖도록 의미를 부여해 특별한 날을 만들기도 한다.

1월 19일인 '핫데이'는 날짜가 119를 연상시켜 '뜨거운 날' 곧 '찜질방을 가는 날'이라고. 이 날은 연인끼리 찜질방을 가 데이트하는 날로 지켜지기도 한다.

국경일도 신세대들이 만든 '데이' 앞에서는 아예 다른 날로 지켜지기도 한다.

4월 5일인 식목일은 신세대들 사이에서는 '허브데이'로 지켜진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허브'를 선물함으로 향기와 마음을 동시에 전달하는 것.

한편, 여성가족부는 육아에 대한 의식을 지속적으로 알리기 위해 매달 6일을 '육아데이'로 정했다. '육아데이'는 아이를 둔 직장인들이 정시 퇴근하는 날로 기업에서 자발적으로 육아데이를 지키도록 권고하고 있다.

10월 24일은 '애플데이' 곧 '사과하는 날'로 중고등학교에서는 꽤 정착되어 있는 '데이'다.

학부모연대와 학교폭력대책국민협회가 만든 이 날은 화해하고픈 사람에게 '사과'를 건네주고 용서를 비는 날이다. 이 데이는 나날이 심각해지는 학교폭력의 해결을 위해 학부모와 시민단체들이 머리를 맞대고 만든 날이다.

기업에서 만든 '상술형 데이'가 전 국민이 지키는 날이 되기도 한다.

11월 11일 빼빼로 데이는 구자열 LS전선 부회장이 전 직원에게 빼빼로를 사줄 만큼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지켜지고 있다.

초등학교에서는 이 '빼빼로 데이'로 인해 수업진행이 안 돼, 빼빼로를 학교에 가지고 오는 것을 금지시킬 정도로 이 날은 밸런타인데이 못지않은 날로 유명해졌다.

10월 14일인 '와인데이'는 최근 와인의 인기가 높아지고 와인 관련 업체에서 적극적인 행사를 벌이면서 마니아들뿐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호응을 얻고 있다.

와인데이가 되면 레스토랑, 펍, 호텔 등에서는 다양하게 이벤트를 열어 축제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와우 파티 관계자는 "예전에는 데이를 지키지 않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최근에는 수요자들이 아예 기획을 해서 파티를 요구하는 건수가 점점 늘고 있다"면서 "인터넷 등으로 다양한 깜짝 이벤트 등을 보고 더 기발하고 특이한 것을 만들어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런 한국의 '데이문화'를 보는 외국 '로이터 통신'은 "한국에서 사랑은 막대한 비용과 함께 온다"면서 "한국의 연인들이 많은 기념일로 인해 연애를 하는데 돈이 많이 든다"고 보도하며 지나친 데이 문화를 꼬집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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