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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8 열린우리당 전당대회가 막바지로 가면서 점점 달아오르고 있다. 사진은 지난 2일 예비경선 현장. 왼쪽부터 정동영, 김근태, 김두관, 김혁규, 임종석, 김부겸, 김영춘, 조배숙 후보.
2.18 열린우리당 전당대회가 막바지로 가면서 점점 달아오르고 있다. 사진은 지난 2일 예비경선 현장. 왼쪽부터 정동영, 김근태, 김두관, 김혁규, 임종석, 김부겸, 김영춘, 조배숙 후보. ⓒ 오마이뉴스 이종호

열린우리당 2·18 전당대회 경선 레이스가 종반전으로 치닫고 있다. 전체 대의원의 약 45%가 집중된 인천-서울-경기 연설회를 거치며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는 양상이다.

전당대회를 엿새 앞둔 12일 오후 경기도 수원에서 열린 '경기도합동연설회'는 뜨거웠다. 약 1500여명이 참석, 전날(11일) 약 1100여명이 참석했던 서울합동연설회를 능가하며 마치 '미니 전당대회'를 연상케 할 정도였다.

당권주자들은 합동연설회에 앞서 오전에 경기지역케이블TV 10개 연합에서 실시한 '경기합동토론회'에 참석해 부동층 대의원들의 정월대보름 표심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하지만 가장 많은 표가 몰린 수도권의 뜨거운 열기에 반해 당권주자들의 주장은 별반 새로울 게 없었다. 점점 달아오르는 당내 분위기와 달리 일반 국민들의 호응도 아직 별로다. 전당대회 효과로 지지율 5% 상승을 자신해온 후보자들의 호언장담이 실현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앞으로 강원(13일), 대전·충남(14일), 전북·전주(15일) 합동연설회 일정을 남겨두고 있는 가운데,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통합론'이 대의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선두를 다투고 있는 정동영, 김근태 후보 간에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고건 회동'을 계기로 범양심세력 대연합론에 탄력을 가하고 있는 김 후보에 반해 정 후보는 선거전술로서 통합론에 대한 역풍을 우려하며 신중한 자세다.

임종석 후보는 이날 '반(反)한나라당 중도개혁 통합선대위' 구성을 제안하며 민주당 선거연합을 보다 구체화했다.

빅2의 대립점 : 정동영 '신몽골기병론' - 김근태 '범양심세력대연합'

[정동영] "2월 18일 우리는 새로운 간판과 깃발을 세운다. 그 깃발은 신강령이다. 새로운 지도부가 국민 속으로 들어갈 때 우리당이 한나라당을 제치고 희망의 대안으로 떠오를 것이다." - 11일 서울합동연설회에서

[김근태] "우리당이 살 수 있는 양심세력 대연합을 만들고 있다. 김근태와 고건이 주파수를 맞췄다. 마침내 반한나라당 양심세력 대연합이 시작된 것이다. 국민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희망이 생겼다." - 12일 경기합동연설회에서


특히 정 후보는 김 후보측이 제기하는 '당권파 책임론'에 정면으로 대응하기보다 '선 자강론'을 강조하면서 '지방권력 교체'를 위한 지방선거 승리를 강조하고 있다. 정 후보는 12일 "선거 전술로서 합당론은 역풍을 맞게 될 것"이라며 "먼저 중심을 강화하는 '선 자강론'으로 당·정·청의 중심에서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면 흡입력이 나와 대연합의 틀거리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정 후보는 "성공의 기억, 승리의 기록으로 2월 19일 새벽부터 몽골기병처럼 현장으로, 국민 속으로 뛰어들겠다"며 "5월 31일 밤 경기도지사 승리와 함께 열린우리당 후보자들 가슴이 승리의 장미꽃을 제가 달아주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반해 김 후보는 고 전 총리와의 회동을 계기로 '반한나라당 범양심세력 대연합'의 시작을 알리고 그 힘으로 지방선거에서의 승리를 다짐했다. 특히 대연합 대상의 접촉 수위를 넓히고 있는 김 후보는 13일 기자회견을 통해 강금실 전 장관과 최열 환경재단 상임이사 등을 포함한 '대연합 구상'을 밝힐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앞서 김 후보는 지난 10일 인터넷토론회에서 "한나라당에도 범양심세력 대연합에 참여할 분이 있다"며 "이 자리에서 이름을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고 알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어 "2년 전 김부겸·김영춘 의원 등 '독수리 5형제'가 탈당하고 그것이 열린우리당 창당의 전환점이 됐다"며 "그 분들이 범양심세력, 민주연합세력에 참여하는 선택은 스스로 판단할 일"이라고 말했다.

또 김 후보는 12일 경기합동연설회에서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구도"라며 "전당대회에서 당의 정체성을 반영하는 선명한 개혁지도부가 들어서야 중산층과 서민이 다시 우리당에 신뢰를 보낼 것이고, 결단코 단 하루도 한나라당에 대한민국 미래와 우리 아이들을 맡길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하위권 후보들의 전·현직 대통령 기대기
김혁규 "DJ 건강 위해 박수"... 임종석 "노무현의 눈물" 회상

'빅2'의 양자 대결이 경선레이스 막판까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김혁규·김두관·임종석 후보가 중위권으로 접전을 벌이고 있으며, 김부겸·김영춘 후보가 그 뒤를 잇고 있다. 그런 가운데 선두 그룹을 좇고 있는 후보들의 김대중·노무현 전·현직 대통령에 관한 언급이 눈에 띈다.

김혁규 후보는 11일 서울 합동토론회에서 "김대중 대통령은 김혁규 지사가 경제 맡으면 좋을 것이라고 말씀하셨다"며 "봄이 오면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기차를 타고 북을 방문하여 개성공단 활성화로 중소기업도 살리겠다"고 말했다. 이어 "김대중 대통령의 건강을 위해 크게 박수 한번 치자"고 호소했다.

김두관 후보는 아예 "대통령을 지키겠습니다"는 현수막을 토론장 안에 내걸었다. 김 후보는 서울합동토론회에서 "국정을 대통령이, 기업을 CEO가 책임지듯, 지난 2년 당의 책임을 당권파가 책임지는 것이 맞다"며 "대통령과 참여정부를 지키고 우리당을 살려내겠다"고 개혁지도부 구성을 호소했다.

임종석 후보는 경기지역 합동토론회에서 "지난 2002년 대선 때 후보단일화 당일 정몽준 후보는 헬기로, 노무현 후보는 버스를 타고 서울로 올라왔다. 노 후보는 혼자 담배를 피시면서 '그날이 오면'이라는 노래를 읊조리면서 많이 울었다"며 "결국 그날 밤 노무현으로 단일화가 이뤄졌다"고 당시를 회상하며 울먹여 호응을 받았다.

김부겸 후보는 "임 후보가 감격에 겨워 과거 노무현 대통령 선거 이야기할 때 (한나라당에 있던 내 자신이) 부끄러웠다"며 "여러분들과 대선에서 함께 감격을 맛보는 자리에 있지 못해 그 문제에 대해서 마음속 깊이 죄송스러운 마음을 전한다"고 말해 격려의 박수를 받았다.

이어 김 후보는 후보들 중 유일하게 TK(대구경북)지역 출신임을 강조하면서 "노 대통령의 탄생의 기쁨을 함께 하지 못한 원죄가 있기 때문에 우리당이 실패하면 갈 곳이 없다는 절박감으로 대구경북으로 가서 그들(한나라당)과 맞짱 떠서 확실한 지역주의타파와 국민통합을 위해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자주정당 건설론을 내걸고 있는 김영춘 후보는 청와대에 화살을 날렸다. 김 후보는 "대통령은 21세기에 사는데 국민은 독재시대에 산다는 말을 했다"며 공개적으로 노 대통령에게 조기숙 홍보수석의 경질을 건의했다. 이어 정세균 전 당의장의 장관 내정 등을 비판하며 청와대 인적쇄신을 주장하자 대의원들 중에 "대통령 욕은 하지 말라"는 야유가 나오기도 했다.

한편 조배숙 후보는 "미국 하인즈 워드 감동 스코리 뒤에는 강인한 어머니가 있었다"며 "바로 한국여성으로, 여성은 가장 낮은 곳에 처할 줄 알고 희망을 재생산하고 성공시키는 능력이 있다"고 최근 언론의 관심을 집중적으로 받고 있는 '하인즈 워드' 특수에 몸을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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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대통령실 마감하고, 서울을 떠나 세종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진실 너머 저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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