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화분에 담긴 소나무
화분에 담긴 소나무 ⓒ 윤형권
소나무, 아! 푸르구나.
초목 중에 군자로다.
눈서리에 상하지 않고
비 오고 이슬 내려도
웃음을 보이지 않네.
좋을 때나 슬플 때나
변함이 없어라.
겨울이나 여름이나 늘
푸르고 푸르도다.
달 돋아 오르면
잎 사이로
달빛을 금모래처럼 체질하고
바람 일면 맑은 노래 부르네.

- 사명대사의 '청송사'


소나무는 우리 민족에게 가장 친근한 나무 중의 하나다. 늘 푸르러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아 왔다. 예로부터 소나무는 지조와 절개, 꿋꿋한 기상에 비유하기도 했다.

소나무는 건축재뿐만 아니라 솔잎부터 뿌리까지 인간에게 유용하다. 건축재로는 경북 청송과 춘양지역의 춘양목이 길고 곧게 자라며 옹이가 적어 으뜸으로 친다. 솔잎은 진통효과가 있어서 약용으로 쓰이기도 하고 또한 향이 좋아 음식재료로도 좋다. 소나무 씨앗에서 기름을 짜기도 하고 송화 가루는 훌륭한 떡의 재료다. 또 수백 년 묵은 소나무의 뿌리에 흰 덩어리로 된 괴근을 백복령이라고 하는데 한약재로 쓰인다. 먹을 것이 없을 때는 소나무껍질 속을 벗겨 먹기도 했다.

소나무는 존재 그 자체만으로도 인간을 즐겁게 하니, 그 어떤 나무보다도 사랑을 듬뿍 받는 이유다. 정원수는 물론 방안에서 키우는 소나무는 분재 애호가들 사이에서 단연 최고의 인기를 누린다.

소나무분재는 주로 해송을 쓴다. 소나무 씨앗에서 소나무 분재가 되기까지 과정을 알아보자.

분재관리사 경력 7년인 정경환(23세) 씨가 모양을 내기 위해 소나무줄기에 철사를 감고 있다.
분재관리사 경력 7년인 정경환(23세) 씨가 모양을 내기 위해 소나무줄기에 철사를 감고 있다. ⓒ 윤형권
소나무씨앗을 심어 발아시킴(2월 경) → 5월 경 5cm 정도 자란 어린 소나무를 뽑아 뿌리를 자름('유아삽목'한다고 함) → 다시 땅에 심음 → 뿌리가 3~4개 정도 달린 우량 묘를 종이 또는 비닐로 된 포트에 심고 철사로 줄기를 감아 소나무의 모양을 만듦 → 10년 이상의 소나무를 분재에 심는다

소나무가 잘 자랄 수 있는 조건은 ▲통풍이 잘되는 곳 ▲햇볕이 잘 드는 곳 ▲습기가 많지 않은 곳이다. 빨래가 잘 건조되는 곳이면 좋다고 한다. 소나무가 잘 살 수 있는 곳이면 사람에게도 좋은 환경이라고 한다.

소나무는 마사흙과 같이 물이 잘 빠지는 흙이라야 하며 물주기는 여름에는 1일 1회, 겨울에는 4~7일 1회, 봄가을에는 2일 1회 정도 화분의 흙이 흠뻑 젖도록 준다.

소나무 잎의 관리는 6~7월경 잎 사이에 돋아나는 새순을 잘라 준다. 이렇게 하는 것은 '단엽'이라고 하는데 잎을 작게 키우려고 하는 것이다. 잎이 작아야 좋은 작품으로 알아준다.

소나무분재 중 좋은 작품으로 치는 기준은 ▲수령 ▲잎과 뿌리, 줄기 등 전체적인 모양 ▲건강상태(뿌리 부분에 흰곰팡이가 핀 것이 건강한 것임)이다.

소나무분재 중 특별한 것은 수백만 원을 호가하지만 보통 집에서 키우기에는 20년 정도 된 것이 무난하다. 수령이 20년 정도된 분재의 가격은 모양이나 건강상태 등에 따라 다르지만 10~30만원 정도면 살 수 있다.

단아한 기품이 서린 소나무. 옛 선비들이 늘 가까이에 둔 소나무의 멋을 시조와 사진으로 감상하시길 바란다.

해송
해송 ⓒ 윤형권
해송
해송 ⓒ 윤형권
해송
해송 ⓒ 윤형권
작지만 나이가 20년도 더 먹었다.
작지만 나이가 20년도 더 먹었다. ⓒ 윤형권
소나무의 뿌리를 볼 수 있는 작품이다.
소나무의 뿌리를 볼 수 있는 작품이다. ⓒ 윤형권

따뜻해지면 꽃이 피고, 날씨가 추우면 나무의 잎은 떨어지는데, 소나무여, 너는 어찌하여 눈이 오나 서리가 내리나 변함이 없는가? 그것으로 미루어 깊은 땅 속까지 뿌리가 곧게 뻗쳐 있음을 알겠노라.

-윤선도(1587-1671)의 오우가 중에서 '소나무'

덧붙이는 글 | 지료제공 : 한국분재유통(주) 대전시 유성구 구암동 042)823-5445
www.bonsaimall.co.kr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나무를 깎는다는 것은 마음을 다듬는 것"이라는 화두에 천칙하여 새로운 일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