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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는 독자가 참여해 완성해나가는 '팬 픽션(fan fiction)' 형식의 '함께 만드는 뉴스'를 선보입니다. '함께 만드는 뉴스'는 여러 다양한 의견이 나올 수 있는 주제나 사안에 대해 기자가 상황을 설명해주고, 이에 대해 독자들이 직접 주인공 또는 조언자의 입장에서 의견을 제시합니다. 이후 독자들이 남긴 의견을 반영하면서 최종적으로 기사를 완성하는 방식입니다. 그 네번째로 "임신으로 <뉴스데스크>에서 물러날 수도 있다"는 보도가 나온 MBC 김주하 앵커의 이야기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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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삭의 앵커, 상상만 해도 아름답다"

MBC 뉴스데스크 진행자인 엄기영·김주하 앵커(MBC 제공)
MBC 뉴스데스크 진행자인 엄기영·김주하 앵커(MBC 제공)

김주하 앵커님.

달콤한 휴가는 잘 보냈나요? 임신 중인 김 앵커의 '느닷없는' 휴가에 네티즌들은 요동쳤답니다. 올 여름 출산을 앞두고 김 앵커가 <뉴스데스크>에서 물러난다는 보도가 나왔거든요.

지난 해 가지 못해 묵혀뒀던 휴가를 뒤늦게 간 것일 뿐인데, 일부 언론은 후임 아나운서까지 점쳐주는 '과도한' 관심을 보였습니다. 가히 스타급 연예인의 인기입니다.

대한민국의 아나운서, 특히 여자 아나운서들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 지성과 미모를 겸비한 여성 아나운서에 대한 남성들의 지대한 관심은 말할 것도 없고, 뭇 여성들에게는 "예쁜데다 똑똑하다"며 질투와 동경의 대상이 되고 있지요.

특히 김 앵커는 '대학생들이 가장 닮고 싶은 인물 1위'에 오를 정도로 집중적인 관심의 대상입니다. 김 앵커의 결혼과 임신 등 뉴스가 이어지자 수많은 남성팬들은 쓰린 속을 소주로 달래기도 했습니다.

반면, 대한민국의 직장 여성들에게 김 앵커의 승승장구는 뿌듯함을 전해줬을 것입니다. 저 또한 김 앵커처럼 가정도 꾸리고, 아이도 낳고, 일터에서도 당당한 엄마가 되고 싶거든요.

하지만 김 앵커에 관한 기사에 네티즌들이 남긴 댓글을 보며 한숨이 절로 나왔습니다. 직장인으로서, 한 여성으로 인간답게 살고 싶다는 제 꿈을 이루기 위해 앞으로 헤쳐나가야 할 장벽이 만만치 않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임산부 여성 뉴스 앵커, 이거야 말로 최고의 출산장려책

김주하 MBC 앵커. 올 여름 출산 예정으로 알려져있는 김 앵커에 대해 배가 불러옴에 따라 <뉴스데스크> 앵커 자리에서 물러날 것이라는 보도가 흘러나오고 있다.
김주하 MBC 앵커. 올 여름 출산 예정으로 알려져있는 김 앵커에 대해 배가 불러옴에 따라 <뉴스데스크> 앵커 자리에서 물러날 것이라는 보도가 흘러나오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김 앵커가 임신 때문에 <뉴스데스크>에서 하차할지도 모른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일부 네티즌들은 "결혼한 여성 아나운서보다 미혼인 아나운서가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김주하 앵커, 괜찮았는데 임신해서 물러나는구나, 나중에 복귀는 힘들겠지? 여자는 결혼, 임신 때문에 꼭 태클이 걸린다"는 등 자조섞인 반응도 나왔습니다. 심지어 "여자의 임신은 바로 이런 것"이라고 일축해버린 네티즌도 있더군요.

직장 여성에게 임신은 그리도 높은 장벽인가요? 배가 부른 채 왜 <뉴스데스크> 앵커석에 앉으면 안되는 것인지, 김 앵커가 출산과 동시에 남성도 여성도 아닌 제3의 성, '아줌마'가 돼버리기 때문인가요?

남자 앵커들의 희끗한 새치와 눈가 주름은 연륜이고, 여자 앵커들의 그것은 '방송 금기 사항'인지 이해할 수 없네요. '어머니는 여자보다 강하다'는데, 뉴스 앵커 자리는 누구보다 '강한 여성'이 앉아야 하는 것 아닐까요?

저는 김 앵커님이 배가 부른 상태에서도 <뉴스데스크> 앵커석에 앉아있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또한 출산 후에도 <뉴스데스크>로 돌아올 것이라 믿습니다. 꼭 돌아와서 출산 여성도 직장에서 밀리지 않는다는 희망을 보여주세요. 저출산이 심각한 사회문제라고 강조하면서, 정작 모범을 보여야 할 '공영방송' MBC가 거꾸로 가는 모성보호 정책을 쓰는 것은 아니겠죠?

김 앵커도 한국의 바바라 월터스가 돼 보세요. 75세의 나이에도 100만 달러의 연봉을 받는 미국 최고의 인터뷰어처럼, 자글자글한 입가 주름을 훈장처럼 달고 시청자 앞에 나와주세요.

제 주위에는 만삭의 몸으로 베이징을 다녀온 선배 기자가 있고, 급한 마음에 아이를 데리고 취재원을 따라 제주도로 날아갔던 경험을 가진 '못 말리는' 선배 기자도 있답니다.

덧붙임 : 현행 모성보호법에 따르면, 여성의 임신과 출산 전후 1년간 과도한 업무를 할 경우 본인의 동의를 반드시 받도록 하고 있답니다. 산모와 아이의 건강을 위해 신체적, 정신적 스트레스를 피하시길.

당신이 <뉴스데스크> 책임자라면... 만약 당신이 MBC <뉴스데스크> 책임자라면, 배가 불러오는 여성 앵커를 계속 기용하시겠습니까? 임신한 여성 앵커의 뉴스 진행에 대해 네티즌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지요. 또한 출산 이후에도 컴백시키겠습니까? 아래 '독자의견' 란에 여러분의 의견을 적어주십시오. 이후 여러분의 의견과 추가취재 등을 바탕으로 이 기사를 완성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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