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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후 기자회견을 통해 브로커 윤상림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에 정면으로 대응하고 나선 최광식 차장이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23일 오후 기자회견을 통해 브로커 윤상림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에 정면으로 대응하고 나선 최광식 차장이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기사 대체 : 23일 오후 5시 40분]

기자회견은 완전 표적수사라는 전제하에서 '법조 브로커' 윤상림(54)씨와의 유착 의혹을 받고 있는 최광식(경찰청장 직무대리) 차장이 검찰 수사에 정면으로 맞대응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검-경 정면충돌'이 현실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최 차장은 23일 오후 기자회견을 자청해 "지금까지 나와 관련된 윤상림 사건 수사에서 나타난 '아니면 말고 식'의 무책임한 행태를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며 "법적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검찰수사에 대한 국가인권위원회 제소, 명예훼손성 기사에 대한 형사 고소와 민사상 손해배상청구를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경찰 흠집내기, 언제라도 검찰 출두"

최 차장이 이 같은 역공을 선택한 것은 경찰의 권위가 더 이상 실추돼선 안 된다는 조직 전체의 위기감 때문이다. 지금까지 의혹제기 수준의 검찰수사와 언론보도에 정면대응을 피해 왔지만, 계속 방치할 경우 조직 전체가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고 말 것이라는 게 경찰 내부의 분위기다.

특히 이번 사건은 검찰의 칼끝이 15만 경찰의 최고 수장을 정확히 겨냥하고 있기 때문에 위기감이 더 크다. 이런 위기감과 불만은 지난 21일 일어난, 고 강희도 경위 자살 사건으로 인해 더 깊어진 상황이다. 최 차장이 기자회견을 자청한 것도 개인보다 조직의 명예회복을 위해서라는 것.

최 차장은 또 오해를 풀기 위해 언제라도 검찰에 출두할 수 있다고 밝혔다. 검찰과의 정면대결을 피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이날 최 차장은 빠른 시일 내에 자신에 대한 조사 날짜를 잡아달라고 검찰에 요구했다.

최 차장은 "진실을 밝히기 위해 언제라도 검찰에 출석할 것"이라며 "검찰에서는 조속한 시일 내에 저를 상대로 직접 조사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 출석이 설령 경찰조직 전체의 자존심과 명예에 일시적으로 상처를 주는 한이 있더라도, 명명백백하게 진실이 밝혀짐으로써 고 강희도 경위의 원혼을 달래고 실추된 경찰의 명예를 조금이라도 회복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검찰, 근거 없이 의혹만으로 인권유린"

ⓒ 오마이뉴스 권우성
검찰에 대한 공정한 수사 요구도 빼놓지 않았다. 검찰이 의혹 수준의 근거 없는 혐의를 흘리며 '표적수사'를 하고 있다고 전제한 셈이다.

최 차장은 "지금부터라도 공정하고 투명하며, 정의로운 수사가 진행됐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고 밝혔다. 또 "다시는 근거도 없이 의혹만으로 개인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인권을 유린하는 불행한 일이 없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거취에 대해 고민한 사실도 밝혔다. 최 차장은 "검찰의 '윤상림 사건' 수사와 관련해 개인의 명예는 물론 경찰의 명예가 크게 손상됐다, 급기야 사랑하는 직원이 자결을 하는 상황에까지 이르게 돼 실로 참담한 심정"이라며 "몇 번이나 사퇴를 해야겠다는 생각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명쾌한 결론 없이 사퇴하는 것은 온갖 억측만 불러일으키고, 경찰조직의 혼란과 동요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경찰 흠집내기'에 결과적으로 이용당하는 꼴이 되고 말 것이기에 온갖 수모를 참아왔다"고 해명했다.

이날 오후 최 차장의 기자회견 소식이 알려지면서, 한때 경찰 내부에서는 '사퇴설'도 나돌았다. 일부에서는 청와대에 사표를 제출했다는 얘기가 있었지만, 최광하 경찰청 홍보관리과장은 "그런 사실이 없다"고 일축했다.

회견을 마친 최광식 차장이 자신의 집무실로 가기 위해 승강기를 타고 있다.
회견을 마친 최광식 차장이 자신의 집무실로 가기 위해 승강기를 타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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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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