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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월 6일 해산토굴에서 문학 강의중인 작가 한승원님
2006년 1월 6일 해산토굴에서 문학 강의중인 작가 한승원님 ⓒ 고병하
도착하니 한승원 작가님께서 "많이 추우시죠?"하시며 반겨주었습니다. "해산토굴은 양옆으로 좌청룡 우백호 모양으로 낮은 산들이 날개를 펼친 듯합니다. 그리고 집 뒤로는 산이, 집 앞으로는 바다가 있어서 배산임수의 형상을 취하고, 멀리서 보면 란(卵)형의 모양입니다. 즉 자궁의 형상이죠..." 설명이 계속되었습니다.

"문화관광부에서 해산토굴이라는 안내판을 설치해주었는데, 하루는 트럭을 몰고 온 남자가 새우젓을 파느냐고 묻습디다. 이 곳은 작가가 글을 쓰는 작가실이라고 했더니 불쾌한 표정을 짓고 갑디다. 그 때 아하! 해산토굴에 한승원을 가둬놓고 맛깔스럽게 익혀가는 것과 새우젓 장사가 굴속에 새우젓을 곰삭히는 것과 같구나~하는 생각이 듭디다."

2006년 1월 6일 해산토굴 앞 마당에서 작가와 기념촬영
2006년 1월 6일 해산토굴 앞 마당에서 작가와 기념촬영 ⓒ 고병하
한승원 작가님은 추운 날씨에도 쉼 없이 문학 강의를 하셨습니다. "문학은 말이 안 되는 소리를 말 되게 하는 것입니다. 소설가는 비유로 이야기를 합니다. 제 소설 <어머니>와 <앞산도 첩첩하고>는 비유덩어리입니다. 요즘 화두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 화두란 호랑이굴과 똑 같습니다. 호랑이 굴속으로 다람쥐나 개, 고양이가 들어가면 안나옵니다. 왜? 잡아먹으니까... 달마스님의 얼굴에는 수염이 많이 나 있습니다. 그런데 '달마스님의 얼굴에는 왜 수염이 없느냐?'라고 물으면 화두가 되는 것입니다. 화두란 잡동사니 같은 말을 다 잡아먹어 버립니다. 그렇게 말이 안 되는 소리로 도를 깨치는 것입니다.

2006년 1월 6일 해산토굴 앞 마당에서 강의에 몰두하고 있는 연수생들
2006년 1월 6일 해산토굴 앞 마당에서 강의에 몰두하고 있는 연수생들 ⓒ 고병하
2006년 1월 6일 장흥 여다지 앞바다
2006년 1월 6일 장흥 여다지 앞바다 ⓒ 고병하
해산토굴 마당이 추워서 근처 여다지회마을 식당으로 자리를 옮겨서 강의는 계속되었습니다. 해산은 한승원님의 호이고 토굴은 수도하는 곳을 옥, 당 대신에 겸허하게 말할 때 사용합니다.

또 동물심리학자와 식물심리학자 그리고 사람의 식물성, 광물성, 동물성의 소리에 대해서 강의를 한참을 하셨습니다. 순간 '아~ 캠코더를 가지고 올걸! 너무 아쉬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평소 문학에 관심이 많아서 늘 작가를 동경해 왔는데, 이번 연수로 좋은 기회를 갖게 되어서 너무 기뻤습니다.

덧붙이는 글 | 제 블로그(http://blog.naver.com/bhgoh)와 카페(http://cafe.naver.com/fraugoh.cafe)에 비슷한 내용이 실려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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