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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의 희망 브릭스> 겉표지
<한국경제의 희망 브릭스> 겉표지 ⓒ 월간조선사
"브릭스가 뭔지 아세요?"

한 취업 설명회에 왔던 강사가 물었던 질문이다. 브릭스(BRICs)는 브라질(Brazil)·러시아(Russia)·인도(India)·중국(China)의 영문 머리 글자를 딴 것이다. 그 강사는 '국내에서만 취업하겠다는 생각을 갖지 말고, 세계가 곧 나의 일터라는 생각을 갖고 구직하라'는 말을 했었다. 맞는 말이다. 좁은 땅, 그리 많지 않은 인구라는 점을 감안할 때, 젊은이들이 누벼야 하며, 돈을 끌어 갖고 와야 할 땅은 대한민국 땅에서 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되어야 한다.

과거 냉전 시대에는 미국, 소련을 중심으로 양 진영이 나누어 경쟁하면서 어떤 측면에서는 우리나라가 성장하기 좋은 여건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냉전 체제가 무너지고, 세계도 다원화 되어가면서 우리에게는 그 잠자고 있던 국가들이 깨어나면서 악몽이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그 중 대표적인 나라가 바로 중국이다! 한 강사가 이런 말을 했다.

"중국은 3만원짜리 전자렌지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30만원짜리를 만들어냅니다. 그렇다고 중국 것이 극심하게 성능이 떨어지냐? 그렇지 않다는 거죠. 어떻게 할 것입니까?"

좀 과장하는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그만큼 잠자던 거인 중국이 경제에서도 언제든지 펼칠 수 있는 인해전술을 들고 나오면서 우리나라 기업들을 점차 긴장시키고 있다는 점만큼은 분명한 사실인 듯 했다. 사회 수준이 높아지면서 더 이상 가격 경쟁으로 해외에서 버틸 수 없고, 그렇다고 한정된 인원이 사는 대한민국 땅에서 이미 세계적 기업으로 커버린 기업들이 이익을 다툰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어떻게 보면 <한국 경제의 희망 브릭스>라는 책은 이런 우리나라 경제의 암울함을 희망으로 바꿀 수 있는 법을 말해주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우리에게 가장 위협적인 국가이면서도, 방대한 영토,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사람들로 인해 매력적인 시장이기도 한 중국을 비롯해 러시아, 인도, 브라질 등이 우리 경제의 희망이라고 말하고 있다.

책의 내용은 그렇게 복잡하지 않다. 어째서 이들 국가를 희망으로 여겨야 하는지와 각 국가 상황과 우리가 어떻게 공략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 다소 딱딱한 어투로 다루고 있다. 심하게 말하자면 그게 다다.

그러나 우리는 그걸 결코 무시할 수 없다. 1992년 우리나라 수출 대상국 중 19위였던 중국이 2004년에는 1위로 올라섰으며, 1992년 당시 50위로 그 순위가 한참 뒤에 있던 러시아도 23위로 무려 두 배가 넘는 숫자를 기록하며 올라왔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앞으로 이들 나라가 우리에게 얼마나 중요한 수출 대상국이 될지는 자명한 일이다.

특히, 앞서도 누누이 말했듯, 내수 시장보다는 수출 시장에 생사를 걸 수밖에 없는 우리나라 산업 구조상 이들의 존재는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그러나 정작 이런 나라들에 대해 잘 알고자 하는 노력은 있어왔던가? 중국, 중국 하다 보니 중국어를 배우는 인구는 늘었지만, 정작 중국을 잘 알고 있는 이는 별로 없다. 단지 언어를 배우는 것만으로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인가.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건 언어가 아닌 그들 문화와 경제 상황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힘이다.

사실 <한국 경제의 희망 브릭스>가 그 나라를 아는데 커다란 도움을 준다고 자부하지는 못하겠다. 그러나 적어도 그저 막연히 브릭스가 중요하지라고만 생각했던 이들에게 그 나라의 중요성을 보다 명확히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 본다. 책 표지에 적혀 있는 질문에 대답해야 할 것은 사실 책 속의 저자들이 아닌 바로 우리들이다.

'브릭스, 우리 경제의 위협인가? 기회인가?'

덧붙이는 글 | 브릭스가 향후 우리 경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점을 부인할 수 없기에 읽어 두어 나쁠 것은 없다고 봅니다. 좀 지루하긴 하지만요.


한국경제의 희망 BRICs

한국무역협회 무역연구소 엮음, 월간조선사(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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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넓게 보고 싶어 시민기자 활동 하고 있습니다. 영화와 여행 책 등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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