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꽃이 되고 싶어 하는구나.
꽃이라 불리고 싶어 하는구나.
얼마나 꽃이 그리웠으면
물방울의 네가 솜이불처럼 부풀어
상사화처럼 낙화(落花)의 몸짓할까.
꽃 이파리 없다고 꽃이 아니랴.
꽃 이파리 피지 않았다고 꽃이 아니랴.
꽃향기 없다고 꽃이 아니랴.
꽃 색깔 없다고 나비오지 않으랴.
꽃샘 속에 꿀물 없다고 벌 오지 않으랴.
세상 색깔 다 섞으면 흰색이 되거늘,
그래서 흰색이 색중에 왕인 것을,
북풍한설 몰아칠 때,
무지개 색 가진 것들
다 죽고, 시들고, 져서
가지 끝에 빈 꽃가지만 남을 때에야
색의 왕이 납시거늘,
나비 천사와 더불어
바람 천사와 춤추며
가지 끝의 빈 꽃자리에 살짝 앉거늘,
아무도 모르게 아주 살짝 앉아서
꽃의 왕이 온 줄 모르고
그저 흰눈이 내렸구나 하니
몰라도 너무 몰라준다고
눈물을 흘리는구나.
2005년 12월 15일 아침에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