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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최근 KBS가 드라마-예능 부문의 인기에 힘입어 시청률 선두를 독식하고 있는 반면, MBC가 잇단 악재로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전례없는 지상파 방송사간의 시청률 양극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시청률 및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TNS 미디어 리서치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주 지상파 방송사 주간 시청률에서 KBS 프로그램이 '톱 10'중 8개를 독점하는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다. 그러나 MBC는 드라마와 예능, 시사 프로그램을 통틀어 또다시 20위권에 단 하나의 프로그램도 올려놓지 못하는 극심한 부진을 계속했다.

KBS, 세대공감의 힘? 예능 프로그램 독주 돋보여

ⓒ KBS
KBS의 독주는, 역시 드라마-예능 부문으로 다양한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대중성을 내세운 점이 돋보인다. 시청률 30퍼센트를 넘기며 종합 1, 2위를 굳건하게 고수하고 있는 드라마 <슬픔이여 안녕>과 <별난 여자 별난 남자>가 가족 드라마의 강점을 내세워 중장년층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고 있다면, 최근 예능 프로그램들의 선전은 시청률 경쟁의 허리를 든든하게 받치고 있다.

최근 연예인의 신변잡기나 말장난 위주의 과장된 개그로 웃음을 유발하는 오락 프로그램이 시들해지면서 대중성과 공익성의 조화, 다양한 세대에게 보편적 공감대와 따뜻한 감동을 유발할 수 있는 예능 프로그램에 대한 갈증이 커지고 있다.

순수 코미디 프로그램인 <개그콘서트> 정도를 제외하고, 현재 KBS의 주축 예능 프로그램이라 할 만한 <해피투게더-프렌즈> <비타민> <스펀지> <상상플러스-세대공감 올드 앤 뉴> 같은 프로그램들은, 예능 프로 본연의 오락적 기능 위에, 각각 유용한 정보와 생활 상식, 복고적 감성의 휴머니티를 자극하는 특화된 컨셉으로 많은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끌어내고 있다.

유행어나 트렌드에 의존하는 말초적인 웃음의 오락 프로와는 달리, 중장년층 이상이 봐도 부담스럽지 않고, 젊은 세대가 봐도 촌스럽지 않은 무난한 웃음이 KBS 예능 프로그램의 보편적인 성공 요인이라 할수 있다.

<하늘이시여>
<하늘이시여> ⓒ SBS
SBS 드라마의 자존심, MBC 자포자기?

전반적으로 KBS의 독주체제가 견고해서 경쟁에서는 한발 밀려나 있지만, 꾸준히 SBS의 자존심을 지켜주는 부문은 역시 드라마 시장이다. 주말 버라이어티 예능 프로그램인 <일요일이 좋다> 정도를 제외하고, SBS 프로그램 중에서 순위권 안에 경쟁력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은 모두 드라마 장르다.

대규모 물량이 투입된 대작 드라마나, 화려한 영상미를 앞세운 트렌디 드라마에 강점을 보여왔던 SBS는, 현재 눈에 띄는 '대박' 흥행작은 없지만, 주력 드라마 중에서 특별히 동시간대 라이벌들과의 경쟁에 밀리는 작품없이 고루 지지를 얻고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

주말극 <하늘이시여>가 스타작가 임성한의 파워와 동시간대 이렇다할 경쟁작이 없다는 이점에 힘입어 선전하고 있다. <백만장자와 결혼하기> <사랑은 기적이 필요해> <서동요> 같은 작품들 역시 화려하지는 않지만 꾸준한 시청률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한편, 드라마-예능 부문의 잇단 실패와 '황우석 파동'으로 시사 프로그램 전반까지 마비되는 결정타를 맞은 MBC는 사실상 연말까지는 이렇다할 대안없이 백기를 든 상태. 스타 MC들을 투입하며 시청률 회복에 안간힘을 썼던 <강력추천 토요일> <일요일 일요일밤에> 같은 주력 예능 프로그램들이 철저하게 외면받고 있고, 기대를 모았던 대작 드라마 <신돈>은 여전히 10퍼센트 초반의 시청률에서 답보상태다.

여기에 <별순검> <맨발의 청춘> 같이 사전 충분한 준비없이 시작한 드라마들의 실패로 조기종영이 반복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고, 이런 상황은 후속 제작 드라마의 기획 일정에도 부담을 미쳐서 매일같이 검증이 불분명한 급조된 아이템들으로 '주먹구구식 편성'이라는 비난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 PD수첩> 사태로 방송사의 존립 근거마저 위협받을 정도로 시련의 계절을 보내고 있는 MBC로서는, 초심으로 돌아가 방만했던 운영을 재점검하고 시청자의 비판에 겸허하게 귀를 기울이는 자세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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