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웃는 얼굴 다정해도, 믿을 수 없다더니…."

8일 국회 브리핑룸을 찾은 유종필 민주당 대변인의 말이다. 유 대변인은 정세균 열린우리당 의장의 '광주 발언'에 대해 "옛날 한 식구였는데 느닷없이 이럴 수 있냐"며 이같은 불만을 터뜨렸다.

전날(7일) 정 의장은 옛 전남도청에서 열린 아시아문화의전당 착공식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한화갑 민주당 대표가 보수단체인 '뉴라이트 전국연합' 창립대회에 참석한 것을 두고 "호남정신을 배신한 행위"라고 비난했다.

정 의장은 아울러 "민주당 한 의원은 한나라당과 연대해야 한다는 말을 했다는데 이는 호남정신을 왜곡하고 5·18정신을 배신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당장 논평을 내고 "5.18 학살세력인 한나라당에게 권력을 다 주겠다며 동거정부 구성을 제안했던 사람들이 누구인데 그런 억지 주장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민주당을 중상모략하는 적반하장의 억지주장"이라고 역공을 취했다.

유종필 "옛날 한 식구였는데 느닷없이 이럴 수가"

요즘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사이에는 '통합 샅바싸움'이 진행되는 느낌이다. 열린우리당에선 염동연 의원이, 민주당에선 최근 입당한 박주선 전 의원이 '통합론'에 불을 지피더니 어느새 '5·18 정신'을 내세워 정체성 공세를 벌이고 있다.

열린우리당 의원 절반 이상이 민주당 통합에 동의할 정도로 통합론은 너른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몇몇 의원들은 아예 공개적으로 주장했지만 최근에 잠잠하다. 지도부는 '자강(自强)이 우선'이라며 의원들의 입단속을 주문했다. 민주당을 향한 무분별한 구애는 되레 역효과를 낸다는 계산이다.

정세균 의장은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통합) 안 한다고 하지 않나"라며 "외부로 눈 돌릴 상황이 아니다, 우선 집토끼 먼저 잡고 다른 방안을 연구해봐야 한다"라고 여운을 남겼다.

한 핵심관계자는 "요즘 민주당 상황이 심상치 않다"며 "우리와 관계 없이 내부가 폭발 직전이다, 우리가 이런저런 이야기하는 게 오히려 도움이 안된다"라고 귀띔했다. 이런 상황에서 열린우리당이 먼저 칼을 뽑는 것은 민주당에 갑옷을 입혀주는 꼴이라는 얘기다.

실제로 박주선 전 의원은 복당 기자회견에서 "민주당도 창조적 파괴를 할 수 있다"며 통합을 위한 '제3당'을 언급해 한화갑 대표의 심기를 건드렸다. 김효석 정책위의장 등도 중도개혁세력의 대통합을 내세우며 통합론에 동조해왔다.

또한 열린우리당 입장에선 추미애 전 의원의 행보도 관심사다. 추 전 의원은 여전히 민주당 당적을 유지하고는 있지만 민주당과는 일정한 거리를 유지해왔다. 작년 추 전 의원의 입각을 주선한 인물이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민주당은 불쾌해하는 속내다.

호남과 DJ에 '선물 보따리' 풀어놓으며 직접 말 거는 여권

열린우리당은 이탈된 호남 민심과 냉랭해진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직접 소통'을 추진하며 민주당을 압박하고 있다.

광주에서 열린 아시아문화의전당 착공식에 참석한 노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는 ▲호남고속철도 조기착공 ▲광주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 ▲서남해안관광도시 개발 등을 언급하며 '선물 보따리'를 풀어놓았다.

정동영 장관에 이어 노 대통령이 김 전 대통령에게 직접 전화해 방북특사를 제안했고, 노벨평화상 수상 5주년 축하메시지도 전달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