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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초등학교에서 과학실험을 하는 도중에 폭발 사고가 일어나 우리의 소중한 아이들이 화상을 입고 다쳤다는 기사를 읽었다.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어서 몇 글자 적어본다.

21세기 과학기술 강국을 이루고 2만 달러 시대를 과학기술에서 찾으려는 우리나라 현실에 있어서 어린 시절 과학기술에 대한 호기심을 갖게 하고 창의력 있는 과학실험에 대한 충족은 우리의 밝은 미래를 위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 우리나라 초등학교의 과학기술 환경이 얼마나 열악한지 지나온 경험을 통해 말하고자 한다. 나는 현재 가까운 초등학교의 운영위원을 맡고 있다.

우선 과학실의 현대화와 충분한 실험기자재 확보, 지속적인 활용 방안 등이다. 운영위원이 되어서 학교를 방문하자 교장선생님께서 과학실부터 보여 주셨다. 30년 전 내가 초등학교 다닐 때와 달랐던 것은 책상과 의자가 조금 좋아졌던 것뿐이었다. 그저 플라스크나 비이커 들만 실험장에 가득 하였지, 시약이나 다른 기자재 등은 눈에 띄지 않았다.

그 뒤 이런 저런 방법으로 학교에 과학실험 기자재와 운영비를 지원해 오고 있지만 지속적이고 충분한 지원책이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교육인적자원부에서 과학실 현대화를 위해 매년 200억 원 가량의 예산을 집행하고 있지만 전국 초중고 1만여 개를 대상으로 하면 학교당 평균 200만 원정도의 예산 밖에 되지 않는다.

학교 운영예산에도 과학실을 위한 예산이 계상되지만 전인교육을 강조하다 보니 환경부, 체육부, 문예부등 각 부문별로 예산을 책정하다 보면 균등한 예산 책정을 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국가 예산을 좀 더 과학교육을 위해 투자해야 할 것이다. 과학교육은 과학기술백년지대계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과학교육을 위한 인력을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다. 실험을 하려면 사전에 준비를 많이 해야 하고 안전문제도 있어서 대부분 선생님들이 이론 중심으로 과학시간을 진행한다. 그러므로 과학실험을 담당하는 전문 인력을 확보해 학교 내 과학시간을 실험 중심으로 활성화시켜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대학생의 교양과정 학점 제도를 이용할 수도 있고, 현재 매년 5천여 명씩 배출되는 이공계 박사인력을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초등학교는 대학생들의 교양학점을 이용하고, 중고등학교는 석박사 인력을 활용하면 좀더 활성화 되고, 심도있는 과학실험 시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여건을 만들어 우리 선생님들이 안심하고 언제나 기꺼이 과학실험 시간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런 환경을 조성해 향후 언론을 통해 이런 안타까운 이야기들이 다시는 전해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약 5년 전 한국을 방문한 노벨상 수상 석학들이 과학에 대한 호기심은 8세에서 14세 사이에 갖추어진다고 했다. 위와 같은 여건들을 갖추어 이 시기에 더 많은 우리의 아이들이 과학기술에 대한 호기심을 갖게 하고, 이들이 향후 과학기술을 중심으로 하는 선진 한국의 초석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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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학재단은 우리나라 기초연구지원의 산역사라 할 수 있으며 이 곳에서 기초연구와 관련된 많은 자료들이 기사화 될 수 있습니다. 또한 본인은 사단법인 과학교육진흥회의 이사장을 맡고 있어서 과학기술중심 사회의 과학기술과 사회의 연계라는 부문에 관련된 기사를 쓰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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