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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재정경제부에 대한 국회 재경위의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채택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불출석한 가운데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 관계자들이 증언하고 있다.
5일 재정경제부에 대한 국회 재경위의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채택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불출석한 가운데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 관계자들이 증언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5일 재정경제부에 대한 국회 재경위의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5일 재정경제부에 대한 국회 재경위의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2신 보강 : 5일 오후 7시 30분]

'대타' 나선 윤종용 "이건희 회장, 도의적 차원에서 사재출연"


"이건희 회장이 삼성자동차 부채 처리와 관련 합의서를 이행하지 않는 것은 국민적 사기다" (심상정 민주노동당 의원)

"채권단과 맺은 합의서는 법적 문제가 있다, 따라서 이회장에게 법적 책임이 없다."(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

5일 국회 재정경제위 재정경제부 국정감사장에서는 삼성차 부채 처리와 관련 여야 의원들과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 간의 설전이 이어졌다.

이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대신 증인으로 출석한 윤종용 부회장이 삼성차 부채 처리와 관련, 삼성계열사와 이건희 회장에게 법적인 책임이 없다고 강조하자 이에 대한 의원들의 집중적인 질타가 쏟아졌다.

윤 부회장은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채권단과 합의서를 맺은 것은 채권단의 강압에 의한 것"이라며 "합의서 자체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삼성차 빚에 대해 (삼성계열사와 이건희 회장의) 법적인 책임이 없다"고 밝혔다.

"이건희회장 사재출연 도의적 책임 다한 셈"

이에 대해 여야 의원들은 "애초부터 삼성차 빚을 갚을 의향이 없었던 것이 아니었냐"고 추궁했다. 그러나 윤 부회장은 "이건희 회장이 삼성생명 주식 400만주 사재출연 한 것으로 도의적 책임을 다 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가장 먼저 질의에 나선 최경환 한나라당 의원은 "연말까지 삼성생명이 상장되지 않아 삼성차 채권회수가 되지 않으면 삼성전자 등 계열사가 이를 책임질 수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윤 부회장은 "합의서 자체에 법적 문제가 있고 채권단과 서로 타결점을 찾지 못했다"며 "법적 책임보다는 잘 협의해서 합리적으로 해결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차 부채와 관련 법적 책임이 없다는 윤 부회장의 의견에 대해 의원들의 집중적인 추궁이 이어졌다.

박영선 열린우리당 의원은 "2005년 반기보고서에서 삼성차 부채를 우발채무로 인식하고 있다"며 "따라서 삼성차 부채는 삼성그룹과 계열사들이 갚아야 할 채무"라고 지적했다.

최도석 삼성전자 사장은 이에 대해 "삼성전자 등 삼성계열사는 상법상 유한책임으로 법적인 책임이 없다"고 밝혔다.

심상정 "삼성차 빚 안갚는 것은 국민적 사기"

5일 재정경제부에 대한 국회 재경위의 국정감사에서 심상정 민주노동당 의원이 삼성자동차 채권회수와 관련해 증인 신문을 하고 있다.
5일 재정경제부에 대한 국회 재경위의 국정감사에서 심상정 민주노동당 의원이 삼성자동차 채권회수와 관련해 증인 신문을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심상정 민주노동당 의원은 "그렇다면 이건희 회장이 사재출연을 하겠다고 해서 채권단과 합의서가 만들어졌는데 이를 이행하지 않는 이유가 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윤 부회장은 "합의서를 이행하지 않는 게 아니라 전문가들이 당시 계약서에 법적인 문제가 많다고 지적해 그렇게 된 것"이라고 피해갔다.

곧바로 심 의원이 "합의서를 이행하지 않는 것은 국민적 사기다, 지금이라도 삼성이 책임을 질 의향이 없냐"고 재차 묻자 윤 부회장은 "국민정서법으로 얘기한다면 할말이 없지만 이건희 회장이 사재출연한으로 도의적 책임을 다 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맞섰다.

심 의원은 "결국 이건희 회장의 독단적인 결정으로 삼성차 사업을 시작했고 결과적으로 삼성차의 부도사태를 불러왔다"고 지적했다. 윤 부회장은 이에 대해서도 "이 회장의 독단적 결정이 아니라 여러 과정을 거쳤다"며 "뜻밖에 IMF 사태를 맞으면서 많은 기업이 무너졌고, 삼성차도 그 중 하나"라고 말했다.

박영선 "애초부터 빚 갚을 생각이 없었다"

5일 재정경제부에 대한 국회 재경위의 국정감사에서 박영선 열린우리당 의원이 삼성자동차 채권회수와 관련해 증인 신문을 하고 있다.
5일 재정경제부에 대한 국회 재경위의 국정감사에서 박영선 열린우리당 의원이 삼성자동차 채권회수와 관련해 증인 신문을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윤 부회장이 거듭해서 삼성차 부채와 관련 법적인 책임이 없다고 강조하자 일부 의원들은 애초부터 빚을 갚을 생각이 없었던 게 아니냐고 꼬집었다.

박영선 의원은 "예보의 '삼성 보고서'에 따르면 예보가 부채 처리와 관련해 삼성에 4차례 제안을 했지만 삼성이 모두 거절했다"며 "과연 삼성에서 빚을 갚을 생각이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김양수 의원도 "삼성은 채권단과 1999년 8월에 합의서를 맺은 뒤 4개월만에 합의서 이행을 거절했다"며 "삼성은 애초부터 삼성차 부채를 갚을 생각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금융산업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과 관련해서 윤 부회장은 "대답하기 곤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1신 : 5일 오후 2시 45분]

이건희 회장 "저에게 질의할 것은 다른 임원이 성실하게..."
5일 국회 재경위 국정감사에 증인 불출석 사유서 보내


5일 재정경제부에 대한 국회 재경위의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채택된 인사들의 명패가 국감장 한켠에 놓여 있다. 삼성자동차 채권회수와 관련해 증인으로 채택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신병치료차 해외체류중인 점을 이유로 출석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경위에 통지했다.
5일 재정경제부에 대한 국회 재경위의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채택된 인사들의 명패가 국감장 한켠에 놓여 있다. 삼성자동차 채권회수와 관련해 증인으로 채택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신병치료차 해외체류중인 점을 이유로 출석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경위에 통지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저에게 질의하시고자 하는 사항에 대하여 증인으로 채택된 다른 임원들에게 질문해 주신다면, 성실하게 답변 드리도록 위 임원들에게 당부해 두었습니다."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말이다.

5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의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된 이건희 회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 보낸 불출석 사유서에서 "지난 9월 1일 폐암과 관련된 이상 징후가 발견돼, 현재 미국 텍사스주 MD 엔더슨 암센타에서 정밀검사를 받기 위해 체류중"이라며 "최종 검사결과 나오기까지 상당 시일이 필요해 국회 출석이 어렵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이어 "국회 재경위에서 저와 다른 임원 등을 증인으로 채택하신 것으로 들었다"면서 "임원들이 사실관계를 더욱 소상하게 파악하고 있으며, 질의 내용에 대해 성실하게 답변하도록 당부해 두었다"고 전했다.

이날 공개된 불출석 사유서에는 이 회장이 지난 99년 폐암이 발생해, MD앤더슨 암센터에서 2000년 초순까지 치료를 받았고, 그 이후 암의 재발 여부 등을 살피기 위해 정기 검진을 받아왔던 것으로 나타나 있다.

이어 이 회장은 지난 9월 1일부터 이틀동안 삼성 서울병원에서 정기검진을 받았고, 폐암과 관련된 것으로 의심되는 이상 징후 등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후 MD 앤더슨 암센터에서 현재 폐암 재발 여부 등의 정밀검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최종 검사결과가 나오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필요하다는 담당 의료진의 설명도 덧붙였다.

한편, 이날 오후 2시30분부터 경기도 과천 정부종합청사에서 열릴 국회 재경위의 재정경제부 국정감사 증인에는 삼성전자 윤종용 부회장을 비롯해 최도석 사장, 배정충 삼성생명 사장 등이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다음은 이건희 회장이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에 보낸 불출석 사유서 전문

불출석 사유서

대한민국 국회 재정경제위원장 귀하

연일 계속되는 격무에 불구하고 국사를 위하여 노고를 아끼지 않으시는 위원장님과 위원님들에게 깊은 경의를 표합니다. 저는 삼성전자주식회사의 대표이사 이건희입니다.

저는 귀 위원회가 저를 국정감사의 증인으로 채택하였고, 2005년 10월 5일(수) 14:00 경기도 과천시 중앙동 정부과천청사 1동에 소재한 재정경제부 7층 대회의실로 출석하여 달라는 내용의 출석요구서가 송달되었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저에게는 다음과 같은 부득이한 사유가 있어, 위 일시에 귀 위원회의 국정감사장에 출석할 수 없는 사실을 신고 드리오니 너그럽게 양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1999년 하순경 폐에 암이 발병하여 미국 텍사스주의 휴스턴시에 있는 MD앤더슨 암센타에서 2000년 초순경까지 치료를 받은 사실이 있습니다. 그 결과 발병되었던 폐암은 일단 치유되었다는 진단을 받았으나, 암이 동일부위에 재발하거나 다른 부위로 전이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하여, 이후 암의 재발 여부 등을 살피기 위하여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아왔습니다.

그 일환으로 저는 금년 9월 1일부터 이틀간 삼성서울병원에서 정기건강검진을 받았습니다. 그 검진결과 의료진으로부터 이전에 치료하였던 폐암과 관련된 것으로 의심되는 이상 징후 등이 발견되었으므로 좀 더 정밀하게 전문적 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더욱 정밀한 진단을 받기 위하여 9월 4일 출국하여, 과거 폐암 치료를 받았던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시의 MD앤더슨 암센타에서 암 재발여부 등의 정밀검사를 받기 위하여 미국에 체류하고 있습니다.

이 곳에서의 정밀검사를 빨리 마치고 건강한 상태로 귀국할 수 있게 된다면 바람직하겠으나, MD앤더슨 암센타에서 계속적으로 폐암재발 여부 등의 정밀 검사가 진행되고 있고, 담당 의료진에 의하면 최종 검사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아직도 상당한 시일이 필요하다고 하므로, 귀 위원회의 출석요구일까지 귀국하는 것이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사료됩니다.

한편 귀 위원회는 저 외에도 저희 회사의 다른 임원 등을 증인으로 채택하신 것으로 들었습니다. 귀 위원회에서 저를 상대로 확인하시고자 하는 내용에 대하여는 증인으로 채택된 다른 임원들이 그 사실관계를 더욱 소상하게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에게 질의하시고자 하는 사항에 대하여 증인으로 채택된 다른 임원들에게 질문해 주신다면, 성실하게 답변 드리도록 위 임원들에게 당부해 두었습니다.

위와 같은 사유로 지정된 일시에 귀 위원회에 출석할 수 없게 된 부득이한 사정을 신고 드리오니 너그럽게 혜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2005년 10월 4일
삼성전자주식회사 대표이사 이 건 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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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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