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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족관 속의 전어
수족관 속의 전어 ⓒ 해남군청 황대형 제공
가을 전어(錢魚)

나를 돈이라 부르네.
내가 지폐 닮았는가,
은화처럼 빛나는 동전 닮았는가,

은빛 나는 비늘 덮어쓴 나를
은화 동전 같은 비늘 뒤집어썼다고,
아니면 내 모습이 옛날 돈 닮아서
전어(錢魚)라 하였는가,

도대체 내가 얼마짜리 화폐인가.
둥글넓적한 모양이
백 원짜리 아니면 오백 원짜리 동전 같고
머리부터 꼬리까지 빳빳한 모양이
골동품 같은 옛날 돈 같은데
조폐공사 도장이 없는 걸 보면
돈 같은 기념주화가 아닐까.

들물 때 어부들이
후리 그물로 바닷가를 싹 쓸어 내면
은빛 나는 물고기들이 동전처럼 쏟아지니
백 원 동전 가득 찬 저금통에서 쏟아지는 동전 같아
흔해빠진 물고기라고 전어라 했나.

짜디 짠 바닷물 속에서
작고 하얀 금(金) 물만 먹고 살아서인지
아예 돈(金) 맛으로 양념되어
날로 먹어도 맛있고
구워먹으면 더 맛있는데,

연근해에 그 흔한 동전 같은 물고기가
명품 기념주화가 되어 금값으로 오르니
맛도 금 맛이 아닌가.

금 맛에 금값이라는 소문 듣고
바다에서 헤엄치던 은비늘 돈들이
술상위로 올라와
그물코에 걸린 고기 털듯
한상 가득 은빛 동전을 털어 내고 있다.

좌우간 돈 없으면 못 먹는 가을 전어
돈 놓고 돈 먹는 맛
횟집 아저씨의 칼솜씨가 야바위꾼의 손끝처럼
동전이 전어 되었다가
전어가 동전 되었다가
담아내온 접시 위에 동전은 어디가고
갯벌 냄새 싱싱한 바다물이 넘실댄다.


ⓒ 해남군청 황대형 제공
강진군에서 오는 10월 1일 '망호항 전어축제'가 도암면 망호항에서 열린다는 소식이다. 강진만 풍어제와 함께 열리는 전어축제는 강진만에서 어업 활동을 하고 있는 어민들의 풍어와 마을의 평안, 그리고 해상의 안전을 기원하는 전통 민속행사이다.

최근 강진만과 서남해 연안 일대는 전어 잡이가 제철을 맞았으나 어획량이 줄어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는 등 전어는 잡히지 않는 반면, 작년 전어축제 이후 수요는 크게 늘어 가격이 해마다 오르고 있다고.

이 시기 전어는 겨울을 나기 위해 몸에 기름기를 많이 축적해 지방함량도가 6%로 가장 많을 때. 특히 갯벌이 좋고 청정지역인 강진만에서 잡힌 전어는 그 맛이 일품으로 많은 미식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어종이다. 또한, 전어축제가 열린 행사장과 연접하여 다산초당, 백련사, 만덕호가 있어 먹거리와 더불어 가을 정취도 맛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강진만 풍어제와 더불어 국악인초청 판소리공연, 품바공연, 초청가수공연 등 다채로운 행사도 펼쳐진다. 강진만풍어제추진위원회는 '전어축제' 기간 동안 충분한 물량을 확보하고 도매가격(kg 당 1만5천원) 수준으로 공급하여 사라져가는 전래 고유 민속행사인 풍어제를 계승 발전시켜, 강진군민 화합의 한마당 잔치로 치르기로 했다. 전어는 8월 중순부터 10월 초순이 제철이며, 신기어촌계 내에는 10여척의 전어 잡이 어선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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