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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파수 미확보로 미사일 기능을 상실할 위기에 놓인 F-15K
주파수 미확보로 미사일 기능을 상실할 위기에 놓인 F-15K ⓒ 국방부 홈페이지
고성능 전투기라고 알려진 F-15K 전투기가 우리나라에서는 미사일 한방 쏘지 못하고 비행쇼나 하게 생겼다. 국방부가 차기전투기(FX)사업으로 2008년까지 도입하기로 한 F-15K 전투기가 미사일 주파수를 확보하지 못해 핵심 전투능력을 상실하게 생겼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공군은 올 2월초 합동참모본부를 통해 정보통신부에 F-15K와 이 기종에 장착되는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 ‘SLAM-ER’을 연결하기 위한 테이트링크용 주파수 허용을 요청했다. 그러나 정보통신부는 공군의 요청한 주파수는 이미 이동통신 PCS와 IMT2000이 점유하고 있어 ‘사용불가’를 공식 통보했다.

미사일 주파수는 미사일의 목표물 설정, 조준, 조종을 하는데 있어 신경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으로 주파수가 없으면 미사일 통제가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표적에 관한 정보 파악도 곤란해져, 미사일 한방 쏘지 못하는 F-15K 전투기 40여 대를 들여오는데 국민세금 5조4천억원만 날리게 생겼다. 더군다나 국방부는 얼마전 제2차 FX사업을 발표, 2009년부터 F-15K 전투기 40대를 또다시 도입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어제(22일) 국방부 국정감사에서 이 문제에 관한 열린우리당의 김명자 의원의 질문에 국방부측은 주파수 미확보 사실은 인정하기도 했다. 한편 국방부는 지난 7월 열린 제6차 한미사업관리회의에서 주파수 변경 가능성 및 소요비용 등을 협의, F-15K 제작사인 미 보잉사는 주파수 변경 시 일부 소프트웨어 개조 및 비행시험 등이 필요하며 소요기간은 1년, 비용은 약 100만 달러가 추가 소용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F-15K는 미사일 주파수 확보 실패 문제뿐만 아니라 랜딩기어 오작동 문제로 말썽을 부리기도 했다. 지난 8월22일 시험비행에 나섰던 F-15K가 이륙 직후 미끄럼방지 브레이크의 문제점을 알리는 지시등에 불이 켜져 착륙을 시도한 일이 발생했다.

미사일 능력마저 상실할 위기에 처한 F-15K는 도입이 결정되기 전부터 많은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한반도 지형에 어울리지 않다고 이미 판명난 F-15K를 부시 미 대통령이 구매압력을 가하자 우리 정부가 거부할 것을 바라는 국민들의 염원을 담은 패러디가 인터넷상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는 등 F-15K 국민의 환영을 전혀 받지 못한 실정이다.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의 공동길 평화군축팀장은 “F-15K는 랜딩기어 문제를 비롯해 이번에는 주파수 미확보 문제까지 일으켰다”면서 “국방부는 애초 선정 시기때부터 문제가 발생한다면 도입계획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며 계속 문제를 일으키는 F-15K 도입계획을 중단하고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동길 평화군축팀장은 F-15K뿐만 아니라 패트리어트 미사일 도입도 문제가 많다면서 국방부의 FX계획의 전면재검토를 요구했다.

그에 따르면, 패트리어트 미사일은 지난 91년 걸프전에 실전배치됐으나 당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해 92년 열린 미 의회 상원군사위에서 ‘실패한 무기체계’로 결론내린 바 있다. 국방부 내부에서조차 패트리어트 미사일의 성능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존재하며 패트리어트 미사일은 우리나라 지형조건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무기체계라는 의견이 다수다.

공동길 평화군축팀장은 “미사일 방어망으로 들어오는 패트리어트 미사일은 공격 미사일에 반응하기 전에 이미 북의 미사일이 떨어지기 때문에 효용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국방부에서는 패트리어트 미사일이 미사일방어가 아니라 대공방어로 쓰일 수 있다고 하지만 국방부는 2008년까지 한국형 중거리 방공미사일을 개발할 계획을 가지고 있어 총 1조원이 넘는 패트리어트 미사일 도입은 중복투자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F-15K를 둘러싸고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는 이 시점에서 다시한번 국방개혁안 전면 수정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국방부는 F-15K, 패트리어트 미사일, 이지스함 도입뿐만 아니라 유사시 북한군 장사정포를 제거하기 위한 통합정밀직격탄(JDAM) 900여 발을 도입하기로 했다.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최신예전투기에 JDAM를 장착하면, 유사시 휴전선 인근에 배치된 북한군 장사정포는 물론 적진 깊숙이 있는 목표물까지 정밀타격이 가능하다. 국방부는 JDAM과 함께 대북 독자적 정보수집 능력확보를 위해 미군이 운용하고 있는 프레테터급 중고도 무인정찰기(UAV) 국내개발에 착수하고 글로벌호크급 고고도 UAV 도입도 추진하기로 했다.

북을 상대로 유사시를 대비한다는 명목의 국방부 군비증강계획 중 F-15K(1, 2차 도입 80여 대) 도입에만 최소 10조 원 이상이 들어간다. 그러나 이미 남북을 비롯해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한반도 당사자 및 주변 6개국은 4차 6자회담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의 계기를 마련했으며,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논의를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6자회담 합의사항이 충실히 이행된다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은 곧 다가올 현실이 될 것이다.

국방부가 큰 마음 먹고 미국으로 들여오기로 한 F-15K는 미사일도 쏘지 못하고 비행쇼나 하는 고철덩어리로 전락하고 미국은 우리 국민의 세금 10조원을 냉큼 챙기는 사이 한반도는 평화체제 구축으로 맹달음질을 하게 생긴 판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자주민보에도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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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권자전국회의에서 파트로 힘을 보태고 있는 세 아이 엄마입니다. 북한산을 옆에, 도봉산을 뒤에 두고 사니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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