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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영달 의원.(자료사진)
ⓒ 오마이뉴스 이종호
14일 열린우리당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 장영달 상임중앙위원이 작심을 하고 신상 발언을 쏟아냈다. 장 상중위원은 "문희상 의장께 양해를 구하고 3∼4분 얘기해야겠다"며 포문을 열었다.

장 상중위원은 맥아더 동상 철거와 관련한 자신의 발언을 문제삼은 <중앙일보> 등의 기사를 거론하며 "아예 나를 공산주의자로 만들어 놓았다"며 다음과 같이 흥분했다.

"70년대에 박정희 유신 정권이 나를 서빙고 보안대에 몰아넣고 약 열흘간 무지무지한 고문을 한 적이 있다. 공산주의라고 몰아붙이려 했다. 그러나 나는 월남전에서 공산주의자들과 전쟁을 하고 온 사람이기 때문에 박정희 정권도 나를 감히 용공으로 몰아붙이지 못했다."

장 상중위원은 지난 12일 상임중앙위원회의에서 "맥아더 장군 동상 철거를 주장하는 분들의 민족적 순수성에 대해 여러 가지 깊은 평가를 갖고 있다"면서도 "다만 이 문제를 통해 남북화해와 협력, 통일을 이루는데 장애가 되지 않길 바란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이어 "맥아더 동상문제로 인해 더 이상 충돌과 갈등 증폭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합리적 해결에 무게를 뒀다.

<중앙>의 색깔공세는 사주 압박에 대한 보복?

▲ 장영달 의원의 발언을 문제 삼은 <중앙일보> 13일자 사설.
ⓒ 중앙일보 PDF
하지만 보수언론과 한나라당은 '순수성' 발언만을 확대해 맥아더 동상 철거에 여당 중진의원이 동조했다며 색깔몰이를 했다.

특히 <중앙일보>는 다음날 사설에서 '동상 철거에 여당 중진까지 가세한 현실'이라는 제목으로 "집권 여당인 열린우리당 당의장 계승순위 1번이기도 한 대한민국 국회의원의 발언이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며 "대한민국의 국체를 부정한 발언"이라고 맹비난했다.

이어 <중앙일보>는 "그의 발언을 확대하자고 들면 한국전쟁을 통해 한반도가 남북으로 갈리는 것보다는 차라리 공산화되는 것이 민족적 관점에선 나았을지 모른다는 견해를 가진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며 수위를 높였다.

지역구 활동으로 이 같은 내용을 하루 늦게 접한 장 상중위원이 이날 회의에서 "사설을 무지막지하게 썼더라"며 성토와 해명의 기회를 가졌던 것은 그런 배경에서다. 장 상중위원은 이 신문사가 자신의 발언을 뒤틀리게 보도한 배경에 대해 이렇게 주장했다.

"나는 홍석현 대사를 대한민국에 대단히 중요하고 아까운 인재로 본다. 홍 대사가 미국 대사로 발령이 났을 때, '여러 구설수가 많은데 대사직을 잘 수행할 수 있겠습니까'라는 언론인들의 질문을 많이 받았다. 그래서 제가 정치인 중에 맨 먼저 '저 정도 가면 어렵지 않겠는가'라는 발언을 한 적이 있다. 그때 'ㅈ일보'가 몹시 감정이 상했던 것 같다. 그래서 그날 아침에 발언했던 본질을 뻔히 알면서도, 한 토막을 자기 마음대로 해석해 저를 아예 용공으로 몰아붙이기로 작심한 것 같다."

'삼성 X파일' 사건이 터지면서 홍 전대사가 사퇴 압박을 받을 당시, 장 상중위원은 여당 지도부에서 가장 먼저 "거취 표명을 할 때"라고 강경한 태도를 취했다. 장 상중위원은 중앙일보의 '맥아더 동상 사설'은 그런 차원에서의 '보복'이라고 받아들인 것이다.

장 상중위원은 성토와 함께 약간의 해명도 보탰다. 그는 "저는 홍 대사가 'ㅈ일보' 사장출신이기 때문에 억하심정이 있어서 발언한 것이 아니고, 정치인으로서 저 정도 되면 대사직이 참 어렵지 않겠는가 하는 요지로 말씀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언론권력과 단단히 투쟁할 것"

장 상중위원은 다소 비장한 투로 보수언론과의 일전을 선포했다.

"과거 중앙정보부나 국군 보안대나 남영동 대공분실 등에서 무수하게 고문해대고 죽이려고 했지만 여지껏 살아왔다. 앞으로 얼마나 더 살지는 모르겠지만 끈질기게 정치인으로 버티면서 잘못된 모순들을 극복하는데 제 신념을 다할 것이다."

장 상중위원은 최근 <조선일보>와도 불편한 관계다. 지난 달에는 <조선일보>가 1면 기사로 '장영달' 이름을 적시해 '인력송출 브로커 홍씨'로부터 돈을 받았다고 대서특필했다. 장 의원은 '허위보도'라고 법적 소송을 제기했고, 일단 언론중재위는 '반론보도문 게재'라는 중재안을 냈다. 하지만 장 의원은 손해배상 청구를 제기해 민사소송은 진행중이다.

장 상중위원은 이날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조중동은 재야운동 민주화세력이 정치의 중심에 서는 것을 싫어한다"며 "언론권력이 만만치 않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어떠한 공격을 하더라도 단단히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희상 의장 다음으로 서열 2위인 장영달 상중위원의 수난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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