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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0년대 최초로 사진이 발명된 후 사람들은 다양한 용도로 사진이라는 기술을 사용해 왔다. 단순히 눈에 보이는 사물의 모습을 감쪽같이 옮기는데 그쳤던 초기의 사진가들은 시간이 가면서 차츰 예술적 가치를 획득하고자 애쓰게 된다. 그 결과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까지 기존의 예술 장르인 회화를 모방하는 회화주의적 사진이 나타나게 된다.

하지만 이때 단순히 모방자의 지위에 머무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사진 자체의 사실적 예술성에 주목한 걸출한 위인이 있었으니 그가 바로 알프레드 스티글리츠(Alfred Stieglitz, 1864-1946)이다.

▲ Winter on Fifth Avenue : 5번가의 겨울 - 철저한 사실주의를 추구한 스티글리츠의 전기를 대표하는 사진 가운데 하나로 추운 거리에서 3시간이나 버틴 끝에 찍은 작품이라고 한다.
ⓒ Alfred Stieglitz

20세기 사진의 전환점

▲ 최초의 여성사진가이기도 한 게르트루데 케세비어의 사진에서는 낭만적이고 감상적인 초기 회화주의 사진의 특징이 남아있다.
ⓒ Gertude Kasebier
9월 3일부터 10월15일까지 청담동 '뤼미에르 갤러리'에서 열리는 '사진의 혁명: 알프레드 스티글리츠와 카메라 워크' 전에서는 20세기 초 사진이 가진 순수한 기계적 기록성과 사실성에 주목해 사진 분리파운동(Photo Secession)을 주도했던 알프레드 스티글리츠와 그 동료들의 사진 50여점이 전시된다.

이번 1부 전시에서 소개되는 사진은 알프레드 스티글리츠, 에드워드 스타이켄, 폴 스트랜드, 게르트루데 케세비어, 클라랜스 화이트, 바이런 아돌프 드 메이어 등 초기 근대 사진 역사상 가장 중요한 사진가 15명의 작품을 소개한다.

이들의 사진은 20세기 사진예술의 전환점을 이루는 작품들로 모두 100년 가까이 된 작품들이다. 회화주의 특성이 남아 있는 몽환적이고 은밀한 느낌의 사진에서 현대적인 스냅사진 느낌까지, 당시 사진의 흐름이 어떻게 변해 가는지 한눈에 살펴 볼 수 있게 해준다.

10월 22일부터 11월 27일까지 이어지는 2부 전시 '회화주의 사진부터 순수사진까지'에서는 외국의 국제 사진 시장에서도 접하기 힘든 대가들의 빈티지(Vintage) 작품들이 더해진다.

사진을 보는 즐거움이 두 배

이번 사진전은 전시된 사진 자체가 갖는 역사적이고 예술적인 가치 외에도 눈여겨 볼 점들이 많았다.

▲ 사진제판 인쇄 가운데 가장 정교하고 고급스러운 기술이라는 포토그라뷰어 프린트 (Photogravure Print : 요판사진술)로 제작된 작품들.
ⓒ 심은식
먼저 전시된 사진들이 사진제판 인쇄 가운데 가장 정교하고 고급스러운 기술인 포토그라뷰어 프린트(Photogravure Print : 요판사진술)로 제작되었다는 점이다.

고급스러운 일본종이(Japanese tissue) 위에 아카이벌 잉크(achival Ink)를 사용하여 수작업으로 직접 프린트 하는 방식으로 이렇게 제작된 사진은 매우 귀족적이고 벨벳 같은 질감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사진을 한 장 한 장 붙여서 만든 카메라 워크(Camera Work)는 '꿈의 잡지'라고까지 일컬어진다.

또한 전시장 내부를 미국의 전위적 예술 사진 혁명의 진원지였던 1905년의 미국 뉴욕 291 화랑(Little gallery)을 모델로 해서 최적의 관람상태를 만들기 위해 애쓴 점도 높이 살만하다.

전시장 입구에 차광용 커튼을 달고 국부조명을 사용해 사진감상을 위한 집중도를 높였고 고풍스런 가구 소품으로 꾸며진 내부는 고급스런 분위기를 연출했다. 덕분에 몇 시간이고 마음에 드는 사진을 느긋하게 보고 싶은 기분이 절로 든다.

일반적으로 사진 옆에 붙어 있는 작품 설명도 작은 번호와 별도의 안내문으로 대치해 깔끔함을 더했다는데 화랑 측의 이런 세심한 배려와 노력은 작은 전시공간을 효과적이고 밀도 있게 사용한 모범적인 예라고 할 수 있겠다. 전시와 관련된 특별 세미나도 4회에 걸쳐 예정되어 있다. (자세한 정보는 홈페이지를 참고http://www.gallerylumiere.com)

▲ 뉴욕의 291 화랑을 모델로 꾸며진 갤러리 내부. 이번 전시의 주축인 스티글리츠의 사진이 전시되어 있다.
ⓒ 심은식

덧붙이는 글 | <전시 정보>

* 전시일정 : 2005. 9.3 ~ 10.15(1부), 10.22 ~ 11.27(2부)
* 전시장소 : 갤러리 뤼미에르(전화 517-2134 홈페이지 http://www.gallerylumiere.com )
* 관 람 료 : 일반 5000원/학생(대학생 이하): 4000원/경로우대증 소지자 및 장애인 무료 
* 관람시간 : 화요일~토요일 10:30-19:00 /일요일 10:30-18:00 <매주 월요일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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