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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일점 수강생의 레일건 쏘기 복습
ⓒ 장승현

<셋째날>

공사 시작한 지 3일째이지만 비가 오고 현장 조건이 안 좋은 걸 생각하면 공사 진행은 아주 빠른 편이었다. 목수들끼리 했어도 이 정도밖에 못할 정도였다. 수강생들의 이틀째 되는 작품이 벽체 프레임은 거의 다 끝나가고 있었다.

셋째날 오후 참 시간에 유일한 홍일점이신 가람님이 천안에서부터 병천 순대를 사가지고 위문을 왔다. 병천 순대는 역시 맛이 달랐다. 가람님은 어느 대학 여교수님으로 목조주택 학교 수강생 중에서 유일하게 청강생으로 끼어주기로 했는데 목조주택에 대한 열정도 대단했다.

먼저 가람님을 위해 잠시 수강생들의 나머지 공부가 있었다. 가람님에게 짓궂게 레일건을 쏴보라고 했다. 가람님이 그 무거운 레일건을 들고 총을 쐈다. 레일건의 반동이 엄청난데 아무 겁 없이 레일건을 쏘았다. 다시 수강생들은 가람님에게 망치를 쥐어주고 망치질을 시켰다. 가람님은 망치질도 아주 잘 소화해내고 이로써 청강생이신 가람님이 우리들의 수강생임을 증명해주었다.

이날도 역시 오후 참은 막걸리 파티였다. 이번 수강생들 중에 술을 못 먹는 사람은 지리산에서 온 분 한 분뿐이었고 나머지는 거의 '두주불사'였다. 거의 죽기 살기로 술을 마시는 사람들이었다. 젊은목수들도 거의 술 중독자들 모임이라는 소리까지 듣고 있는데 어제도 비가 와 오후에 양조장에서 사온 말통 막걸리를 들고 집에 와서 거의 죽다시피 막걸리를 마셨다. 우리 엄니도 한 몫을 해 그 많던 막걸리를 다 동을 냈다.

"다음 기수에서는 수강생들을 시험을 봐야겠어요. 그 자리에서 소주 한 병을 앞에 놓고 단숨에 마실 수 있는 사람만 수강생으로 받아야겠습니다아…."

내일은 주인집 아줌마가 맛있는 김치로 김치전을 하신다고 했다. 또 대평리에서 막걸리 말통을 사와야 할 것 같다.

▲ 이중도리 깔기
ⓒ 장승현

<넷째날>

이중도리는 벽체와 벽체 사이를 잡아주는 역할을 하고, 이층 프레임 하중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이중도리에서 제일 중요한 건 벽체와 벽체가 벌어지지 않게 잡아주는 역할이다. 먼저 이중도리를 하기 전에 벽체의 수직을 보고 가새로 다 잡아놓는다. 이때 쓰는 가새는 합판을 박기 전까지는 그냥 고정된 상태로 놔둔다.

제일 좋은 방법은 벽체 한쪽 끝을 수직을 맞춘 다음 또 다른 쪽도 수직을 본 다음 실을 띄어 벽체를 가새로 잡아놓은 상태에서 이중도리를 까는 게 정석이다. 또 다른 방법은 장선에서 벽체가 만나는 지점을 다 수직을 보고 가새를 대면 웬만하면 벽체의 수직이 맞는다. 가새 대신에 OSB 합판을 아예 박아주고 시작하는 것도 안정적인 방법이다.

창문 개구부 만들기

벽체를 세울 때 창문 개구부를 만들어서 세워야 한다. 보통 내가 하는 방식은 기둥만 세우고 벽체를 세운 다음 수평을 봐서 창문틀을 만든다. 이때 창문 개구부를 만들 때는 인방 길이만큼 개구부를 넣고 인방 밑에 받쳐야 하는 기둥 자리만큼을 빼줘야 한다. 이 보조 샛기둥이 들어갈 자리를 빼면 보통 창문 크기에서 투바이 퍼 두께 두 개를 빼면 된다.

이제 수강생들은 자세가 잡혀가고 있었다. 오늘부터는 웬만한 건 말로 설명만 하고 수강생들 스스로 일의 개요만 이야기해주고 일을 시켜도 다 소화를 해내고 있었다. 인방은 트러스를 짜서 거는 방법이 있고 투텐을 거는 방법이 있다. 인건비를 따져보면 투텐을 거는 게 단가 차원에서 보면 싼 편이다. 투텐을 걸고 그 밑에 투바이퍼로 받쳐서 기둥을 세워줘야 한다.

인방을 거는 이유는 창문이나 문틀 위에 지붕에서 받는 하중을 버티기 위한 보의 성격을 지니는데 제일 하중을 많이 받는 때가 눈이 왔을 때다. 이걸 보통 적설하중이라고 부르는데 이때 창문이나 문틀에 직접 하중을 받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이처럼 투텐을 걸어 힘을 버텨줘야 한다. 인방을 걸 때는 인방 길이가 길면 받쳐주는 기둥도 두 개 정도 더 받쳐주고 인방도 두 개로 쳐주는 게 좋다. 인장이 길다보면 내려받는 하중도 더 많기 때문이다.

▲ 인방 걸기
ⓒ 장승현

서까래 걸기 시작

이제 서까래 거는 작업에 들어갔다. 먼저 서까래 작업은 지붕 위로 올라가는 것이라 발판을 매는 게 일이었다. 발판은, 내부는 피티 아시바를 가지고 옮겨다니며 일을 하면 되고 외부는 비계를 설치하는 게 일의 효율을 따져 봐도 그게 효과적이다.

수강생들한테 먼저 발판매는 걸 가르쳐 주었다. 아시바를 세워서 매고 발판이 준비된 다음에는 서까래를 걸기 위한 기준대를 설치하는 게 그 다음 순서이다. 기준대는 투텐이나 투에잇을 양쪽 가운데에 세우고 수직을 보아 지붕의 기울기를 본다.

지붕의 기울기는 보통 30도에서 45도 사이로 일반적으로는 40도 정도를 내는 게 보통이다. 지붕의 기울기는 보통 비가 올 때나 눈이 올 때 적설하중을 따질 때 지붕의 기울기를 세게 하는 게 집의 모양을 느끼기에도 도움이 된다.

▲ 서까래 걸기
ⓒ 장승현
서까래 걸기할 때는 일부러 수강생들이 톱질을 익히기 위해 손톱으로 작업했다. 수강생들이 의외로 톱질을 잘 했다. 차분하고 섬세한 성격이라 제일 힘들다는 기억자 집의 빗금 서까래, 목수들도 힘들다는 빗서까래를 무난히 소화해냈다.

우선 벽과 벽 사이의 길이를 재어 반으로 나누고 임시 기둥을 세우고 대들보인 보를 걸고 서까래 샘플을 하나 만들어서 쭉쭉, 내리면 된다. 샘플을 만드는 작업은 우선 서까래를 보와 기둥에 걸고 기울기를 그린다. 기울기를 그린 다음 하단 부분을 삼각형으로 그려 턱을 만들어 걸치게 한다. 이 작업이 끝나면 공정을 여러 사람이 나누어 일을 시작하면 된다. 두 사람은 서까래를 걸고 두 사람은 밑에서 샘플에 맞게 서까래를 잘라주면 된다.

▲ 서까래 톱질하기
ⓒ 장승현
톱질은 요즘은 일회용 톱을 많이 쓴다. 시중에서 날을 계속 갈아 끼는 톱을 구하면 되는데 사진과 같이 연필선이 있으면 처음에 톱날이 연필선에 맞추어 자르기란 쉽지 않다. 우선 톱질하는 자세는 왼발로 자를 나무를 밟아 고정 시킨 다음 톱날이 45도 정도 되게 톱질을 한다. 이때 연필선에 톱날을 대고 왼손 엄지손가락을 톱날 옆면에 대고 톱날을 고정시켜가며 슬슬 톱질을 시작하면 된다.

이때 톱에 힘을 주지 말고 금만 긋는 마음으로 슬슬 그어 가면 반듯하게 골이 생긴다. 골이 생길 때까지 톱날에 힘을 주지 말고 톱질을 한다. 사진과 같이 빗각인 나무는 우선 나무에 그어져 있는 빗각의 면을 수직면이 되도록 고정시킨다. 그리고 연필선에 맞게 자르면 된다.

▲ 구조 사진
ⓒ 장승현


(다음편에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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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전원주택 전문잡지 월간 '전원속의 내 집'에도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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