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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 권용숙
벌집을 발견했습니다.벌들이 우글우글 합니다. 무서워서 도망가려 했습니다. 어머니의 벌에 쏘인 이야기가 생각나서 말이죠. 처음에 무서워서 사진하나 덜렁 찍어놓고 돌아오는 길에 벌집으로 다시 카메라를 들이 밀었습니다. 나무가지라도 살짝 건드리면 나에게 달려들 것 같습니다. 시골에서 보던 "옷바시"라 부르던 벌과 비슷합니다. 갑자기 벌집을 건드려 보고 싶기도 했습니다. 벌집을 건드리면 벌들이 어떤 모습일까 궁금해서 말이죠. 겁도 없죠.

참았습니다. 다시 어머니 생각이 나서요. 어머니가 들여준 이야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내가 개(메리)하고 산밭에 가려고 산길을 걷고 있었는디 갑자기 메리가 땅에서 막 뒹구는 거여. 웬일인가 싶어 달려가보니 벌떼들이 강아지 주위에 수없이 몰려있다가
갑자기 내게로 날아 드는거여. 그리고 나를 쏘기 시작하는디. 정신이 하나도 없는거여. 정신이 가물 가물한 상태로 집으로 왔는디 집에 느그 아부지도 없고 아무도 없는겨. 그래서 옆집에 가서 '나 좀 살려주유'하고 그만 쓰러져 버렸어.

깜짝 놀란 옆집 할아부지는 첨엔 죽은줄 알았댜. 자세히 보니 온몸에 붉고 굵은 두드러기 같은 게 나있어서 급체 또는 식중독에 걸린줄 알고 윗마을 차를 불러 병원에 데리고 가서 식중독 치료를 했나봐. 한참있다 구사일생으로 깨어나서 내가 그랬지. 벌에 쏘였슈. 식중독이 아니구먼유. 그 후로 신경통, 디스크로 허리 아프던 게 많이 좋아져서 하나도 안 아프더라. 벌침이 좋긴 좋은가벼."

ⓒ 권용숙
그후로 엄니는 신경통이 낳았다고 말했습니다. 이런걸 보고 '전화위복'이라 하나 봅니다. 나쁜 일이 있으면 좋은 일도 있는 법이죠.

덧붙이는 글 | 나의 개인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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