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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이냐시오관에서 열린 12대 손병두 총장 취임식.
18일 이냐시오관에서 열린 12대 손병두 총장 취임식. ⓒ 김성준
손병두 서강대학교 제12대 총장의 취임식이 18일 오전 11시 서강대 이냐시오관 강당에서 열렸다.

이날 취임한 손병두 신임 총장(전 전경련 부회장)은 예수회의 총장직 개방 선언 이후 처음으로 선출된 비신부 출신 총장이자 첫 경제인 출신 총장으로 학내외의 관심을 받아 왔다.

서강대는 지난 2월 전 입학처장의 입시 부정 파문으로 류장선 총장 신부가 사퇴하는 등 내홍을 겪기도 했다.

손병두 신임 총장은 취임사를 통해 "서강 공동체 구성원의 갈망을 읽어 내고, 합의를 이루어 21세기를 열어갈 비전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손 총장은 서강대의 발전을 위한 구체적인 비전으로 ▲ 최적의 교육환경 조성 ▲ 선택과 집중을 통한 세계적 분야 육성 ▲ 예수회의 국제적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한 세계화 ▲ 산학협동체제의 능동적 발전 ▲ 새로운 시대가 요구하는 대학 행정과 학사제도 개혁 ▲ 학교 발전기금의 획기적 조성 등 6가지 목표를 제시했다.

신임 총장의 취임사에 이어 축사를 낭독한 김수환 추기경은 "카이스트의 러플린 총장이 노벨상을 타는 것보다 학교에 시장의 논리를 도입하는 것이 더 어려웠다는 얘기를 했다"며 "대학 교육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힘들지만 시장 논리가 필요하다"는 경제인 출신 총장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또 김 추기경은 "서강대가 타인을 위한 인성 교육의 장이 되길 바란다"며 "신임 총장이 가톨릭 교육 이념에도 충실한 학교 운영을 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취임식에는 강금실 전 법무장관, 신인령 이화여대 총장, 한화갑 민주당 대표, 이부영 전 국회의원 등 각계 인사들과 학생, 교직원, 보직 교수 등 40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첫 비신부 서강대 총장... '기대 반 우려 반'

취임사를 낭독하고 있는 손병두 신임 총장
취임사를 낭독하고 있는 손병두 신임 총장 ⓒ 김성준
손병두 신임 총장의 취임식을 지켜본 학교 관계자들의 반응은 '기대 반 우려 반'이었다.

서강대 학생인 신정희(영미어문전공 4학년)씨는 "학교의 보수성과 폐쇄적인 운영에 실망한 적이 많았다. 학생 복지에 보다 신경을 쓰는 총장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며 신임 총장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반면 황현숙(철학과 2학년)씨는 "시장 논리에 의한 교육 논리의 잠식이 우려된다. 대학이 기업이 원하는 공산품들을 찍어 내는 취업 학원이 되서는 안된다"며 경제인 출신 총장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서강대 교직원들의 반응은 대체로 호의적이었다. 커뮤니케이션센터 소속의 박정연씨는 "경영 마인드를 가진 총장이니만큼 혁신적인 교육 행정이 이루어지길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총무과에서 근무한다는 한 교직원도 "최초의 외부인 총장이자 무보수로 학교 발전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분이니만큼 서강대를 발전시킬 분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새 총장을 바라보는 교수들의 의견은 극명하게 갈렸다. 서강대의 대외부총장인 최운열 경영학과 교수는 "새 총장의 선임이 도약의 전기가 될 것으로 여긴다"고 밝혔다. 이에 비해 임상우 교수협의회 회장은 "이번 총장 선출 과정이 내부 구성원들의 의견을 무시한 철저하게 비민주적이고 불법적인 절차로 이루어졌다"며 "신임 총장의 인물됨에 상관없이 절차상 인정할 수 없는 총장"이라는 교수협의회의 입장을 밝혔다.

취임식이 끝나고 만찬장에 모인 학생들과 교직원들
취임식이 끝나고 만찬장에 모인 학생들과 교직원들 ⓒ 김성준
학부 총학생회와 대학원 총학생회의 의견도 달랐다. 비운동권 성향의 학부 총학생회장을 맡고 있는 김태진(신문방송 97학번)씨는 "추진력 있고 발이 넓으며, 화려한 이력을 가진 손병두 신임 총장이 서강대의 발전에 긍정적일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반면 대학원 총학생회장 박정우(정치외교 03학번)씨는 "여전히 절차상의 문제가 있는 총장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향후 총장의 활동을 주시하겠다"는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손병두 신임 총장은 서강대의 내홍을 수습하는 동시에 반대하는 교수들과 학생들을 어떻게 학교공동체 내에 통합하느냐는 과제 또한 떠맡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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