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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통령-보도·편집국장 만남 노무현 대통령이 7일 청와대에서 열린 중앙언론사 보도·편집국장 간담회에서 정치관련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노 대통령-보도·편집국장 만남 노무현 대통령이 7일 청와대에서 열린 중앙언론사 보도·편집국장 간담회에서 정치관련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연합뉴스 백승렬

[기사대체 : 7일 오후 2시50분]

노무현 대통령은 7일 "내각제 수준으로 권력을 이양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어제는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지역구도가 해소되면 대통령 권한의 절반 이상을 내놓을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29개 중앙언론사 편집·보도국장과의 대화에서 "(정치권이 지역구도 해소를 위한 선거제도 개혁 등에 대해) 합의만 한다면 언제 해결되더라도 나쁘지 않다"면서 "언제, 어느 때고 고질적,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권력을 내놔도 좋겠다"고 말했다.

"고질적,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권력을 내놔도 좋겠다"

노무현 대통령은 또 논란을 빚고 있는 연립정부 문제와 관련해 "연정(聯政)이 부당하고 부도덕한 것으로 매도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며 "문제를 계속 제기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정당적 통제가 없는 미국만 제외하고 나머지는 모두 연정을 한다"면서 "(국민들이) 연정이 부도덕한 게 아니구나 하고 인식이 되면 성공한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여소야대 정치는 오래가지 않는다"고 전제하고 "어떤 식으로든 여대로 전환한다"며 "우리도 그 수준으로 가자는 것"이라고 말해 연정에 대한 견해를 거듭 밝혔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거국내각 구성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지금 연정을 꺼내보니 정계개편 음모, 야합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여서 거국적 국정운영이라는 것은 더 어려운 것 아니냐"며 "대통령의 사정 때문이 아니라 야당 사정이 더 못받아주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노 대통령은 또 자신이 연정 얘기를 꺼낸 것은 "금기를 깨자는 것이고 우리 정치에 대화와 타협의 문화를 만들어 보자는 것"이라며 "대변인 독설정치, 가십정치 이 수준을 넘어서는 정치에 대한 간절한 소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노 대통령은 서울대의 2008학년도 통합형 논술고사 도입 방침과 관련해 "서울대에서 간섭으로 받아들이는 모양이지만 자율에도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대입이 대학 입장도 중요하지만 이 때문에 우리 공교육이 파괴되고 아이들을 다 죽이는 학습열풍, 과외열풍이 되살아나서는 안된다"면서 "몇몇 대학이 최고를 뽑아가기 위해 공교육을 망치게 할 수는 없다는게 정부의 확고한 입장"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지난 4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도 "정부와 당이 논의해서 필요하면 '극단적인 정책'의 도입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지시해 사실상 '본고사 금지의 법제화'라는 '극약처방'을 당·정에 주문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노 대통령은 또 부동산대책과 관련해서도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 시장이고 뭐고 없다"면서 "IMF를 다시 맞을 수도 있고 10년 불황을 맞을 수도 있기 때문에 거품 들어가는 것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동산거품 꺼지면 시장이고 뭐고 없다"

노무현 대통령이 7일 청와대에서 열린 중앙언론사 보도·편집국장 간담회에서 정치관련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7일 청와대에서 열린 중앙언론사 보도·편집국장 간담회에서 정치관련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연합뉴스 백승렬
노 대통령은 이어 "부동산은 일종의 독점적 재화"라며 "명동 땅, 강남 아파트는 공급이 제한적이어서 단순 시장논리로는 안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지난 4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도 "지난주에 제일 좋은 뉴스는 뭐라고 생각하는지 또 제일 나쁜 뉴스는 뭐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던지고는 "지난주에 청와대에서 나간 소식 중에는 김병준 정책실장 인터뷰가 제일 좋았던 것 같다"고 말했었다.

이날 노 대통령은 특히 "교육문제는 부동산과 나란히 우리 사회의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중요한 문제"라며 "앞으로 관련된 보고를 직접 받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노 대통령은 북핵 6자회담 전망과 관련해서는 "성과에 대해선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며 "그러나 비관적으로 생각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특히 "세계에서 가장 고집스런 나라가 북한이고 가장 자기주장이 강한 나라가 미국"이라며 "두 나라 사이에서 협상을 성사시켜야 하기 때문에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고 어려움을 털어놓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그러나 어느 한쪽도 파탄으로 갈 만큼 자유롭지 않다"고 전제하고 "이런 점에서 한국이 원하지 않는 상황은 북한이건 미국이건 선택할 수 없다"며 "북한은 핵을 선택할 수 없고 미국은 무력을 선택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북핵문제와 관련 "대북 중대제안의 내용이 뭐냐"는 질문에 노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속 시원히 밝히고 국민들의 동의도 구해야 하는 문제"이고 "공개되면 제안으로서의 의미를 상실하기 때문에 공개할 수 없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더욱이 이 제안은 우리가 일방적으로 공개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미국과 함께 조율하면서 해나가야 전략적 의미를 갖기 때문에 부득이 비밀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남북 관계, 당장 손해 보더라도 신뢰쌓는 것이라고 생각하자"

또 남북관계에서 일방적으로 북한에 양보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우리 수준에 맞추면 대화로 풀릴 수 없지만 북한의 수준을 인정하면서 결과적으로 우회해 가더라도 목적을 이룰 수 있도록 가는 대화전략이 필요하다"면서 "당장 손해보더라도 신뢰를 쌓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투자하자"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서해상에서 충돌 가능성을 배제하는게 중요하다"며 "북핵문제가 해결되면 본격적으로 해보자는 전략을 갖고 있다"고 말해 북핵문제가 해결되면 '군비축소'에 나설 뜻이 있음을 시사했다.

또 남북정상회담에 대해서는 "정상회담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고 전제하고 "6자회담이라고 하지만 쟁점이 북미간에 걸쳐 있고 타협이 중요한 만큼 북쪽에서 볼때 한국이 정상회담에서 만나봤자 북한이 양보만 요구할 것이라는 생각은 지금도 유효하다"고 다소 부정적으로 말했다.

노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 개최 가능성과 관련해서도 "가능성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좋은 기미는 없다"고 말했다.

이날 사회를 본 조기숙 홍보수석은 편집·보도국장단과의 대화에 참석한 언론인들에게 "여러 분이 여기 (앉아) 계신 곳은 국무위원석"이라며 "오늘 하루 국무위원이라 생각하시고 기탄없이 논의를 해 달라"고 주문했으나 전체적으로 예상보다는 기탄없는 대화가 오가지 못한 것으로 평가되었다.

이날 중앙언론사 편집·보도국장단과의 대화에는 초청 대상자 31개사 편집·보도국장 중에 동아·조선일보를 제외한 29개사 국장단이 참석했으며, 청와대 측에서는 김우식 비서실장, 김병준 정책실장, 권진호 국가안보보좌관, 김영주 경제수석, 윤태영 제1부속실장 등이 배석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국무회의가 열리는 청와대 본관 세종실에서 열린 편집·보도국장단과의 대화(10시 30분∼12시)를 마친 뒤에 본관 충무실로 자리를 옮겨 이곳에서 비공개로 오찬을 함께 했다.

[이모저모] 참석자들, 윗도리 벗고 국무위원석 앉아

오늘 처음 열린 노무현 대통령과 중앙언론사 편집·보도국장단과의 대화는 이날 사회를 본 조기숙 청와대 홍보수석의 "오늘 하루 국무위원이라 생각하시고 기탄없이 논의를 해 달라"는 말로 시작되었다.

조기숙 수석은 이날 국무회의가 열리는 청와대 본관 세종실에서 열린 중앙언론사 편집·보도국장단과의 대화에 참석한 언론인들에게 "여러 분이 여기 (앉아) 계신 곳은 국무위원석"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조 수석이 "윗도리를 벗고 편하게 시작하시죠"라고 권유함에 따라 노 대통령과 언론사 국장들은 모두 윗도리를 벗었다.

조 수석은 특히 "주부들에게 물어보면 남편이 가장 멋있게 보일 때가 하얀 와이셔츠를 입고 일할 때라고 하는데 오늘 그런 것 같다"면서 "여성 편집국장님이 세 명(권태선 한겨레·서명숙 오마이뉴스·이옥경 내일신문 편집국장)이나 오셨다"고 소개했다.

이에 앞서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30분에 세종실에 입장해 원탁을 한바퀴 쭉 돌면서 김기서 연합뉴스 편집국장 등 참석자 29명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이에 김기서 편집국장이 "오늘 중앙언론사 국장들을 초청하신 것은 임기중반 국정운영 방향을 설명하고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누기 위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면서 "현안에 대한 견해를 기탄없이 말씀해 달라"고 인사를 했다.

그러자 노 대통령은 "이런 자리 제안을 수락해 주신 여러분에게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인사를 하고서 "이 한 자리에서 국민들께 내 생각이 다 전달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여러분과 대화하고 토론하는데 더 큰 의미를 둔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중앙언론사 편집·보도국장단과의 대화에는 대부분 편집·보도 책임자들이 참석했으나 일부 영자지는 주필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는데, 이 신문사는 편집국장이 한국어를 못하는 외국인이어서 주필이 대신 참석했다는 후문이다.

이날 참석한 편집·보도국장들의 연령도 다양해 최연소인 67년생부터 48년생까지 분포했는데 이날 대화에 앞서 조 수석은 사전에 청와대 출입기자들에게 "형식은 최대한 자유롭게 하겠으나 후배 편집국장들이 선배 편집국장에게 발언(질문)을 양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주문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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