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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보성에 있는 특산단지 '반석'에서 해보는 천연염색체험. 염색체험에 참가한 대학생들이 노랗게 물든 천을 들어보이고 있다.
전남 보성에 있는 특산단지 '반석'에서 해보는 천연염색체험. 염색체험에 참가한 대학생들이 노랗게 물든 천을 들어보이고 있다. ⓒ 이돈삼
오래 전 천연염색은 일반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신비의 대상으로만 여겨졌다. 천연염색이 세상 밖으로 나와 많은 사람들에게 친숙하게 다가선 건 최근이다.

천연염료를 이용한 염색체험도 간편하게 할 수 있어 가족 단위 여행객들에게 큰 인기다. 흰색 면 셔츠나 수건을 넣고 빨래하는 것처럼 주물러주면 되기 때문이다. 물이 잘 배이도록 30∼40차례 주무른 뒤에 헹궈서 햇빛에 말리면 그걸로 끝이다.

시간 여유가 있거나 제대로 된 색을 물들이고 싶다면 다 마른 다음 다시 담가서 주무르고 또 말리면 더 곱게 물든다. 파랑, 노랑, 분홍색 등 몇 가지 색을 섞어서 하면 더 오묘한 빛깔을 얻을 수 있다. 처음부터 문양을 생각하면서 물을 들이는 것도 별난 재미가 있다.

게다가 염색체험을 하러 가는 길은 몸만 달랑 가도 된다. 물을 들일 수 있는 재료를 따로 가져가도 좋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상관없다. 예약만 하면 치자, 홍화, 황연 등을 이용한 염료를 만들어 놓거나 체험용 천(무명)도 준비해 놓고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비용도 1인당 천 값 3000원이면 족하다.

ⓒ 이돈삼

분홍색 옷을 입은 체험참가자들이 분홍색으로 천을 물들이고 있다. 체험자들의 얼굴은 물론 마음까지도 온통 분홍색으로 물이 든 것 같다.
분홍색 옷을 입은 체험참가자들이 분홍색으로 천을 물들이고 있다. 체험자들의 얼굴은 물론 마음까지도 온통 분홍색으로 물이 든 것 같다. ⓒ 이돈삼
'차의 고장'으로 유명한 전라남도 보성군 벌교읍 마동리에 있는 특산단지 반석(대표 박현철·43). 염색체험이 가능한 이 곳을 찾아가는 길부터 예사롭지 않다. 소설 <태백산맥>의 주무대인 벌교읍에서 보성읍 방면으로 시원하게 뚫린 4차선 도로를 타고 가다가 마동리 표지석을 따라 왼쪽으로 들어가면 된다.

여기서 논두렁 사이로 난 시멘트 포장길을 따라 차로 5분 정도만 가면 닿을 수 있다. 모를 심은 논이 양쪽으로 펼쳐지고 들판을 가로지르는 철길도 분위기를 살려준다.

체험장 분위기도 정감 있다. 드넓은 잔디밭에 황토로 지은 초가 펜션이 옹기종기 모여 있고 군데군데 서있는 나무들이 그늘을 만들어 준다. 옆으로는 깨끗한 개울물이 흘러 아늑한 느낌을 갖도록 해준다. 자연과 어우러져 전통의 색을 물들이고 참가자들의 마음까지 물들이면서 색의 오묘함을 만끽하기에 더 없이 좋은 곳이다.

체험은 이 잔디밭에서 이뤄진다. 햇볕이 너무 따갑게 느껴지거나 궂은 날씨엔 실내에서도 가능하다. 가장 한국적이고 전통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고 현대적이라는 것을 놀면서 깨달을 수 있다. 자연이야말로 가장 좋은 친구이자 선생님이라는 사실도 금세 알 수 있을 것이다.

한켠엔 천연의 빛깔을 띤 천을 모아놓은 전시관도 있어 고급스런 우리 문화의 향기도 느낄 수 있다.

체험을 마친 참가자들이 물들인 천을 햇볕에 말리고 있다. 더 곱게 물을 들이고 싶다면 한번 말린 다음 다시 물을 들이면 된다.
체험을 마친 참가자들이 물들인 천을 햇볕에 말리고 있다. 더 곱게 물을 들이고 싶다면 한번 말린 다음 다시 물을 들이면 된다. ⓒ 이돈삼

천연염색이 된 천과 초가집들이 잘 어우러지는 특산단지 '반석'의 잔디밭.
천연염색이 된 천과 초가집들이 잘 어우러지는 특산단지 '반석'의 잔디밭. ⓒ 이돈삼

덧붙이는 글 | 체험상담 ☎ 061-857-0496, 011-623-0496(신명수)
www.ram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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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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