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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1일자 아사히신문
6월 21일자 아사히신문 ⓒ 유용수
<아사히 신문>은 "노무현 대통령은 '야스쿠니 신사 참배가 한일간 역사문제의 핵심이라며 참배 재고를 촉구하고 새로운 추도시설의 검토를 요청'했다"고 전하며 "여기에 대해 고이즈미 총리는 '전쟁의 미화나 정당성 때문이 아니라 두 번 다시 전쟁을 일으켜서는 안 된다는 마음으로 참배하고 있다'며 이해를 구했지만 야스쿠니를 둘러싼 인식의 갭은 메워지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또 해설 기사에서 "고이즈미 총리는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일본인 마음의 문제라고 하며 타국의 간섭을 배제하려고 하지만 A급 전범을 함께 제사 지내는 신사에 공식 참배하는 것은 타국민의 마음에도 깊은 영향을 주고 있다"며 "아시아 국가로부터 이해를 얻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산케이 신문>은 "고이즈미 총리가 새로운 국립추도시설을 검토하겠다고 표명했다. 국민 여론을 고려한다는 조건을 붙이긴 했지만 매우 유감이다. 새로운 전몰자 추도시설은 이미 결론이 난 문제이기 때문이다. (중략) 일본인의 전몰자 위령의 중심 시설은 야스쿠니 신사 외에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한국 정부는 일본의 검정필 교과서에 대해 내정 간섭에 해당하는 재수정 요구를 하고 있다"며 노 대통령의 역사 교과서 수정 요구를 비난했다.

<마이니치 신문> 인터넷판도 자민당 내에서 새로운 추도 시설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이 속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호소다 관방장관은 '새로운 시설 건립을 위한 조사비의 예산 요청조차 검토할 단계가 아니'라고 했으며 가타야마 자민당 간사장도 '국민은 야스쿠니 신사가 추도시설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금방 생각이 바뀔 리 없다. 설사 새로운 시설을 건축해도 한국이나 중국과의 관계 개선은 되지 않는다'고 발언했다"고 전했다.

한편 <마이니치 신문>은 고이즈미 총리가 언행 불일치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누구나 위령할 수 있는 시설로서 추도의 대상을 민간인과 외국인에게도 확대하겠다고 하고 있지만 중국과 한국이 문제시하는 A급 전범에 대해서 어떻게 할 것인지 불명확하다. 또한 총리 자신은 신시설과 관계없이 야스쿠니 참배를 계속하겠다고 시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6월 21일자 요미우리신문
6월 21일자 요미우리신문 ⓒ 유용수
<요미우리 신문>도 "역사 인식과 역사교과서는 독도의 영유권, 교과서의 검정 등은 국가 주권에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며 "쉽사리 상대방의 주장과 인식에 일치를 보일 수는 없다"고 고이즈미 총리를 두둔했다.

대체로 일본 언론들은 이번 한일 정상회담에서 일본이 독도 영유권, 역사교과서, 야스쿠니 신사 참배 문제 등의 민감한 쟁점을 양보하지 않고도 '대북한 한미일 공동연계 확인'이라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요미우리 신문>은 "이번 회담에서는 6자회담의 조기 개최, 한미일 3국간 긴밀한 연계가 필요하다는 점에 일치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한국은 북한에 대해 경제지원 등 융화 조치를 취해 미일과 다른 노선을 걷고 있다. 한국이 어디까지 미일과 공동보조를 취할 것인지 아직은 불안하다"며 이번 한일정상회담의 최대 초점은 북한에 대한 한일 공동 연계에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에 전범 없다" vs "평화헌법 되새겨야"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 일본 반응

20일 한일정상회담이 열리기 전 마이니치 신문은 고이즈미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신사 참배 '찬성' 50% , '반대' 41%로 나타났으며 참배로 인한 중일관계 악화에 대한 해결책으로는 30%가 '중국에 이해를 구해야 한다', 29%는 '대체 추도 시설을 설립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마이니치 신문은 고이즈미 총리가 이전 한일회담에서 무종교의 국립추도시설 건설을 검토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지만 지난 17일 기자회견에서는 "어떤 시설을 만들어도 야스쿠니 신사를 대체하지는 않겠다"고 했다고 지적했다.

이번 한일정상회담을 계기로 일본에서는 다시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놓고 찬반 여론이 일고 있다. 이 가운데 보수우익적인 성향을 지니고 있는 월간지 <문예춘추> 7월호에는 신사 참배에 대한 일본 지식인들의 찬반 여론을 실었다. 이에 몇 가지를 간추려 소개한다.

헌법 위반의 가능성- 무라야마 도미이치(전 일본 총리)

A급 전범이 합사되어 있는 야스쿠니 신사에 일본 총리가 공식참배하는 것이 중국,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여러 나라 국민의 마음을 상처입혀 왔습니다. 일본이 전후 체결한 샌프란시스코 조약에서 극동군사재판을 수락한 전쟁범죄조항에도 저촉되는 행위입니다.

작년 4월 후쿠오카 지방법원은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는 '헌법에 금지된 종교적 활동'에 해당한다고 판결을 냈고 11월 치바지방법원도 '총리의 직무행위에 해당된다'고 인정하였습니다. 야스쿠니 참배는 위헌 가능성이 높으니 일본의 국제적 지위를 손상시키는 야스쿠니 신사 공식참배는 그만둬야 합니다.

우리 나라에 '전범'이란 없다- 우노 세이이치(도쿄대 명예교수)

야스쿠니 신사는 우리 나라의 전몰자에 대한 제사 시설이며 제사 받는 분들은 국회에서 승인을 받았으니 국가 의지로서 존경과 감사의 뜻을 전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외국에서 뭐라고 말을 들은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전후 쇼와 천황을 비롯 역대 총리도 참배해 왔습니다.

A급 전범이라는 논리가 있는데 우리 나라에는 '전범'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국회에서 의결된 사항이고 먼저 도쿄(전범)재판을 맥아더, 키난, 웹등 전원 오류가 있었다고 인정했고 재판 그자체가 국제법상 위법이었다고 무효임이 판명되었습니다. 외국에서 뭐라고 비난을 해도 내정간섭이라고 물리쳐야 합니다. 속국이 아닌데 더 강하게 대응못하는 정부의 약한 모습이 정말 한심스럽습니다.

야스쿠니참배, 새벽에 아무도 모르게 하라- 와타나베 츠네오(요미우리 신문그룹 본사 회장)

야스쿠니 신사에 올라가 이름을 적고 사제로부터 액을 쫒는 의식을 하는 '공식참배'는 훌륭한 정치적 행위이다. 고이즈미 총리가 순수하게 종교적이며 정신적인 행위를 주장하려면 심야나 새벽에 아무도 모르게 혼자 참배하면 된다. A급 전범인 7명은 전사를 한 것이 아니라 사형 당했다. 나는 도쿄재판의 판결이 절대적으로 정의롭다고 생각하지는 않으나 태평양전쟁으로 수백만명의 희생자를 낸 책임, 매우 흉폭한 육군행동기준을 추진한 책임(당시 육군이등병인 나로서는 지금까지 용서할 수 없다), 헌병, 특고경찰에 의한 폭력적 사상통제의 입안과 실행책임등에 대하여 일본국민에 의한 역사적 검증을 거친 이후에 죄형의 보편적 타당성을 판단해야 한다.

잘못을 저지르지 않은 나라는 없다- 고다마 키요시(배우)

자국의 존립과 번영을 염원하며 귀중한 목숨을 던진 사람들을 제사 지내는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는 것에 왜 타국의 간섭을 받아야 하는지 실로 이해하기 힘들다. 전범이라는 각인이 찍힌 것도 승자가 패자에 대한 일방적인 제재행위이며 적어도 그들이 사리사욕을 위해 일본을 전쟁으로 몰고 가지는 않았을 것이다. 더구나 그들은 나라를 위해 죽었다. 과거에 잘못이 없는 개인이 없듯이 과거에 잘못을 저지르지 않은 나라는 없다. 반일운동이야말로 모략이다.

A급전범과 히틀러- 홋타 츠토무(변호사)

야스쿠니 신사에는 A급전범이 합사되어 있다. 히틀러와 독일 군병사의 묘지를 찾아가 병사만 참배한다고 하면 논리가 맞지 않는다. 고이즈미 총리가 진지하게 전쟁의 희생자인 일본군 병사의 영을 참배하고 싶다면 시급하게 다른 누구로 부터도 오해의 여지가 없는 추도 방식을 강구해야 마땅하다. 총리이기때문에 그것이 가능하다.

동아시아의 '역사의 진실'- 이리에 다카노리 (메이지대 교수)

국가에는 역사의 해석권이 있고 그것을 잃으면 정신적 독립을 잃어 버린다. 패전 후 천황이 유지된 것이 전후 일본경제 번영의 비밀이며 도쿄재판에서 쇼화 천황 대신 죽음을 당한 쇼와의 순국자(전범을 가르킴)가 없었다면 전후 일본의 번영은 없었고 중국에의 ODA원조도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그것이 일본에서 바라본 동아시아 '역사'의 진실입니다.

평화헌법을 무시하지 마라- 타구치 랜디(작가)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는 이미 후쿠오카 지방법원에서 위헌판결이 나와 있다. 왜 고이즈미 총리는 이 판결을 무겁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가. 평화를 위해 만든 헌법을 무시하고 죽은 자에게 평화를 기원하는 것은 권력의 오만이 아닌가. 이 기회에 야스쿠니 신사의 존재 의의에 대해 철저히 논의하고 명확히 하고 싶다. 애매모호한 태도로 참배를 계속하는 행위는 유족들에게 조차 고통을 안기고 있다. 현재 일본은 야스쿠니 참배의 문제로 동아시아로부터 어떤 입장인지 시험을 받고 있다. 총리는 묘한 정신론을 들고 나와 일본국민들을 현혹시키려 하고 있다. 진혼을 위해서 참배를 하는가. 평화의 실현이야말로 진정한 진혼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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