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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일 화순군청 앞에서 6.20 농민 총파업 집회가 열렸다.
ⓒ 박미경
정부의 쌀 협상 무효와 국회비준 저지, 수매제 부활을 요구하는 '6·20 농민 총파업' 집회가 20일 오전 10시 화순군청 앞에서 열렸다.

집회에는 전종덕 전남도의원(민주노동당)과 박종섭 화순군 농민회장을 비롯한 농민회원 80여명이 참가해 화순군과 10여 곳의 수입쌀 보관창고주로부터 더 이상 화순군내 창고에 수입쌀을 받지 않겠다는 합의를 이끌어 냈다.

▲ 안상순 농산과장과 대리 창고주가 서명한 각서에는 "앞으로 창고에 수입쌀을 받지 않겠으며 현재 수입쌀을 보관하고 있는 창고주들에게도 동일한 내용의 각서를 받아 27일까지 농민회에 전달하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 박미경
이날 이영남 군수는 "선언문이나 성명서 발표 등을 통해 화순군의 수장으로서 쌀 협상 무효와 국회비준 반대 등 농민들의 입장을 지지해 달라"는 농민들의 요구에 "지자체의 단체장으로서 공식적으로 농민들을 지지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트랙터와 이앙기 등 20여대의 농기구와 트럭을 앞세우고 군청 앞에 모인 농민들은 "양곡관리법을 통과시켜 그나마 쌀의 생산비를 지원하던 수매제 마저 폐지하고 쌀 협상과정에서 이면합의를 하고도 부정하는 정부는 과연 누구를 위한 정부냐"고 항의했다.

박종섭 화순군 농민회장은 "화순군은 대한미곡에서 수입쌀과 국내산 쌀을 섞어 다른 지역에서 판매하다가 적발돼 재판을 받을 때까지 이런 사실에 대해 몰랐다"며 화순군과 화순경찰의 관리 허술에 대한 책임을 추궁했다.

또 이영남 군수에게 "쌀 협상 등을 반대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나 군수 선언문 발표 등을 통해 농민들과 뜻을 함께 해줄 것을 요구했지만 군수가 거부하고 있다"며 "이는 농민이나 농민회 쯤은 없어도 된다는 뜻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날 민주노동당 전종덕 의원은 집회에 참석해 농민들과 함께 시위를 벌이면서 "농민들이 힘을 합쳐 밀실합의와 이면 합의로 가득 찬 쌀 협상이 국회비준을 받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며 "농업과 쌀을 지키기 위해 농민 편에 서야할 정부가 WTO의 규정을 위반하면서까지 쌀의 수입량을 늘리고 농민들을 외면했다"고 비난했다.

전 의원은 또 "잘못된 쌀 협상은 농민과 온 국민이 힘을 합쳐 막아야 한다"며 "민주노동당은 농업과 농민을 위해 농민들의 편에서 우리 쌀과 농업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집회에서는 조규봉 화순농협조합장이 화순관내 농협을 대표해 "쌀 협상 무효와 국회비준을 막고 수매제를 부활시켜 RPC 출하를 거부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조합장 선언문을 발표하고 오후 1시부터 지역농협도 문을 닫고 농민 총파업에 동참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화순관내 농협조합장들은 선언문을 통해 "농업, 농민과 운명을 같이하는 농협이 살 길은 쌀 개방을 막아내고 식량주권을 지켜내는 것에 있음은 모두가 인지하는 사실이고 현실"이라며 "6·20 농민총파업투쟁에 쌀을 중심으로 한 농산물 출하거부와 동맹휴업 등을 통해 농협이 함께 동참할 수 있도록 조합장들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날 쌀 협상 반대와 국회비준 저지, 수매제 부활 등에 대해 군수로서의 입장을 밝혀달라는 농민들의 요구에 이영남 군수는 자신도 "군수이기 이전에 농민의 딸"이라며 "농민들이 원하는 사안이 이뤄질 수 있게 군수로서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군수는 "22개 시군 지자체장이 모두 함께 선언문이나 성명서 등을 발표하면 그때 다른 지자체장들과 같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힐 것"이라며 "개인적으로는 농민들의 입장을 지지하지만 자치단체장으로서 단독으로 성명서나 선언문 등을 통해 농민들을 지지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백남수씨는 "농업이 무너지고 있는 현실에서 자치단체이기 때문에 자치단체장인 군수로서 농민들과 뜻을 같이해 달라는 것이고 국회의원들과 해남 등 몇몇 지자체장도 정부의 쌀 협상 등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는데 무소속인 군수가 과연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할 수 없다는 거냐?"며 항의했다.

이 군수는 "정부에서 하고 있는 일을 군수가 반대할 수 없다는 입장을 알면서 자꾸 이유를 묻냐"며 정부에서 하는 일을 단체장으로서 혼자 반대할 수는 없지 않냐?"며 반문했다.

▲ 군청 앞 광장에서 이영남 군수의 입장을 들은 농민들은 트랙터 등을 앞세우고 가두행진을 벌이며 화순읍 대리 수입쌀 보관창고로 이동했다.
ⓒ 박미경
군수의 입장을 들은 농민들은 대리창고로 이동해 "화순군에 들어와 있는 6천톤 규모의 수입쌀의 실체를 확인 하겠다"며 수입쌀이 화순군에 들어오게 된 경로와 보관량 등을 밝히라며 보관창고의 문을 열어 줄 것을 요구하면서 창고 안으로 진입을 시도해 경찰, 전경들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화순군은 농민들이 창고 문을 열기 위해 차량 진입을 시도하자 창고 문을 열고 대리 창고안에 보관돼 있는 수입쌀을 확인 시켰으며 농산과장과 대리창고주가 "앞으로 더 이상 수입쌀을 창고에 입고시키지 않겠다"는 각서를 농민회 측에 전달하고 오는 27일까지 10여 곳의 수입쌀 보관창고주들도 동일한 내용의 각서를 받아 농민회에 전달하기로 합의했다.

농민들은 대리 창고에 보관돼 있는 수입쌀을 확인하고 오후 1시30분경 자진 해산했다.

▲ 대리 수입쌀 보관창고 문을 열라며 진입을 시도하고 있는 농민들.
ⓒ 박미경

▲ 화순군이 창고 문을 열지 않자 농민들이 차량을 후진해 창고로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 박미경

▲ 화순읍 대리 보관창고에 가득 쌓여 있는 수입쌀. 대리창고 외에도 능주 등 10여곳의 창고에 6천여톤의 수입쌀이 보관돼 있다.
ⓒ 박미경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화순의 소식을 알리는 디지탈 화순뉴스(http://www.hwasunnews.co.kr)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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