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타작을 위해 도리깨질을 하는
노부부 곁을 지나다가 잠시 그때를 생각한다.
편지봉투도 귀하던 시절
누런 편지봉투에 절반쯤 보릿가루를 담아와
수업시간에 선생님 몰래 돌려먹다가
들키기라도 하면
엉겹결에 푸 하고 봉투속의 보릿가루를
앞자리 앉은 친구의 뒷통수에 대고 불었지만
아직 입속에 있던 보리가루는 목구멍에 달라붙어
숨을 콱 막히게 했다.
이맘 때면
그때 그 구수하던 아니
고소하던 그 보릿가루 맛이,
선생님 몰래 보릿가루를 먹던 우리반 친구들이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