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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를 더 수행해야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까? 아직도 수행중인 달마대사
ⓒ 한석종

▲ 가야산 해인사 요사채에서 바라다 본 매화산의 기암 능선
ⓒ 한석종
매화산에 오르니
돌부처 앞에
달마대사가 고행중이더라

온갖 근심걱정으로 짐진자들
달마대사 앞에 짐 부려 놓고
홀가분하게 제일봉에 오르니

벌써 세상 만물들 다 모여
매화 비경에 쾌재를 부르니
이곳이 바로 극락이라

<극락비경> 한석종


경남 합천 가야산 국립공원에 있는 청량사 매화산(1010m)은 가야산 남쪽에 위치한 산으로 그 동안 가야산의 명성에 가려 그리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다양한 형상의 웅장한 기암괴석과 울창한 수림으로 이루어진 우렁찬 산세가 금강산에 버금간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져 최근 들어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는 산이다.

청량사 매화산은 가야남산, 불가에서는 천불산으로 부르는데 이는 천 개의 불상이 온 능선을 뒤덮고 있는 모습과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봄이면 진달래와 철쭉꽃이 만발하고, 가을이면 기암 사이로 붉게 물든 단풍이 절정을 이루며, 겨울이면 눈덮힌 기암 봉우리와 소나무가 함께 어우러져 가히 천하제일의 절경을 빚어내고 있어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해인사 나들목을 빠져나와 해인사 방면으로 올라가다 보면 눈에 띌 듯 말 듯 청량사란 조그마한 빛바랜 안내 표지판이 서 있다. 좌측 좁은 시멘트 포장길로 접어들어 조금 내려가다 보면 한적한 마을이 나오고 그 마을 안길을 따라 십여 분쯤 오르면 청량사 매표소가 나온다.

매표소를 지나면 맑고 넓은 저수지가 나오는데 잠시 저수지 둑에 서서 북서쪽으로 펼쳐진 매화산 능선을 바라보면 남산제일봉에서 동쪽으로 힘차게 뻗은 기암 봉우리가 병풍처럼 펼쳐져 있고, 왼쪽으로는 펑퍼짐한 매화봉의 절경이 저수지의 잔잔한 수면에 반사되어 한층 신비감을 더해준다.

매화산의 정상인 남산 제1봉은 가야산 남쪽에서 홍류동 계곡을 끼고 솟았고 이 주봉을 기준으로 다섯 갈래로 능선이 힘차게 뻗었는데 이 중 동쪽으로 뻗은 줄기에 등산로가 나 있다.

▲ 남산 제일봉에 이르기까지 끝없이 이어지는 기암 봉우리
ⓒ 한석종
청량사를 오른쪽으로 두고 왼쪽으로 좁아진 등산로를 따라 오르면 약수터가 나오는데 물맛이 문자 그대로 청량 그 자체다. 약수터를 뒤로 하고 조금 오르면 송림 속에 쉼터가 있는데 이곳이 첫번째 휴게소다. 이곳에서부터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주능선으로 접어들면서 산행의 묘미가 점차 더해져 가는데 각종 기암들이 줄지어 늘어서 시야를 가로막고 좀처럼 놓아주지 않기 때문이다. 가파른 등산길에 한바탕의 땀을 쏟아내고 기암 봉우리에 앉아 좌우를 둘러보면 선경에 몰입되어 마치 무릉도원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제2봉을 지나 몇 개의 가파른 철계단을 오르다 보면 남산제일봉의 매화산 정상에 다다르게 된다. 이곳 기암 봉우리에 올라 사방을 둘러보면 북쪽에는 가야산, 서쪽의 별유산 의상봉, 비계산, 남쪽의 오도산, 동쪽으로는 지나쳐 온 기암 봉우리들이 장쾌하게 펼쳐져 있다.

하산 길은 정상 서남쪽 암벽 모퉁이를 돌아 펑퍼짐한 곳으로 내려서면 두 갈래의 능선이 나타나는데 북쪽 능선은 해인사 방면으로 내려가는 길이고, 남쪽 능선은 매화봉 능선을 타고 가다가 다시 청량사로 내려가게 된다.

어느 길을 택하더라도 하산 시간은 40여분 남짓 걸리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해인사 치인마을 방면으로 내려서는 코스를 애용한다. 해인사 방면의 하산길은 가파른 등반에 지친 다리를 어루만져 주기라도 하려는 듯 이제까지 오름길과는 달리 부드럽고 완만한 산길이 계속 이어져 산행을 한다기보다는 산책을 하는 느낌을 준다.

치인마을에서 10여분쯤 내려오다 보면 왼편에 조계종 제12교구인 법보사찰 해인사 입구가 나오는데 입구에서 20여분 걸어 올라가면 해인사 일주문이 나타난다. 매화산 산행을 통하여 청량하게 비워진 마음으로 대웅전 부처님 앞에 마주서면 세상의 모든 것들이 아름답게 느껴지는 한편 범사에 감사하는 마음이 저절로 생겨날 것이다

▲ 매화산을 찾는 중생들에게 자비를 베푸시는 돌부처, 세상을 다 품을 만큼 뒷모습이 넉넉하다.
ⓒ 한석종

▲ 짐 진 자들아! 다 매화산으로 오라
ⓒ 한석종

▲ 저 수행승은 언제쯤 깨달음을 얻을려나!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인 것을"
ⓒ 한석종

▲ 한낱 미물에 불과한 개도 부처님 앞에서는 합장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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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북은 가오리 한마리를 품에 안고 무슨 상념에 잠겨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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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파른 산행길 너무 힘겨워 잠시 쉬고 있는 거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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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산 제일봉에 오른 물개떼들이 매화산 비경에 놀라 탄성을 지르다.
ⓒ 한석종

덧붙이는 글 | 산행길

청량사 ⇒ 능선제1전망대 ⇒ 이정표가 있는 안부갈림길 ⇒민초정 ⇒ 남산제1봉 ⇒ 치인리 갈림길 ⇒오봉산⇒ 치인마을 ⇒ 해인사입구  (코스1, 3:30) 

매표소⇒ 청량사⇒ 능선제1전망대⇒ 이정표가 있는 안부갈림길⇒ 민초정⇒ 남산제1봉⇒ 치인리 갈림길⇒ 잠망경같이 생긴바위⇒ 매화봉⇒ 동릉⇒ 저수지옆 도로⇒ 매표소(코스2, 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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